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재편하고 수주 확대… 삼성·LG 글로벌 HVAC 공략

파이낸셜뉴스       2025.12.15 18:22   수정 : 2025.12.15 18:21기사원문
플랙트 품은 삼성 안정화 초점
제품-서비스 결합 '시너지' 고민
신임 CEO 필두 사업구조 재설계
영업 점점 강화 속도내는 LG
기술 직군 채용 등 현장 대응력↑
산업·상업용 B2B 제품 공급 박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 삼성전자는 유럽 HVAC 기업 플랙트그룹 인수 이후 조직 재정비에 나섰고, LG전자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 현지 영업·기술 인력 확대와 파트너 네트워크 강화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건물 에너지효율 규제 강화 등 HVAC 수요가 급증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양사의 경쟁 구도가 한층 뚜렷해질 것이란 관측이 따른다.

■삼성, 플랙트 인수 후 조직 재정비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HVAC(중앙공조 중심) 기업 플랙트그룹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후, 새 경영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플랙트그룹은 지난 8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도니 CEO 선임을 공식 발표하며 조직 개편에 돌입했다. 도니 CEO는 글로벌 HVAC 기업인 존슨콘트롤즈에서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난방·냉방 부문을 총괄한 경력이 있다. 도니 CEO는 지난해 플랙트그룹 최고영업책임자(CSO)로 합류했고, 삼성전자의 플랙트 인수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했던 인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새로운 리더십 아래 플랙트그룹이 삼성전자 체제 내에서 조직 안정화와 사업 확장 전략을 더욱 속도감 있게 실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랙트가 기존에 글로벌 생산·판매망을 갖추고 있다 해도, 삼성전자와 협업해 데이터센터나 대형 인프라 시장을 확장하려면 사업 구조와 운영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며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결합해 시너지를 낼지, 어떤 고객군을 우선 공략할지 등을 정교하게 잡아야 하는 만큼 리더십과 내부 전열을 재정비하는 과정이 필수일 것"이라고 전했다.

■LG 글로벌 AI·대형시설 시장 겨냥

LG전자는 북미 HVAC 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인력 충원과 영업 접점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최근 미국에서 HVAC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 등 기술·서비스 직군 채용을 진행하며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고, 영업 인력들은 북미 HVAC 유통 협회(HARDI)가 주관하는 벤더 쇼케이스 등 도매와 유통사 중심의 산업 행사에도 참여해 파트너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회사는 글로벌 톱티어 HVAC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글로벌 각지에 산업·상업용 B2B 제품 공급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들어서는 초대형 복합시설 '디 에비뉴' 프로젝트에 2만8000RT(냉동톤) 규모의 칠러를 공급, 중동 대형 인프라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양사가 HVAC 사업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시장 성장성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중앙공조 시장은 지난해 610억 달러(약 90조1200억원)에서 2030년 990억 달러(약 146조27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AI 확산으로 냉각 수요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은 같은 기간 168억 달러(약 24조8000억원)에서 441억 달러(약 65조15000억원)로 세 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를 통해 중앙공조 역량을 끌어올리고, LG전자는 북미·중동 대형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와 상업용 시장을 키우면서 양사의 HVAC 경쟁이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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