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보려고 집 팔 기세"… 티켓 한 장에 '3억 3천', 제정신인가
파이낸셜뉴스
2026.01.26 19:00
수정 : 2026.01.26 19:16기사원문
2026 북중미 월드컵 '암표 전쟁' 점입가경
결승전 리셀가 23만 달러 육박… 지방 아파트 한 채 값
FIFA 회장 "미국이라 어쩔 수 없어"… 수수료 30% '뒷주머니' 챙겨
[파이낸셜뉴스] "축구공이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지기라도 한 걸까."
24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FIFA 공식 재판매 플랫폼에 올라온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티켓 가격은 최고 23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억 3,5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 지방 도시의 브랜드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고, 최고급 슈퍼카 한 대를 뽑을 수 있는 금액이다. 공식 책정 가격인 4,185~8,680달러(약 610만~1,263만 원)조차 일반 직장인의 월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인데, 2차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와 비교하면 최대 5배 이상 폭등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구 종가' 유럽과 남미 팬들 사이에서는 "이 돈이면 집에서 85인치 TV를 사고 남은 돈으로 차를 바꾸겠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것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태도였다. 인판티노 회장은 가격 폭등 우려에 대해 "많은 팬이 티켓을 되팔아 이익을 챙기려 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에서는 재판매가 합법이라 FIFA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오히려 "이번 대회는 4주 만에 지난 100년간 판매된 티켓 수요를 뛰어넘었다"며 흥행을 자랑하기에 바빴다. 팬들의 지갑 사정보다는 대회의 상업적 성공에만 취해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더욱 기막힌 사실은 FIFA가 이 '미친 가격'을 은근히 반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FIFA는 재판매 플랫폼에서 거래가 성사될 때마다 판매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챙긴다. 예컨대 3억 원짜리 티켓이 팔리면, FIFA는 가만히 앉아서 약 1억 원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셈이다. 티켓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FIFA의 금고는 두둑해진다. 암표상을 욕하면서도 뒤로는 웃고 있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 월드컵 직관은 순수한 열정만으로는 불가능한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렸다. 4개월 뒤, 그라운드 위 선수들의 몸값보다 관중석에 앉은 사람들의 티켓값이 더 화제가 되는 진풍경이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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