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엔비디아發 가격 인상 도미노"...삼성·SK, 반도체 슈퍼사이클 탄다
파이낸셜뉴스
2025.12.30 16:54
수정 : 2025.12.30 16:53기사원문
TSMC, 첨단공정 고객사 몰리며 수율 압박
삼성, GAA 기술 앞세워 고객사 확보 총력
메모리 가격, 내년까지 최대 40% 상승 전망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와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반도체 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 도미노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메모리 양축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첨단공정 수요 폭증...TSMC, 초미세 공정 요금 줄인상
30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내년 1월부터 3나노미터(㎚) 이하 첨단공정 가격을 단일 자릿수 비율로 인상할 계획이다.
이번 가격 조정은 첨단공정 수요 급증과 수율 확보 경쟁에 따른 것으로 오는 2029년까지 매년 인상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가격 인상 폭이 3~1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TSMC는 올해 3·4분기 기준, 5나노 공정이 전체 웨이퍼 매출의 37%, 3나노 공정이 23%를 차지해 첨단공정 의존도가 70%를 넘는다. 브로드컴·엔비디아·슈퍼마이크로 등 주요 인공지능(AI) 반도체 고객사 수요가 몰리며 TSMC의 초미세공정 수율 확보와 공급 병목 우려도 커지고 있다.
TSMC와 함께 초미세 파운드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TSMC의 가격 인상 국면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신규 고객 유치를 겨냥해 기술 경쟁력을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3년 전부터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3나노 공정에 적용해 현재는 2세대 공정 양산에 돌입한 상태다. 해당 공정은 기존 대비 △칩 면적 35% 축소 △소비 전력 40% 절감 △성능 30% 향상 등의 강점을 갖췄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테슬라, AMD 등 글로벌 빅테크 고객과 직접 접촉하며 반도체 동맹 전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AI 칩 'AI6'를 양산할 계획이다. 또 TSMC가 맡기로 했던 'AI5' 칩 일부 물량도 삼성 수주로 전환되며 공급처 다변화에 성공했다.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의 올해 3·4분기 기준 수주 총액은 165억4400만달러로 구글·애플 등 5대 고객사 매출 비중은 전체의 14%를 차지한다.
GPU 가격 인상, 메모리 수요도 고공행진
메모리 분야에선 엔비디아와 AMD가 각각 내년 1~2월부터 AI 데이터센터용 GPU를 포함한 전 제품군에 단계적인 가격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AI 서버용 GPU는 대부분 장기 공급 계약으로 이뤄지는 만큼 현재 체결 중인 계약에 인상분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GPU 원가 구조상 메모리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및 가격 상승이 5세대 HBM3E를 선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본격적인 수혜를 볼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내년 2·4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이 최대 40%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글과 아마존이 내년 출시 예정인 텐서처리장치(TPU)와 트레이니움에 HBM3E를 탑재할 계획으로 해당 제품은 전 세대 대비 HBM 탑재량이 20~30%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예상 매출액은 392조5451억원, 영업이익은 85조4387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영업이익 100조원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최근 3개월 새 66% 상승해 기존 45조9060억원에서 76조143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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