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점수 높아도 대출금리가 높다?...은행권 이례적 '금리 역전'

파이낸셜뉴스       2025.11.16 14:45   수정 : 2025.11.16 14: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은행권에서 신용점수가 더 높은 대출자의 금리가 오히려 낮은 점수 대출자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따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금리 인하·지원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특정 구간에서 금리 구조가 비대칭적으로 형성된 결과다.

16일 은행연합회 신용평가사(CB) 신용점수별 금리 통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에서 신용점수 601∼650점 대출자의 평균 금리는 연 6.19%로, 600점 이하 구간(5.98%)보다 높았다.

CB 기준상 600점 이하가 최저 등급 구간이며, 601∼650점은 그보다 한 단계 위다.

신한은행 역시 같은 범위에서 601∼650점 금리 7.72%, 600점 이하 7.49%로 역전이 있었다. IBK기업은행도 601∼650점 5.13%, 600점 이하 4.73%로 확인됐다.

은행권은 이 같은 역전 현상에 대해 '포용금융'과 '상생금융' 정책 확대가 구조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정부의 취약계층 부담 완화 방침에 따라 저신용·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금리 우대 프로그램, 특별 감면 제도, 채무조정 연계 지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권은 금리 역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상당 기간 이어지거나 역전의 정도나 범위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금융을 6대 개혁 과제로 지목하며 “가난한 사람이 더 비싼 이자를 내는 구조가 '금융 계급제'가 된 것 아니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은행권은 취약계층 금융비용 완화에는 공감하면서도,고신용자 부담 증가와 해외 투자자의 수익성·규제 준수 문제로 연결될 가능성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취약계층 지원과 금리 정책의 균형을 맞추는 정교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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