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가계대출 창구 닫히나… 총액 목표치 33% 초과

파이낸셜뉴스       2025.11.23 18:43   수정 : 2025.11.23 18:43기사원문
사실상 올해 총량관리 실패
이달에만 7조8953억 늘어
KB·하나 등 신규대출 중단
대체 경로 2금융권도 '빗장'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실패하면서 창구를 걸어 잠그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총액은 당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목표치보다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은 2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의 '대체 경로'인 저축은행과 상호금융도 비대면 창구를 닫은 상태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압박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2금융권에도 총량 목표치를 요구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 증가 폭은 총 7조8953억원(20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당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가계대출 증가액 한도보다 32.7% 많은 수치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서울 집값 급등과 금리인하로 가계부채가 급증하자 총량관리에 나섰다. 정책대출을 제외한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목표를 계획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은행권 한도는 5조9493억원으로 조정됐지만 4대 은행 모두 이달 3주차에 이미 목표를 초과한 것이다. 초과 비율은 은행에 따라 낮게는 9.3%, 높게는 59.5%에 이른다.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실패한 시중은행들은 본격적으로 가계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비대면 전세대출 접수를 이미 중단한 하나은행은 오는 25일부터는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대면 접수를 잠정 중단한다. 이에 따라 연내 실행이 예정된 신규 주거자금 대출 취급은 대부분 어려울 전망이다.

KB국민은행도 창구를 막았다. 모기지보험 가입과 대출모집인 접수를 중단한 KB국민은행은 주택 구입 자금용 주담대 신규 접수도 제한하기로 했다. 비대면 채널은 이달 22일부터 중단됐고, 대면 창구는 24일부터 막힌다.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취급을 중단했고,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전국 영업점의 주담대·전세대출(은행 재원) 판매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 지역 상당수 영업점은 한도 소진으로 연말까지 신규 취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올해 대출 목표치를 초과하면 내년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감에 뒤늦게 대출잔액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총량 한도에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특정 상품에 쏠림이 발생하면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2금융권 대출 역시 쉽지 않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은 조흥·한성은행 등 2곳 정도만 취급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영업점을 통해서만 대출이 가능하며, 비대면 채널은 모두 닫혔다. 변동금리로 봐도 OK·SBI·고려·대명·한국투자은행 등 5곳에서만 주담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저축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9월을 기점으로 2조원 선이 무너졌다. 6월 2조3000억원, 7월 2조700억원, 8월 2조900억원을 기록한 저축은행 주담대 잔액은 9월 1조9000억원까지 줄었다.


앞서 2금융권으로 대출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금융당국은 추가 대출규제 검토에 나선 바 있다. 시중은행에만 해당되는 가계대출 목표치를 2금융권에도 요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에 2금융권도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