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포 “모태펀드 분할은 글로벌 스탠다드 역행”…철회 촉구

파이낸셜뉴스       2025.11.21 11:29   수정 : 2025.11.21 13:40기사원문
“국가 전략산업 성장 저해”…국회·정부에 재검토 요구
분할 편성 시 납입 지연·투자 차질 가능성
“신산업 투자 골든타임 놓칠 위험 크다”



[파이낸셜뉴스] 모태펀드 예산을 연차별로 나누는 이른바 '분할 편성' 전환 논의가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제기되자 스타트업 단체가 정면으로 반대 입장을 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스타트업 혁신 생태계를 위축시키고 투자 절벽을 초래할 수 있는 논의"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를 중심으로 모태펀드 예산을 '단계적 출자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벤처펀드가 보통 4년에 걸쳐 투자되는 구조이므로 1년 차에 전액을 편성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코스포는 "시장 구조와 투자 관행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예산 체계를 단기간에 변경할 경우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모태펀드는 지난 5년간 결성된 37조원 규모 벤처투자조합 중 15조원을 출자한 핵심 기반이다. 전체 벤처조합의 약 40% 비중을 차지한다. 코스포는 "이처럼 시장 안정성을 떠받치는 기관의 예산을 분할 편성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업계가 지적하는 구조적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연차별 예산 배분은 민간 출자자 이탈 위험을 높여 펀드 결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코스포는 "민간 출자자는 모태펀드의 안정적 출자를 전제로 참여하지만, 예산이 해마다 달라지는 상황에서는 중간 이탈 가능성을 우려해 출자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결국 벤처펀드 결성 실패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성장 단계 스타트업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고 했다.

납입 요청 시점이 앞당겨질 경우 분할된 예산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지급 불능에 빠질 수도 있다. 모태펀드에서 자연탈퇴가 발생하면 이미 출자한 금액조차 절반밖에 회수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벤처캐피털(VC)은 적시에 투자하지 못해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는 지적이다.

분할 편성은 사실상 출자 상한을 설정하는 결과를 낳아 시장 자율성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코스포는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은 수시납 방식이 표준이지만, 분할 편성은 이러한 구조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결국 국내 시장은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이탈하고 경쟁력도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포는 모태펀드 분할 편성 논의가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라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을 저해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규정헸다.
국가적 목표로 형성돼 온 스타트업 육성과 정면으로 배치되며, 투자 기반이 흔들리면 혁신기업들이 제때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코스포는 “혁신은 적시에 이루어지는 실행과 이를 뒷받침하는 신뢰 구조를 통해 이뤄진다”며 “이 기반이 흔들리면 대한민국 신산업 경쟁력은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회와 정부에 “스타트업 생태계 기반을 약화시키는 예산 구조 변경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