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차량서 탑승객 구조한 경찰, 망망대해서 6명 건져올린 선장"
파이낸셜뉴스
2025.12.17 15:49
수정 : 2025.12.17 15:49기사원문
생명보험재단, 생명 구한 사회적 의인 14명에게 시상
이동환 대구경찰청 범죄예방대응과 경위(30)는 1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5 생명존중대상" 시상식에서 기자와 만나 “평소 선배들로부터 들었던 ‘경찰로서 본분을 다하라’는 말이 떠올랐다"며 "만약 시민이 목숨을 잃는다면 집에 있는 가족이 얼마나 슬퍼할지 먼저 생각했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 경위는 지난해 10월 9일 야간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다부 IC 인근에서 전도된 차량이 중앙분리대와 충돌한 뒤 엔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목격했다. 추가 폭발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주변 시민들과 함께 차량에 접근해 왼쪽 뒷문을 통해 남녀 탑승객 2명을 구조했다. 구조 도중 화재가 발생하자 불길이 번지기 전 선루프를 통해 앞좌석에 있던 탑승객 2명까지 차례로 꺼내며, 총 4명을 인명 피해 없이 구조했다.
이 경위는 "특별한 말 없이도 근처에 있던 시민들과 눈빛으로 소통하며 구조를 이어갔다"며 "앞으로도 누군가 위험에 처했을 때 믿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생명을 구한 시민 영웅들도 함께 조명됐다. 지난 9월 기장 동쪽 해상에서 침몰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구명조끼 없이 어망에 의지해 표류 중이던 선원 6명을 구조한 선장 박훈태씨(60)는 "위험천만한 순간이었지만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상식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주최 하에 열렸으며 사회적 의인 14명과 문화예술 부문 및 특별상 9명 등 총 23명 시상을 시상했다. 생명존중대상은 지난 2009년부터 17년째 일반시민·경찰소방·해양경찰 등 각 분야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생명을 구한 의인과 문화 활동을 통해 생명존중 가치를 확산한 공로자를 선정해 매년 시상하는 행사다.
올해 사회적 의인 부문에는 일반시민 5명, 경찰 3명, 소방 3명, 해양경찰 3명 등 총 14명을 선정했다. 일반시민 수상자 중에는 의식을 잃고 운전하던 차량을 발견해 자신의 차량으로 추돌·정차시킨 뒤 신고한 노주석씨 등이 포함됐다.
생명보험재단은 17년 간 생명존중을 실천한 사회적 의인 827명을 발굴·시상했으며(경찰 251명·소방 272명·해양경찰 86명·일반시민 218명) 문화예술 인물 및 콘텐츠 공로자를 조명해 왔다. 문화예술 인물 부문에서는 2023년 배우 김남길, 지난해 배우 신애라와 방송인 송은이·김기리·문지인 등을 선정한 바 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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