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넷플릭스-워너 합병에 어깃장 "점유율 너무 높다"
파이낸셜뉴스
2025.12.08 14:07
수정 : 2025.12.08 14:07기사원문
트럼프, 넷플릭스-워너 합병에 "점유율 너무 높아...결정에 관여하겠다"
넷플릭스-워너 합병하면 시장 점유율 30% 넘겨, 반독점 규제 대상
경쟁사 파라마운트 CEO, 트럼프와 친하다고 알려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지각 변동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넷플릭스가 발표대로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를 인수한다면 시장 점유율이 너무 높다며 일단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존 F.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제 48회 케네디 센터 공로상 시상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의 WBD 인수를 언급했다.
트럼프는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높이 평가하며, 지난주 백악관 집무실에서 직접 만났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나는 그를 매우 존중한다. 그는 영화 산업 등에서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성과 중 하나를 이뤄냈다"면서도 "다만 시장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다. 그것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2년 역사를 지닌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WBD는 지난 5일 발표에서 넷플릭스가 인수 우선 협상대상자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720억달러(약 106조원)을 들여 WBD의 영화와 TV 스튜디오, OTT 사업을 인수하겠다고 예고했다. 창립 이후 28년이 지난 넷플릭스는 WBD 산하 여러 지적재산권과 OTT 브랜드 '맥스' 등을 인수할 계획이다. CNN, 디스커버리를 포함한 WBD의 케이블 방송 분야는 거래 대상이 아니며 해당 사업부는 내년 3·4분기까지 기업 분할될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넷플릭스가 비록 WBD를 부분적으로 구입해도 반(反)독점 문제가 걸린다고 본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 내 유료 OTT 시장 점유율 1위는 22%를 차지한 아마존프라임비디오였다. 넷플릭스(21%)와 WBD 산하 브랜드 맥스(13%)의 점유률은 각각 2위와 3위였다. 넷플릭스가 맥스를 흡수할 경우 합병 이후 시장 점유율은 30%를 초과한다.
미국 법무부 지침에 따르면 합벙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을 경우, 경쟁사 간의 직접 합병은 불법이다. 이에 넷플릭스는 시장 점유율을 계산할 때 유튜브 비롯한 무료 동영상 플랫폼의 비중을 고려해야 하며, 이번 합병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WSJ는 이미 5일 보도에서 미국 법무부가 이번 거래에 반독점 규제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의 개인적인 친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WBD 인수전에 참여했던 또 다른 미디어 거인인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넷플릭스가 특혜를 받아 WBD를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데이비드 엘리슨 CEO와 절친하다고 알려졌으며 그의 부친이자 IT 대기업 오라클의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과도 막역한 사이로 유명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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