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김길리 좀 내버려둬"… 레이스 중에도 '쾅', 끝나고도 '쾅', 대체 왜 이러나
파이낸셜뉴스
2026.02.16 09:00
수정 : 2026.02.16 12:20기사원문
"등 뒤에 자석이라도 붙었나"… 결승선 통과하고도 '황당 봉변'
"민폐도 이 정도면 재앙"… 하필 4번이나 넘어진 스토더드 바로 뒤에 김길리
"제발 근처에 오지 마세요"… 실력보다 '피하기'가 더 힘든 밀라노
[파이낸셜뉴스] 도대체 김길리(22·성남시청)에게 왜들 이러는 걸까. 굿이라도 한 판 벌여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밀라노의 빙판이 김길리에게 유독 가혹하다 못해 황당할 지경이다.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000m 예선 현장. 김길리가 또 넘어졌다.
이번엔 경기 중도 아니었다. 1위로 여유 있게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였다.
상황은 이랬다. 김길리는 예선 6조에서 깔끔한 인코스 추월로 네덜란드의 미쉘 벨제부르를 제치고 가장 먼저 들어왔다.
긴장을 푸는 찰나, 뒤따라 들어오던 벨제부르가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더니 김길리를 그대로 덮쳤다.
멀쩡히 서 있던 김길리는 영문도 모른 채 엉덩방아를 찧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고 스스로 일어났지만, 지켜보는 팬들 입장에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김길리 등에 자석이라도 붙어있나?"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장면이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장면이겠지만, 팬들이 이 장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불과 닷새 전, 전 국민의 혈압을 오르게 했던 '그 사건'의 트라우마가 아직 생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혼성 계주 준결승. 미국의 코린 스토더드가 혼자 넘어지며 하필이면 바깥쪽에서 잘 달리고 있던 김길리를 '논개 작전' 마냥 물고 늘어졌다.
이 충돌로 한국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김길리는 오른팔까지 다쳤다. 스토더드는 그날 하루에만 세 번이나 넘어지며 '인간 볼링공'이라는 오명을 썼다. 김길리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었다.
황당한 것은 김길리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줬던 스토더드의 근황이다. '김길리의 악몽' 스토더드는 이날 1000m 예선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또 넘어졌다. 이번 대회에서만 무려 네 번째 '꽈당'이다.
한국 팬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면 실력이 아니라 민폐다", "혼자 넘어지는 건 자유지만 남의 인생까지 망치진 말자"는 격앙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스토더드의 SNS가 한국 팬들의 성토로 초토화되어 댓글 창이 닫힌 건 덤이다.
결과적으로 김길리는 이번 대회 내내 '남 탓'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중에 들이받히고, 경기 끝나고 밀쳐지고.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김길리는 여자 1000m와 1500m 그리고 계주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김길리가 과연 이 지독한 불운을 이겨내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설 수 있을까. 여하튼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제발 이제 그만 넘어졌으면 좋겠다" 새벽 잠을 설치며 쇼트트랙을 응원하는 팬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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