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쇄 매각에 떠는 해운업계

파이낸셜뉴스       2025.12.30 16:45   수정 : 2025.12.30 16:45기사원문
현대LNG해운 印尼 매각이 쏘아올린 공
"SK해운·에이치라인해운 해외 매각 우려"
SK해운, LNG 부문 제외 내년 매각 본격화



[파이낸셜뉴스] 해운업계가 국적 선사의 해외 연쇄 매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LNG해운이 인도네시아 그룹에 팔리는 것을 시작으로, SK해운·에이치라인해운까지 해외 매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적 선사의 외국 자본행으로 한국의 전략물자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시각이다.

■현대LNG해운의 해외 매각 '뜨거운 감자'

30일 해운업계는 IMM PE, IMM인베스트먼트의 현대LNG해운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관계당국 등에 의견을 전달하고, 실력 행사에 나섰다. 한국해운협회는 물론 부산 시민단체인 부산항발전협의회,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까지 매각반대 성명에 가담했다.

해운협회는 현대LNG해운의 해외 매각으로 유사시 안정적으로 핵심에너지 수송을 전담하는 국적선사가 부족하게 되고, 핵심에너지인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송을 해외 선사에 의존하게 돼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김경훈 해운협회 이사는 "LNG운반선의 국적선 적취율은 2020년 27척(52.8%), 2024년 13척(38.2%), 2029년 4척(12%), 2037년 0척(0%)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운업계의 실력 행사에는 LNG운반선의 국적 선사 비중 축소를 넘어 연쇄 해외 매각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HMM도 글로벌 선복량 기준 세계 8위 해운사에 머물며 K-해운의 규모가 글로벌 대비 크지 않은 가운데, 경쟁력을 더 낮출 수는 없다는 절박함이다. 한진해운 파산의 상흔도 위기감에 한몫한다.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도 매각 우려

해운업계가 연쇄 해외 매각을 우려하는 곳은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이다.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은 대형 사모펀드(PEF) 운영사인 한앤컴퍼니가 각각 2018년, 2014년 인수했다. 두 회사의 임직원은 총 2500여명에 달한다. 해운업계에서는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이 최근 부산으로 본사를 옮긴 것을 두고 해외 매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빠르면 내년부터 LNG 운송 부문을 제외하고 SK해운 매각에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몸값 4조원이 거론되는 만큼 LNG를 포함한 가스선을 제외하고 탱커(원유 운반선) 부문 매각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HMM에 매각 불발도 이같은 움직임을 부추기는 부분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에 원금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현대LNG해운 매각을 희망하고 있지만, IMM컨소시엄의 대주단의 반대가 있다"며 "대안 원매자로 포스코플로우에 매각하는 것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내년 상반기에 K-전략상선대를 만들기 위한 입법까지 추진한다. 내년에 기존선박 100척을 전략상선대로 지정하고, 2040년까지 200척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정치권에도 호소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전략물자 국적선박 확보를 통해 물류 안보 실현'에도 부합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K-전략상선대 법이 통과될 경우 국적선사의 해외 매각이 더 힘들어지는 만큼 한앤컴퍼니가 빠르게 매각을 위해 움직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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