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간호' 중심 모델 구축 시급..간협 심포지엄 개최
파이낸셜뉴스
2025.12.10 15:33
수정 : 2025.12.10 15:33기사원문
일본 방문간호 스테이션 지역 돌봄 허브 기능
중중환자 재택치료와 임종 돌봄에도 효과적
[파이낸셜뉴스] 한국이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가운데,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돌봄 체계를 설계하는 핵심 전략으로 ‘재택간호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이는 노인이 살던 곳에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삶을 이어가도록 지원하는 ‘Aging in Place’ 구현의 필수 요소로 꼽힌다.
대한간호협회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간호·요양·돌봄 통합체계 구축을 위한 방문간호 국제 심포지움’을 열고, 내년 3월 시행되는 ‘돌봄통합지원법’을 앞두고 한국형 통합돌봄 모델 구축 방향을 논의했다.
일본의 ‘방문간호 스테이션’은 의료행위뿐 아니라 재활·생활지원까지 포함한 포괄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돌봄의 허브 기능을 하고 있다. 24시간 긴급 대응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환자관리 체계는 중증환자 재택치료와 임종 돌봄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애정 국민건강보험공단 통합지원정책개발센터장은 국내 방문 기반 서비스가 보험·요양·지자체 사업으로 나뉘어 신청 기준, 창구가 모두 다른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서비스 통합은 곧 국민 접근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며 △재입원율 감소 △응급실 이용 감소 △가족부담 완화 등 ‘소비자 중심 성과지표’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라일 신한대학교 교수는 방문간호기관이 분절적·소규모로 운영되는 현행 구조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재택간호센터’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센터는 방문간호·방문요양·재택의료·지역복지 자원을 하나의 창구에서 연계해, 이용자가 복잡한 절차 없이 필요한 서비스를 받는 ‘원스톱 체계’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황 교수는 “초고령사회에서 통합돌봄 완성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간호사들도 재택간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영희 여는빛사랑통합돌봄재활센터 대표는 재택 임종 사례를 소개하며 “재택간호는 한 사람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는 일”이라며 간호사가 중심이 돼 지역 자원을 연계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서비스 신뢰 확보를 위해 절차·비용 구조 단순화, 전문성 강화, 간호사 처우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법률적 기반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임은지 법무법인 승인 변호사는 “통합돌봄 시대를 맞아 간호사 중심의 서비스 조정 기능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빈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 사무관은 “정부의 지역 기반 통합돌봄 방향은 방문간호 기능 강화와 다직종 연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예산과 조직의 현실적 제약이 있어 재택간호센터 모델의 구체적 운영방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재택간호센터는 단순한 제도 신설이 아니라 한국 돌봄 구조 전반을 바꾸는 혁신”이라며 “국가와 지자체가 간호 인프라 구축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