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자극말라' 보도에 日 "외교상 주고 받은 내용"

파이낸셜뉴스       2025.11.27 14:01   수정 : 2025.11.27 14:01기사원문
일 관방장관 "답변 삼갈 것"
정부 관계자 "사태 진정 위한 양국 간 협력이 화제였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는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보도에 대해 "외교상 주고 받은 내용으로 답변을 삼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 다카이치 총리와 전화 협의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일본 외무성 간부 역시 "코멘트 할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또다른 일본 정부 관계자는 전화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갈등과 관련해 사태 진정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이 화제로 등장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밤 다카이치 총리와 전화 협의 당시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총리에게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중국과의 대화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일간 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백악관은 미일 정상 간 협의 내용에 대한 WSJ의 질문에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매우 좋으며 이는 우리의 긴밀한 동맹국인 일본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답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내용을 설명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이 자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며 “대만의 중국 복귀는 전후 국제질서의 구성 요소”라고 강조하는 등 대만 통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중국 측은 지난 7일 다카이치 총리의 국회 답변에 대해 철회를 요청하고 있다.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에 대한 무력공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언급하며 “존립위기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말했다. 해상 봉쇄를 해제하기 위해 출동한 미군이 공격을 받았을 경우 일본이 이를 존립위기사태로 인정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WSJ는 총리의 발언을 두고 “시 주석이 격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듣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한) 트럼프 대통령의 조언은 미묘했다”고 전했다. 이는 대만 관련 발언의 톤을 낮추도록 유도하면서도 총리의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해 완전한 철회는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다카이치 총리와 전화 협의에 대해 “훌륭한 논의였다. 그녀와는 매우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시아 지역 정세에 관해서는 “순조롭다”는 인식을 보였다.

시 주석과의 전화에 대해서도 “시 주석과도 매우 좋은 논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통화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주로 무역이었다. 여러 가지를 논의했지만 중심은 무역과 미국 농산물 구매였다”고 답했다. 중국 측에 따르면 두 정상간 전화 통화에서 대만 문제도 의제로 다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대만 문제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