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 앞은 매몰된 작업자들이 구조되길 기다리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이틀째인 12일 오후, 붕괴사고 현장을 둘러싼 통제선 너머의 처참한 모습에 시민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무너진 구조물만 바라봤다.
상무지구에 거주하는 김봉님 씨(70대·여)는 남편과 함께 전날에 이어 벌써 세번째 사고현장을 찾았다.
붕괴 구조물을 한참 바라보던 김 씨는 "어제 인근을 지나다가 라디오를 듣고 '이게 무슨 일이냐?' 싶어서 바로 이쪽으로 달려왔다"며 "차가운 콘크리트 더미에 묻혀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어젯밤 내내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에서 발생한 과거 대형 참사를 잇따라 언급하며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도 그렇고 학동 참사도 계속 생각난다.
건설 현장에서 평생을 일해온 시민들은 구조물 자체의 문제를 의심했다.
건설업계 일용직으로 50년 넘게 일했다는 윤석호 씨(70대)는 "구조물끼리 접합할 때 볼트를 야무지게 채웠어야 한다"며 "접합부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고현장 인근에 살고 있다는 30대 최 모 씨는 "최근 들어 주말도 없이 늦게까지 공사하는 것을 보면서 무리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현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남의 일 같지 않아서'라는 말로 모아졌다.
윤 씨는 "나도 이쪽 일을 오래 해서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지금은 무엇보다 매몰된 두 사람을 빨리 찾아야 하는데 그 부분이 제일 마음이 쓰인다"고 했다.
시민들은 이번 사고가 단순한 현장 실수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70대 한 노인은 "붕괴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결국 돈 아끼려다 그런 것 아니겠냐. 공사 기간이 짧으면 건설비 등 들어가는 돈은 적게 들겠지만 아무래도 재촉이 심해지고 그러다 보면 보강 공정을 건너뛰게 되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결국 안전불감증 문제"라며 "대형 사고를 막으려면 하청의 하청으로 이어지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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