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힘들면 바로 병원 가세요"..노인 낙상 치료 미뤄선 안돼
파이낸셜뉴스
2025.12.30 09:22
수정 : 2025.12.30 09:22기사원문
고관절 골절, 겨울철 노인들에게 흔하게 발생
고령층의 경우 고관절 골절 사망위험도 높여
[파이낸셜뉴스] 겨울철 빙판길에서 발생하는 낙상은 노인들에게 뇌 손상과 고관절 골절 등 심각한 건강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낙상 직후 별다른 통증이나 외상이 없어 병원 방문을 미루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빙판길에서 넘어지며 머리를 부딪히는 경우 뇌진탕, 두개골 골절, 뇌출혈 등 두부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을 앓거나 항응고제, 항혈소판제 등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 중인 노인은 낙상 후 지연성 뇌출혈 위험이 높다.
30일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백장현 교수는 "노인들은 뇌 위축으로 두개골과 뇌 사이 공간이 넓어 작은 충격에도 뇌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고위험군 노인은 며칠 이상 증상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낙상 직후 괜찮다가 수일에서 수주 뒤 두통, 구토, 의식저하, 보행 이상, 성격 변화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뇌 영상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관절 골절 역시 겨울철 노인 낙상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손상이다.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지 뼈를 연결하는 관절로, 체중을 지탱하고 걷기 등 일상적인 움직임에 관여한다.
노화로 인해 뼈 밀도가 낮아지고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이 줄어들면서 충격 흡수 능력이 떨어져 노인에게 고관절 골절이 흔하다.
강북삼성병원 정형외과 박재형 교수는 "고관절 골절을 입으면 걷고 뛰는 것이 어렵고 잠시 서 있는 것도 힘들어진다"며, "노인의 경우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게 되면 신체가 점차 쇠약해지고 욕창, 폐렴, 요로감염,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이 동반돼 사망 위험까지 커진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겉으로 보이는 외상이 없고 초기 통증이 크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걸을 수 있어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있는데,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골절 부위가 어긋나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보행 능력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낙상 이후 엉덩이나 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체중을 싣기 어렵다면 빠르게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인 낙상 사고 후 병원 방문을 미루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으며, 의료진은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신속한 진료를 권고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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