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토큰화 시장 1년새 30배 증가…월렛에서 美 주식 거래

파이낸셜뉴스       2026.02.10 06:00   수정 : 2026.02.10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주식 토큰화 시장 규모가 지난달 말 기준 10억달러에 육박하며 전년동기대비 약 30배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토큰화증권에 대한 규제 가이던스를 발표해 제도적 불확실성을 낮추면서,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 등 전통 거래소가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를 수용하기 시작한 결과로 풀이된다.

10일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센토라에 따르면 토큰화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기준으로 약 9억6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200만달러에서 약 2900% 증가한 수치다. SEC 규제 방향이 명확해지면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앞서 SEC는 토큰화 증권에 대한 공식 성명을 통해 토큰화는 소유권 기록 방식을 분산원장기술(DLT)로 전환하는 기술적 변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증권의 법적 성격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토큰증권에도 기존 연방 증권법상의 등록·신고·공시 체계가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원칙을 명시한 것이란 분석이다.

나스닥도 미국 주식에 대해 주 5일 기준 하루 23시간 거래를 허용하는 ‘23x5 거래 시스템’을 이르면 올 하반기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존 증권 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거래 및 결제 효율성을 높이는 보완적 수단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앞서 로빈후드도 일요일 오후부터 금요일 오후까지 이어지는 ‘24/5 거래’를 운영하며 새로운 고객층을 흡수하고 있다.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에 따르면 장전·장후 거래 비중은 과거 한 자릿수 초반에서 최근 일일 거래량의 약 10% 수준까지 확대됐다.

특히 미국 토큰증권 인프라 기업 시큐리타이즈는 블랙록의 ‘비들(BUIDL)’ 펀드 등 기관 자산 토큰화 수요를 흡수하며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뿐만 아니라 안전자산인 국채 토큰화 시장도 격전지다. 서클(Circle)의 ‘USYC’가 블랙록 비들의 시가총액을 빠르게 추격하며 상위권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USYC는 파생상품 및 프라임 브로커리지 담보 인프라에 조기 통합되면서 자금 유입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디지털자산 관리 서비스 메타마스크는 온도 파이낸스와 협력해 가상자산 지갑(월렛)에서 직접 토큰화된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국 외 지역 사용자들은 증권 계좌 개설 없이 월렛에서 테슬라·애플·엔비디아 등 200개 이상 미국 토큰증권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증권이 특정 거래소나 중개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월렛이란 새로운 유통 채널을 통해 배포되는 구조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국내 자본시장도 최근 토큰증권(STO) 관련 법 개정을 마무리하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경쟁의 초점이 ‘국가 단위의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감당할 시스템을 갖췄는가’로 수렴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사례에서 보듯 시스템 장애나 시장 교란은 투자자 신뢰에 치명적인 만큼, 인프라 완성도가 시장 선정의 최우선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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