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달러 시대 연 금값, 조정장에도 ETF로 머니무브
파이낸셜뉴스
2025.11.23 14:06
수정 : 2025.11.23 14:06기사원문
금, 내년 5000달러 전망까지
[파이낸셜뉴스] 최근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개인 투자자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과열 부담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도 금에 대한 구조적 수요가 유지되면서 증권가에서는 내년 금값이 5000달러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전체 ETF 시장에서 자금 유출입 변동성이 커진 것과 달리, 금 현물 ETF만큼은 꾸준히 순매수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처럼 유가, 비철금속 등 경기민감 원자재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금이 사실상 확실한 테마로 자리 잡았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포트폴리오의 일정 비중을 금으로 채우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금 가격은 올해 들어 50% 넘게 급등하며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대에 안착했다. 고점 기준 4120달러까지 치솟았던 금값은 최근 4034달러 수준에서 숨 고르기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주가, 채권, 원유 등 다른 자산 대비 조정폭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투자심리를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주목받는 변화는 금 ETF로의 투자 자금 유입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원자재 ETF 자금 유입 781억달러 중 96%가 귀금속 ETF로 흘러갔다. 과거 금값 상승을 주도한 주체가 중앙은행과 중국 개인 매수였던 데 반해 올해는 북미, 유럽 투자자들의 ETF 투자 비중이 크게 확대된 점이 특징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금은 이제 더 이상 일부 지역의 수요로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다”며 “ETF 중심의 투자 수요가 내년 금값 랠리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금 가격이 4000~5000달러 구간에서 추가 상승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오 연구원은 “금 가격은 기존 밸류에이션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구조적 리레이팅 구간에 진입했다”며 “2026년까지 완만한 상방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1970년대 금값 장기 상승기에서도 첫 랠리(1970~1974년) 이후 2년간 조정을 거친 뒤 2차 랠리(1977~1979년)가 이어지는 등 ‘계단식 상승’ 패턴이 나타난 바 있다.
국내 ETF 시장에서도 금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금 ETF는 세금, 보관 부담이 적고 현물 기반이라 가격 추종력이 뛰어나다”며 “단기 조정 구간에서는 오히려 분할 매수 수요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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