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0일' 폭염은 '112일'…최악 시나리오에서 본 21세기 말 강남역
파이낸셜뉴스
2025.12.22 15:47
수정 : 2025.12.22 15:58기사원문
기상청, 지역별 기후변화 상황지도 제공
온난화 수준별 기온·강수·극한 기후 한눈에
지구대기감시자료, 산불 기상 지수 등 12종 추가
[파이낸셜뉴스] 온실가스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SSP5-8.5)가 현실화될 경우, 2081~2100년 서울 강남역 일대의 여름은 현재 143.6일에서 195.0일로 두 달 이상 길어지고, 연간 35.1일 수준이던 폭염일수는 111.6일로 세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열대야는 34.5일에서 98.2일로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이 서비스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수준과 SSP 시나리오를 결합해 우리나라의 기온과 강수량, 극한기후가 지역별로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지도 기반 서비스다.
이번에 공개하는 핵심 정보는 ‘전지구 온난화 수준별 우리나라 기후변화 예측’이다. 산업화 이전 대비 전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2.0도, 3.0도, 5.0도 상승하는 경우를 각각 가정해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과 최고·최저기온, 강수량 등 기후 요소 4종과 폭염일수·열대야일수 등 극한 기후 지수 23종을 행정 구역별 상황판과 격자 분포도 형태의 지도로 제공한다.
‘기후변화 상황지도’에 따르면 강남역 일대 사례처럼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여름철 체감 온도는 현재 32.4도에서 2081~2100년에는 37.6도까지 상승하고, 불쾌지수도 83점에서 90.8점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더위가 며칠 견디면 지나가는 날씨가 아니라 보행과 이동, 출퇴근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시적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전망은 기후변화 연구에서 사용하는 SSP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분석 결과다. SSP는 인구 구조와 경제 성장, 에너지 이용 방식에 따라 미래 사회가 어떤 경로로 나아갈지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 변화를 함께 분석하는 국제 표준 시나리오다.
SSP1-2.6은 강력한 감축과 국제 협력이 이뤄지는 저탄소 경로를, SSP2-4.5는 현재 정책 흐름이 이어지는 중간 경로를 뜻한다. SSP3-7.0은 국가 간 협력이 약화되는 고배출 경로이며 SSP5-8.5는 화석연료 의존이 지속되는 최악의 고탄소 경로다. 숫자가 클수록 온실가스 배출 수준과 기후 위험도 커진다.
지도 기반 기후변화 예측 정보도 함께 강화됐다. 남한 상세 영역에는 산불 발생과 밀접한 실효 습도가 새로 포함됐고, 온대·아열대 기후구 변화와 산불기상지수 등 기후변화 영향정보 12종이 추가됐다.
기후변화 감시정보도 강화된다. 기존 36종의 핵심기후변수 자료에 더해, 성층권 오존과 미세입자 크기별 수농도 등 실시간 지구 대기 감시 자료 6종, 운량·적설 등 대기·지표 핵심기후변수 12종, 지면 알베도와 토양 수분 등 기상위성 관측정보 4종이 새로 제공된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새롭게 확대, 개편되는 이번 서비스는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이 기후위기 적응 대책을 수립하는 데 효율적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국민이 일상에서 기후변화 대응 행동을 실천하고 기후변화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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