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빈 살만에 '파격 환대'…카슈끄지 논란도 두둔하며 왕세자 복권 시동
파이낸셜뉴스
2025.11.19 06:28
수정 : 2025.11.19 06: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맞이하며 사실상 '전면 복권'의 신호탄을 쐈다. 2018년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서방 외교무대에서 고립돼온 빈 살만 왕세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최상급 국빈급 예우를 적용했고, 양측은 대규모 대미 투자 확대와 방위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를 향해 인권 논란까지 적극적으로 감싸며 두둔한 점은 양국 관계의 정상화 선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는 의장대와 군악대가 도열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와 빈 살만 왕세자를 맞았다. 미군 전투기까지 백악관 상공을 비행하며 양국 관계 복원을 상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찬에 이어 120명 규모의 공식 만찬까지 주재하며 빈 살만 왕세자를 '오랜 친구'라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오랫동안 같은 편에 서 있었고, 이란의 핵 능력을 억제하는 데에도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말해 안보협력 복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해 빈 살만 왕세자를 감싸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CIA가 전면 조사를 통해 빈 살만 왕세자를 배후로 지목한 바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그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언급하며 의혹 자체를 부정했다.
이와 관련해 질문한 ABC 방송 기자에게는 "끔찍한 기자"라며 강하게 반응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미국과 사우디 관계를 무너뜨리려는 목적의 사건이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사우디가 미국에 대한 투자 규모를 기존 6000억달러(약 876조원)에서 1조달러(약 1460조원)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내부의 우려에도 사우디에 미국산 F-35 전투기를 판매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 모두 "최고 사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언급해 양측에 동일한 전투기 세트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문제와 관련해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밝히면서도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위한 명확한 길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기존 사우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족이 사우디에서 추진 중인 부동산 사업이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에 대해 "나는 가족 사업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이 리야드에 트럼프 브랜드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재러드 쿠슈너가 빈 살만 왕세자와 사업 파트너 관계라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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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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