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부터 공학 전환" 동덕여대 학생 반발 여전
파이낸셜뉴스
2025.12.04 16:04
수정 : 2025.12.04 16:03기사원문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방침
학생들 "학생 의견 제대로 반영 안했다"
공학 전환 논란 속 '칼부림 예고글' 올라와
래커 제거 행사와 재학생 시위 잠정 연기
4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교문 앞엔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청테이프로 붙인 대자보가 붙어 있었다. 학생들은 대자보 위에 '여성 중심 교육 환경이 계속 지켜져야 한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라'는 내용의 포스트잇을 붙여 두었고 교내 건물엔 래커로 쓴 '공학 반대'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는 글이 남아 있었다.
앞서 동덕여대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는 지난 2일 학교 홈페이지에 '공학전환 공론화 결과에 따른 권고안'을 게시하며 공학 전환을 공식 권고했다. 동덕여대는 권고안 결과를 수용해 2029학년도부터 남녀공학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전날 오후 총장 명의로 발표했다.
학교 측은 공론화위의 의견 수렴 과정과 구조는 학생들과 합의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공론화위원회와 숙의기구의 인원·구성 방식에 대해선 학생들의 동의를 받았다"면서 "일방적으로 결정한 사안이 전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단위의 의견을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반영하기 위해서 마련한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남녀공학 전환을 논하기 전에 학생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재학생 A씨는 "올해 초에 한 건물 천장이 뜯어져서 물이 쏟아지는 일도 있었고 한 지인은 교수가 없어서 휴학하기도 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도 전에 남녀공학 전환부터 논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학년에 재학 중인 B씨도 "천장이 무너졌다는 글이나 사진은 에브리타임(대학생 커뮤니티 앱)에 종종 올라오고 있다"면서 "공학 전환 이전에 학생 안전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돼 있던 캠퍼스 래커 제거 행사와 재학생 시위는 동덕여대를 겨냥한 흉기난동 예고글이 올라옴에 따라 잠정 연기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동덕여대를 대상으로 한 위협성 글이 올라와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중앙 동아리 연합 '민주없는 민주동덕'은 공지를 통해 "학교 측에서 진행하려던 래커 제거 행사가 잠정 연기됐다"며 "같은 시각 예정돼 있던 교내 시위도 안전을 위해 연기한다"고 언급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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