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등 “미 테크기업 규제도 작용한 듯”, WSJ

파이낸셜뉴스       2026.01.28 05:05   수정 : 2026.01.28 08:43기사원문
쿠팡 둘러싼 한국 내 조사와 입법 움직임, 미국의 우려 키웠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수입 상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힌 배경을 두고, 한국 내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조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주 미국을 방문해 JD 밴스 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측이 쿠팡 등 미국 기술 기업을 차별적으로 다루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백악관은 이번 관세 조치가 한국의 무역 합의 이행 문제 외에 다른 요인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조사 움직임을 문제 삼고 있으며, 이것이 이번 관세 인상 압박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특히 쿠팡을 둘러싼 한국 내 조사와 입법 움직임이 미 행정부와 의회의 우려를 키웠다고 전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주 워싱턴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한국 내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와 조사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미국 측은 쿠팡 등 미국 기술 기업을 차별적으로 규제하거나 조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김 총리와의 회동에서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이 한국 내에서 규제나 조사 과정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부통령실은 해당 회동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공식 논평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논의는 한미 간 통상 긴장이 고조되기 직전에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국회가 한미 간 잠정 무역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다며, 한국산 자동차·의약품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를 15%에서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무역 합의에는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고, 미국 기술 기업을 차별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이유로 무역 합의 비준 지연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다만 백악관은 WSJ 보도와 관련된 해석에 선을 그었다.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하했지만, 한국은 합의에서 약속한 부분을 이행하는 데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며 “기술 규제나 다른 현안은 이번 결정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에서는 쿠팡을 대상으로 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국회와 당국의 조사 및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쿠팡은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한 이후 미국 기업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매출 대부분은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 기술 기업 규제를 둘러싼 이견은 이미 한미 무역 합의 이행 과정에서도 문제로 제기된 바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 12월 한국의 디지털 규제와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조치를 이유로 한국 정부와의 예정된 회의를 취소한 바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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