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일한 공포, 미친듯이 뛰어다닌다"... '개구리 점프' 굴욕 안겼던 멕시코 레전드 입 열었다

파이낸셜뉴스       2025.12.06 12:12   수정 : 2025.12.06 12: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1998년 프랑스 월드컵, 한국 축구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악몽'을 선사했던 인물이 있다.

양 발 사이에 공을 끼우고 폴짝 뛰어오르는 이른바 '개구리 점프(콰우테미나)' 드리블로 우리 수비진을 농락했던 멕시코의 전설 콰우테모크 블랑코(52)다.

당시 한국에 씻을 수 없는 굴욕을 안겼던 그가 27년 만에 완전히 다른 표정으로 한국을 언급했다.

거만함은 상당부분 사라졌다.

블랑코가 꼽은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의 유일한 위협, 다름 아닌 대한민국이다.

블랑코는 5일(현지시간) 폭스 스포츠 멕시코 방송에 출연해 조 추첨 결과를 분석했다. 그의 시선은 날카로웠지만, 한국 앞에서는 신중했다. 그는 "솔직히 멕시코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개최국의 이점, 그리고 남아공이나 유럽 PO 승자의 전력을 한 수 아래로 본 것이다.

하지만 단 한 팀, 한국만큼은 예외였다.

그는 "한국 팀만이 유일하게 멕시코의 32강행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 이유가 흥미롭다. 바로 한국 축구 특유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 때문이다. 블랑코는 "한국 선수들을 무시해선 안 된다. 그들은 90분 내내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잠시도 쉬지 않는다"라며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이 점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7년 전, 하석주의 퇴장과 1-3 역전패 속에서 한국 수비수들 사이를 묘기 부리듯 넘나들던 그 여유는 없었다. 이제는 한국의 기동력과 투지가 멕시코를 잡을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임을 인정한 셈이다.

현재 멕시코 연방 하원 의원으로 정계에서 활약 중인 블랑코지만, 축구를 보는 눈은 여전했다.
그는 "한국 특유의 속도는 멕시코를 충분히 놀라게 할 수 있다"며 거듭 경계심을 드러냈다.

'개구리 점프'의 창시자가 느끼는 공포. 그것은 곧 한국 축구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과연 2026년 6월, 홍명보호는 블랑코의 우려대로 멕시코 안방에서 그들에게 '제2의 악몽'을 선사할 수 있을까. 1998년의 굴욕을 갚아줄 판은 깔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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