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옷 안입어 민망" 비키니 차림 해변 버스 '탑승금지' 논란
파이낸셜뉴스
2026.02.15 09:53
수정 : 2026.02.15 14: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호주 시드니의 한 지방 의회가 해변 노선 시내버스 내 수영복 차림 승객의 탑승을 제한하기로 결정하며 공공장소 복장 규범에 대한 논쟁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해당 공지문은 이용객들에게 “적절한 복장을 갖춰 달라”고 당부하며 “수영복 위에는 반드시 겉옷을 입어야 한다”는 지침을 명시했다.
승객의 탑승 허가권은 전적으로 버스 운전사의 판단에 위임됐다.
이러한 조치는 수영복 차림의 승객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낀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시행됐다. 보도에 따르면 특히 나이가 많은 통근자들을 중심으로 이번 제한 조치에 찬성하는 여론이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취재진과 만난 한 중년 여성은 “우리는 좀 구식이라 대중교통에서는 사람들이 옷을 제대로 입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 승객 또한 “버스는 좁고 밀폐된 공간이라 노출이 심한 복장은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한 남성 주민도 “거의 옷을 입지 않은 사람을 보면 민망할 때가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규정의 모호함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한 젊은 여성은 “그렇다면 운동복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어디까지를 허용할지 선을 긋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 지방 의회 웹사이트의 버스 이용 규정에는 음식물 섭취나 흡연 금지, 서프보드 소지 제한 등은 포함되어 있으나 복장 관련 규정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CNN은 이번 사태가 과거 호주를 뒤흔들었던 ‘비키니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1961년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는 복장 규정을 어긴 여성 50여 명이 집단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당시 당국은 수영복 길이를 엄격히 단속했으나, 이후 ‘적절하고 충분한’ 수준의 수영복이라면 허용하는 방식으로 규제가 풀렸다.
호주에서는 최근까지도 해변 복장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에는 골드코스트 거리에서 노출이 심한 비키니 착용 금지 여부를 두고 찬반 양측이 대립하는 시위가 전개되기도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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