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동산 상승에 日억대 소득자 10년새 2배 증가
파이낸셜뉴스
2026.01.04 10:39
수정 : 2026.01.04 10: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에서 지난해 연 소득 1억 엔(약 9억2175만원)이 넘는 고소득자가 3만3800명으로 집계됐다. 4년 연속 증가세이자 10년 새 2배 증가한 수준이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자산 증식이 소득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4일 아사히신문이 일본 국세청 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확정 신고한 2336만명 중 소득 1억 엔 이상은 3만8000명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2014년(1만7000명)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2배 늘어난 것이다.
소득 구간별로 살펴보면 1억 엔 초과~2억 엔 이하(약 9억2175만 초과~18억4350만원 이하)가 2만5000명, 2억 엔 초과~5억 엔 이하(약 18억4350만원 초과~46억원 이하)가 9000명, 5억 엔 초과(약 46억원 초과)가 4000명으로 나타났다.
연 소득 증가 요인 중 하나는 주식과 부동산 가격 상승이 꼽혔다. 고소득자는 급여나 사업 소득뿐 아니라 주식·부동산 매매로 발생하는 '양도소득'의 비중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아사히는 "일해서 버는 돈보다 자산에서 얻는 수입이 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연 소득 1억 엔이 넘는 고소득자의 절반 가까운 1만5000명이 도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소득 신고자 가운데 소득 1억 엔 초과자는 신고자 1만 명당 8.8명이었다. 업종별로는 병원·진료소가 329.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변호사 149.1명, 프로 선수·경기 관계자·프로 기사 102.4명 순이었다. 연예 관계자는 16.9명이었다.
연 소득을 기준으로 한 국세청 통계와 달리 보유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노무라종합연구소 조사에서도 부유층 증가 현상이 확인됐다.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순금융자산(금융자산-부채)' 기준으로 '부유층(1억~5억 엔 미만)'과 '초부유층(5억 엔 이상)'은 165만3000가구였다. 2021년 조사 대비 11%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023년에는 주가 상승으로 운용자산이 불어나 부유층이 늘어났다. 연령별로는 40대 후반과 50대 회사원에서 부유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처럼 고소득자가 늘어나면서 연 소득 1억엔 정도까지는 소득세 부담률이 높아지고 1억엔을 넘어서면 오히려 낮아지는 이른바 '1억엔의 벽'을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소득세는 소득이 높을수록 세율이 올라가는 '초과 누진과세'다. 900만 엔 초과에는 33%, 1800만 엔 초과에는 40%, 4000만 엔 초과에는 45% 등 5~45%까지 7단계로 소득세율이 올라간다.
그럼에도 1억 엔 초과자의 부담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주식·부동산 등 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자산소득은 근로소득 과는 별도로 세율 15%(주민세 5% 별도)의 분리 과세가 적용돼 전체 부담률이 낮아진다.
주식 매각차익 등을 근로소득과 분리해 과세하는 방식은 해외에서도 일반적이다. 일본에서도 한 때 금융소득 과세 재검토론이 제기돼 왔지만 주식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초고소득자에 대한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지난해 말 마련한 '2026년도 세제 개편안' 초안에서 약 6억 엔 이상의 고소득자(약 2000명)에 대한 과세 강화안을 포함했다.
총소득에서 일정 공제액(1억6500만 엔)을 뺀 뒤 세율 30%를 곱한 금액과 통상의 소득세액을 비교해 통상의 소득세액이 더 적을 경우 그 차액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이는 2027년분 소득세부터 적용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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