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피구라 "석유시장, 내년 '슈퍼 초과공급'…공급 늘지만 수요 증가세는 둔화"
파이낸셜뉴스
2025.12.10 02:06
수정 : 2025.12.10 15: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제 석유 시장이 내년 심각한 초과공급을 겪을 것이라고 세계 최대 상품 중개 업체 가운데 한 곳인 트라피구라가 9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낮은 유가는 장기적인 석유 공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석유 소비국들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을 낮춰주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슈퍼 초과공급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라피구라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드 라힘은 이날 분석 노트에서 신규 유전 채굴 속에 세계 석유 수요 증가세는 둔화되면서 이미 하강 압력을 받고 있는 국제 유가가 내년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라힘은 “이것이 그냥 초과공급일지, 슈퍼 초과공급일지는 상관없다”면서 “이 초과공급에서 벗어나는 것은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올 들어 가격이 16% 급락해 2020년 이후 최악의 한 해를 예고하고 있다.
브렌트 가격은 내년에 브라질, 기아나의 신규 주요 유전 프로젝트에서 석유가 시장에 쏟아지기 시작하면 더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 미국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석유 수요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은 전기차 확대 속에 석유 수요가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둔화할 것이 확실시된다. 게다가 중국은 올해 낮은 유가를 기회 삼아 전략 비축유도 대거 확보한 상태라 석유 수요가 더 크게 늘어날 유인이 별로 없다.
라힘은 만약 중국이 지금처럼 석유를 사들이지 않으면 ‘슈퍼 초과공급’은 더 일찍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도 유가 하강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 석유 생산을 독려하면서 내건 캐치프레이즈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속에 미 행정부는 유가를 계속해서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편 국제 유가는 이날도 약세를 이어갔다.
브렌트는 근월물인 내년 2월 인도분이 전일 대비 0.55달러(0.88%) 내린 배럴당 61.94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내년 1월물이 0.65달러(1.10%) 하락한 배럴당 58.23달러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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