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삭제 요청 들었다"...대검, '이종호-한문혁 술자리' 李 최측근 조사

파이낸셜뉴스       2025.12.10 13:00   수정 : 2025.12.10 13:53기사원문
도이치 수사하던 韓
피의자 이종호와 술자리서 만나
술자리 주선했던 안과의사
이종호에게 "사진 삭제 해달라" 요청



[파이낸셜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담당하던 한문혁 부장검사와 주요 수사 대상이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과거 술자리 사진 논란으로 대검찰청이 감찰에 착수한 가운데 대검이 이 전 대표 측의 최측근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대표가 해당 술자리를 주선하고 동석한 안과의사 최모 씨로부터 문제의 사진 삭제 요청을 받았다고 A씨는 진술했다. 이 전 대표와 제보자에 이어 사진을 가지고 있던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대검은 조만간 한 부장검사에 대한 직접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 감찰부는 10일 이 전 대표의 최측근인 A씨에게 우편으로 서면조사서를 발송한 후 13쪽 분량의 답변서를 제출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또 다른 측근인 B씨는 지난 10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검)에 한 부장검사와 이 전 대표의 술자리 사진을 제보했다. 해당 술자리에는 이 전 대표와 한 부장검사, 정치인과 연예계 지망생, 안과의사 등 여러 인물들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건희 특검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한 한 부장검사가 4년 전부터 김 여사와 공범 관계가 의심되는 이 전 대표와 만난 것이 밝혀진 것이다. 술자리가 있던 당시 한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 부부장 검사였다. 술자리 사진 논란 이후 한 부장검사는 특검팀에서 파견해제된 뒤 대기발령 상태에서 감찰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감찰 과정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문제가 된 술자리 이후 해당 사진을 이 전 대표에게 요청해 전달받아 보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자리를 주선했던 안과의사 최모씨가 이 전 대표에게 사진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A씨는 '한 장은 백업으로 내가 갖고 있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저장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한 행동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최씨가 사진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서도 "개인 추측으로는 부적절한 만남이었기에 지워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사진을 누가 찍었는지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술자리에 한 부장검사가 있었던 사실을 인지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술자리 다음날 이 전 대표는 A씨와 만나 "검사도 있었다"며 당시 최씨와 최씨의 직원, 한 부장검사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이 전 대표가 술을 많이 마셔서, 집에 있던 저에게 집에 가고 싶다고 만취 상태로 연락해 택시를 잡아줬다"고 말했다. 그는 대검에 술자리가 있던 당일인 지난 2021년 8월 7일 택시 결제 내역을 첨부해 제출했다.

A씨는 채상병 특검팀이 조사 과정에서 해당 사진의 존재를 인지했음에도 이를 누락한 것에는 의문을 표했다. 채상병 특검팀은 지난 8월 21일 A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할 당시 '이종호' '특정날짜' '단체사진'을 기준으로 사진을 선별했는데, 한 부장검사와 찍은 사진은 빠져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종호'와 '단체사진' 2가지 기준에 부합함에도 누락됐고 사진에 대한 언급과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봐주기 수사' 논란에 채상병 특검팀은 당시 전체 파일을 삭제해 확인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여전히 의혹이 남는 해명이었다.


대검이 이 전 대표를 비롯한 제보자 등 최측근 조사를 마치면서, 다음 칼날은 한 부장검사에게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술자리에 동석한 안과의사 최씨가 해당 사진을 가진 이들에게 삭제 요청을 했던 만큼, 증거 인멸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또 최씨와 최씨 직원 등 해당 자리에 있던 이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한 부장검사가 이 전 대표의 참석을 알고도 자리했는지 △해당 자리에서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언급했는지 등 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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