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근접 섬 시찰 나선' 日방위상, 미사일 부대 배치 추진
파이낸셜뉴스
2025.11.23 18:26
수정 : 2025.11.24 08: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 갈등이 격해지는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23일 오키나와현 요나구니섬의 육상자위대 주둔지를 시찰했다. 요나구니섬은 대만에 가장 가까운 일본의 최서단으로 대만 유사시 일본의 '최전선'이 될 수 있는 곳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요나구니섬의 육상자위대 주둔지를 시찰한 뒤 우에치 촌장과 만나 미사일 부대 배치 계획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장기적으로는 지대공 미사일 부대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날아오는 공대지 미사일이나 항공기 등으로부터 섬을 방어하기 위해 ‘03식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을 배치할 계획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기자단에게 “이같은 배치를 통해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 가능성 자체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대 배치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그는 "요나구니섬 내에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섬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계속해서 설명과 적절한 정보 제공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고이즈미 방위상은 육상자위대의 이시가키섬 주둔지도 시찰했다. 현재 이곳은 대만에 가장 가까운 미사일 거점으로 ‘03식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과 적의 군함을 노릴 수 있는 ‘12식 지대함 유도탄’이 배치돼 있다.
이시가키섬은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합동 훈련 장소다. 지난 9월 미일 합동훈련에서는 미군의 신형 미사일 시스템 ‘NMESIS(네메시스)’ 등을 전개하는 훈련도 실시했다. 미 해군 함정이 기항하는 등 해상 전력의 거점이기도 하다.
현재 일본 정부는 중국의 해양 진출과 대만 유사를 염두에 두고 자위대의 증강을 추진하는 '남서 시프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남서 지역은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오키나와 본섬을 제외하고 육상자위대 부대가 없었지만 2016년 요나구니섬을 시작으로, 2019년 미야코섬, 2023년 이시가키섬에 거점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또한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두고 요나구니, 다케토미, 이시가키, 미야코지마, 다라마 등 5개 시·정·촌에서 적의 미사일 공격을 받을 경우 주민들이 약 2주간 피난할 수 있는 ‘특정 임시 피난시설’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이시가키섬 시찰 후 기자단에게 “남서 지역을 포함한 일본의 방위 체제 강화는 시급한 과제”라며 자위대 부대 배치와 시설 정비, 미·일 공동훈련 등을 착실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찰을 두고 지지통신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국의 군사적 압력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위대의 역할을 외부에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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