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된 두 사람 어쩌나" 안타까운 시민들 광주 붕괴현장 발걸음
뉴스1
2025.12.12 15:19
수정 : 2025.12.12 15:19기사원문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 앞은 매몰된 작업자들이 구조되길 기다리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이틀째인 12일 오후, 붕괴사고 현장을 둘러싼 통제선 너머의 처참한 모습에 시민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무너진 구조물만 바라봤다.
붕괴 구조물을 한참 바라보던 김 씨는 "어제 인근을 지나다가 라디오를 듣고 '이게 무슨 일이냐?' 싶어서 바로 이쪽으로 달려왔다"며 "차가운 콘크리트 더미에 묻혀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어젯밤 내내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에서 발생한 과거 대형 참사를 잇따라 언급하며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도 그렇고 학동 참사도 계속 생각난다. 공사를 똑바로 해야 하는데 바뀐 게 없는 것 같고 애꿎은 사람들이 계속 죽어 나가는 것 같아 답답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건설 현장에서 평생을 일해온 시민들은 구조물 자체의 문제를 의심했다.
건설업계 일용직으로 50년 넘게 일했다는 윤석호 씨(70대)는 "구조물끼리 접합할 때 볼트를 야무지게 채웠어야 한다"며 "접합부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고현장 인근에 살고 있다는 30대 최 모 씨는 "최근 들어 주말도 없이 늦게까지 공사하는 것을 보면서 무리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남의 일 같지 않아서'라는 말로 모아졌다.
윤 씨는 "나도 이쪽 일을 오래 해서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지금은 무엇보다 매몰된 두 사람을 빨리 찾아야 하는데 그 부분이 제일 마음이 쓰인다"고 했다.
시민들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현장 실수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70대 한 노인은 "붕괴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결국 돈 아끼려다 그런 것 아니겠냐. 공사 기간이 짧으면 건설비 등 들어가는 돈은 적게 들겠지만 아무래도 재촉이 심해지고 그러다 보면 보강 공정을 건너뛰게 되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결국 안전불감증 문제"라며 "대형 사고를 막으려면 하청의 하청으로 이어지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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