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시세조종' 운용사 대표 징역 3년…가상자산법 위반 1호 사건
파이낸셜뉴스
2026.02.04 16:18
수정 : 2026.02.04 22:00기사원문
검찰 부당이득 산정액은 증거부족으로 불인정
[파이낸셜뉴스] 자동 매매 프로그램으로 가상자산(코인) 시세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코인 운용업체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024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코인 불공정 거래에 대한 제재가 이뤄진 후 검찰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패스트트랙(신속수사전환)으로 넘겨받은 첫 사건의 재판 결과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이정희 부장판사)는 4일 오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코인 업체 대표 이모씨(35)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억원·추징금 8억4656만3000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한 거래 형성 기능을 저해하고 일반 투자자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불특정 다수의 일반 투자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칠 위험을 초래해 비난 가능성 또한 크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반성하지 않아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법 시행에 따라 위법 소지를 인식했음에도 범행을 대담하게 저지른 바 수법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강모씨(30)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강씨는 이씨의 지시에 따라 단순히 기계적인 업무만 맡았다며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재판부는 "범행의 구조와 목적을 알고도 지속적으로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2024년 7월 22일부터 10월 25일까지 자동 매매 프로그램을 이용해 특정 코인의 거래량을 급증시키고, 대량의 허수 매수 주문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매수세 유입을 가장하며 시세를 조종한 뒤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해외 코인 발행재단이 제공하는 코인 물량 201만개를 브로커 알선을 통해 국내 거래소에서 위탁 판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검찰은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수익의 55%는 코인 발행재단이, 나머지 45%는 이씨와 브로커가 절반씩 나눠 갖기로 공모한 것으로 봤다. 아울러 이들이 거래한 코인의 일일 평균 거래량은 범행 전 16만개 수준이었으나, 범행이 개시되자 245만개로 15배가량 폭증했으며 이 중 89%는 이씨의 거래 물량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가운데 피고인들이 코인 약 122만개를 순매도해 약 71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부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주문별 체결가나 거래 수수료, 코인 취득원가 등을 객관적으로 특정하기 어려워 부당이득액을 정확히 산정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약 230억원, 강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