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빅테크, 경쟁 넘어 협력으로… MS·엔비디아·앤트로픽 초대형 제휴

파이낸셜뉴스       2025.11.19 06:55   수정 : 2025.11.19 06: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인공지능(AI) 업계의 거대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 앤트로픽 3곳이 전략적 협력을 공식화했다. 이번 협업은 글로벌 AI 경쟁에서 주요 기업들이 사업적 경쟁과 정책적 이견에도 불구하고 협력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MS와 엔비디아는 18일(현지시간) 오픈AI의 경쟁사이자 개발자·기업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모델을 만드는 앤트로픽에 최대 1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대신 앤트로픽은 엔비디아 AI 시스템이 탑재된 MS 애저(Azure) 클라우드에서 300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용량을 구매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앤트로픽과 함께 모델 설계 및 엔지니어링 협력도 진행한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함께한 영상 메시지에서 “우리는 점점 서로의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력은 기술 생태계에서 영원한 동맹은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MS는 오픈AI에 대규모 투자자로서 그 모델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고, 한편 엔비디아의 황 CEO와 앤트로픽의 아모데이 CEO는 칩 수출 문제와 AI로 인한 일자리 위협 등을 두고 공개적으로 충돌해 왔다.

MS는 2019년 이후 오픈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핵심 전략 파트너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 오픈AI 영리법인(PBC) 지분 약 27%(약 1350억 달러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오픈AI 경영권 혼란 이후 MS가 ‘오픈AI 단일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해 왔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MS가 오픈AI 리스크 분산, 엔비디아와의 초대형 공급망 강화, 앤트로픽과 차세대 모델 개발 협력을 동시에 노리는 3중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앤트로픽은 2021년 오픈AI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기업으로, 챗GPT의 대항마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최근 1,830억 달러 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130억 달러를 추가 조달했으며, 시장에서는 향후 막대한 컴퓨팅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오픈AI보다 더 빠른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오픈AI 출신인 아모데이는 과거 엔비디아의 황 CEO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중동 지역으로 AI 칩을 수출하려는 정책을 비판하며, 이는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중국의 AI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황 CEO는 아모데이가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AI가 위험하니 앤트로픽만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식”이라고 반박하며, 이는 업계를 장악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모데이는 이를 “황당한 거짓말”이라고 즉각 반박하며 갈등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서는 서로의 공로를 인정하는 등 화해 분위기를 보였다. 아모데이는 “엔비디아가 AI 붐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고, 황 CEO도 “엔비디아 개발자들은 앤트로픽의 클로드 모델을 매우 좋아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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