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트럼프' 카스트 대통령 당선, 우파 재집권
파이낸셜뉴스
2025.12.15 07:56
수정 : 2025.12.15 07: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칠레 대통령 선거 결선에서 강경 보수 성향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며 정권이 4년 만에 우파로 교체됐다.
칠레 선거관리위원회(SERVEL)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실시된 결선 투표에서 개표율 57.44% 기준 카스트 후보는 59.16%를 얻어 40.84%에 그친 히아네트 하라 칠레 공산당 후보를 앞섰다.
하라 후보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카스트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축하를 전했다”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카스트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16일 1차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한 뒤 결선에서 보수 지지층 결집에 성공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대통령 이후 4년 만에 칠레 정권이 다시 ‘오른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반면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낮은 국정 지지율 속에서 집권 세력의 후보 확장 실패까지 겹치며 사실상 퇴진 국면에 들어갔다.
변호사 출신인 카스트 대통령 당선인은 2017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 도전 끝에 대권을 거머쥔 중량급 정치인이다. 하원의원을 네 차례 연임하며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의정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부친이 독일 나치당원 출신이고, 형이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이력도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사한 언행과 정치 스타일로 ‘칠레의 트럼프’로 불리는 카스트 대통령 당선인은 불법 이민자 추방과 강력한 치안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유세 기간 불법 이민자를 향해 “옷만 걸친 채 떠나야 할 상황이 오기 전에 떠나라”고 경고하며 강경 메시지를 반복했다.
또 조직범죄 대응을 명분으로 군의 치안 개입 확대와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정부가 도입해 주목받은 대형 교도소 건설과 갱단원 대규모 수감 정책 역시 추진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이런 공약을 실제 정책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의회 내 온건 우파와의 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지 못해 입법 과정에서 제약을 안고 있다고 TV칠레비시온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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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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