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치료길 열리나...日 'iPS세포' 치료제 승인 신청
파이낸셜뉴스
2025.08.06 09:59
수정 : 2025.08.06 09:59기사원문
임상서 운동 기능 개선 확인
'조건부 승인'으로 실용화 시동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제약사 스미토모파마가 파킨슨병을 대상으로 한 다능성줄기(iPS)세포 치료제에 대해 후생노동성에 제조·판매 승인을 신청했다. iPS세포가 실용화 단계에 접어든 첫 사례로, 일본이 주도해온 재생의료 기술의 산업화에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파킨슨병은 뇌 속 도파민 생성 신경세포가 줄어들며 운동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일본 내 환자는 약 30만명에 달한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스미토모파마가 개발한 이번 치료제는 타인의 iPS세포에서 도파민 생성 세포의 전구체를 만든 뒤, 이를 환자의 뇌에 직접 이식하는 방식이다. 교토대학과 공동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는 투여된 환자 6명 중 4명에게서 운동 기능이 개선되는 반응이 확인됐고 중대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뇌에 정착한 세포가 실제로 도파민을 분비한 사실도 관찰됐다.
다만 해당 임상의 규모가 작아 이번 승인은 '조건부 조기 승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시판 후 일정 기간 안에 유효성과 안전성 관련 데이터를 추가 제출하는 조건부 승인 제도다. 스미토모파마는 미국에서도 더 큰 규모의 임상을 개시했으며 일본 내에서도 후속 임상에 빠르게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 승인 신청은 일본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iPS세포가 의료 현장에 적용되는 첫 사례로 그 자체로도 상징성이 크다. iPS세포는 2007년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인간 유래 세포에서 개발에 성공한 기술로,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어 장기나 조직 재생에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아왔다. 그간 일본은 세계 연구개발을 선도해왔지만 아직 실용화에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해외에선 미국과 중국, 호주 등도 파킨슨병, 암, 장기이식 합병증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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