美해군총장 "韓 핵잠 건조, 역사적 순간…美 함정 건조 능력 강화에 韓 중요한 역할 할 것"

파이낸셜뉴스       2025.11.16 13:26   수정 : 2025.11.16 14:34기사원문
"핵잠 실제 건조·운용 과제 만만치 않아…신중하게 구축해야"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어떤 함정 건조할 지는 확정 안돼"
"中 '회색지대' 활동 전 세계 우려…방치 않고 적극 저지해야"

[파이낸셜뉴스]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공격잠수함 건조를 지원하며 함께 나아가기로 한 것은 양국 모두에게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미국의 함정 건조 역량 강화에 한국의 조선 능력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 커들 총장은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국방부 기자단과 만나 "잠수함을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며 사실상 미국의 인도·태평양지역 전략에서 한국의 역할이 확대되길 기대했다.

이어 커들 총장은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한 나라와 재래식 잠수함만 보유한 나라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핵추진잠수함은 훨씬 높은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고, 특히 장기간 수중에서 은밀하게 작전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전략적 가치를 만든다"고 말했다.

커들 총장은 "다만 핵잠을 실제로 건조하고 운용하는 데에는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 있다"며 "이를 뒷받침할 산업 기반, 핵추진 함정을 운용할 승조원에 대한 전문적 교육·훈련 체계, 그리고 해상에서 운용되는 핵추진체계의 유지·정비 능력은 육상 원자력 운영과는 크게 다르다. 한국도 핵추진잠수함 전력 확보 과정에서 이러한 요소들을 하나씩 신중하게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들 총장은 미국 선박의 한국 건조를 위해서는 '존스법'과 '반스-톨레프슨법'의 개정을 통한 규제 해제 문제, 의회 설득 등의 사안을 해결해야 한다며 "세부 사항을 조정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존스법은 미국 상선의 해외 건조를, 반스-톨레프슨법은 군함의 해외 건조를 금지하고 있다.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의 국내 건조 문제와 관련해 커들 총장은 "(핵잠의 건조 장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백악관에 문의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핵잠의 건조 장소로 지목했던 미국의 '필리조선소'를 언급하며 "상당한 생산 능력과 시설을 갖춘 이곳을 어떻게 활용할지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한화가 미국을 어떻게 지원하게 될지도 조율이 필요한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필리조선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함정을 건조하게 될지 확정된 바가 없으며, 앞으로 더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커들 총장은 미국의 조선 능력 부족 문제를 언급하면서 한국 조선소의 역량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조선소의 기술·자율화 시스템·작업 공정·공급망 운영 상황을 직접 볼 것"이라며 "이번 방문은 미국 조선소 운영 개선에 참고할 내용을 배우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인 15일 한화오션의 거제사업장과 HD현대중공업의 울산 본사를 방문했다.

한국의 핵잠 도입과 관련해 커들 총장은 핵잠이 중국 견제를 위해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들 총장은 "핵잠을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며 "한국도 중국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한미가 중국과 관련된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을 미국의 '핵심 경쟁적 위협(pacing threat)' 대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남중국해에 이어 한국 주변 해역에서도 중국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선 "중국의 '회색지대(gray zone)' 활동은 전 세계적인 우려 요인"이라며 "이런 행태를 방치하면 시간이 갈수록 비정상적인 행동이 정상으로 굳어질 위험이 있다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라는 접근법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맞는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 해군 협력에 대해서는 "현재 3국 협력은 매우 공고하며 계속 강화되고 있다"면서 "3국이 긍정적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올해 해군력 강화 행보를 이어가는 것과 관련선 "미국에 위협이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한국에는 분명히 역내 위협을 가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력 강화를 위한 러시아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면밀히 살펴봐야 할 사안"이라며 한국과의 정보 공유·상황 인식 협력을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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