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체 평가 "대만 충돌 시 중국군에 밀릴 수 있다"…워게임서 반복 패배
파이낸셜뉴스
2025.12.09 16:04
수정 : 2025.12.09 16: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국방부가 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군사 충돌 시 미군이 불리한 결과를 맞을 수 있다는 내부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의 전략 자산이 중국의 공격 능력에 취약하고 공급망 병목이 심각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정기적으로 작성하는 '오버매치 브리핑'을 입수해 이 같은 결론을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미군 전투기·군함·위성 등 전략 자산이 중국의 정밀 타격 능력에 노출돼 있다. 미국의 방산 생산 능력도 장기전에 필요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이 담겼다.
한 관계자는 지난 2021년 당시 오버매치 브리핑을 보고받은 바이든 행정부 고위 안보 인사가 "중국이 미군의 비장의 카드 대부분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대비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얼굴이 창백해졌다"고 전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별도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워게임을 언급하며 "미국이 매번 진다"고 말한 바 있다.
보고서는 특히 미 해군의 핵심 전력인 포드급 항공모함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2022년 처음 배치된 포드급 항모는 원자로와 전자기식 사출 시스템 등을 갖췄지만 가격은 130억달러(약 19조1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워게임에서 중국의 공격으로 여러 차례 격침되는 결과가 반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극초음속 미사일 600기와 탐지가 어려운 디젤-전기 잠수함 전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 무기는 미국 항모 타격의 핵심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미국이 값비싼 첨단 무기를 재빨리 대량 생산할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경고했다. 미국은 올해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12일 만에 사드(THAAD) 요격 미사일 비축량의 4분의 1을 소모했다. 중국과의 전쟁을 가정할 경우 재고가 훨씬 빠르게 고갈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미군 기지의 전력·통신·수도 공급망 등을 제어하는 네트워크에 악성코드를 심어놓았다는 평가도 포함됐다. 태평양 지역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악성코드가 미군의 작전 능력을 약화시키고 민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사이버 당국은 이를 제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사설에서 "국제 질서와 자유세계 안보는 여전히 미국의 군사력에 의존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미군의 구조적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026년 국방비를 1조달러 규모로 증액하려는 방침에 대해 "강점을 강화하기보다 약점을 확대하는 낭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단순한 재래식 무기 증강보다 전략적 투자와 외교 병행이 필요하며 중국 억제를 위해 유럽·일본·캐나다 등 동맹의 역할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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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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