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세빈 "40대, 연기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다시 만난 기회 기뻐"
뉴스1
2025.12.01 13:24
수정 : 2025.12.01 13:24기사원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명세빈이 '중년'에 다시 배우로서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명세빈은 극 중 남편 김낙수(류승룡 분)가 대기업 부장이 되기까지 알뜰살뜰하게 보필해 온 가정주부 박하진을 연기했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며 헌신했지만, 김낙수의 승진이 불투명해지고 노후 준비도 버거워지자, 생계 전선에 뛰어드는 아내다.
명세빈은 섬세한 감정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박하진의 젊은 시절을 연기할 때는 자연스러운 서울 사투리로 시대적 배경을 살렸고, 남편과 아들 또 여동생과 저마다 다른 색깔의 케미스트리를 완성하며 재미를 선사했다. 명세빈은 가족 사이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물 박하진으로서 지혜롭고 다정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하며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N인터뷰】①에 계속>
-김낙수에 대한 생각도 그렇듯, 주변 사람들에 대한 짠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 많은 인생 경험에서 나오는 생각인가.
▶김낙수가 미안하다고 하는데 자기 한계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 아닌가. 최선을 다해서 살았는데 그게 뭐가 그렇게 미안할까,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알 수 없는 것이니까. 모두가 짠하다고 생각한다. 40대 중반이 됐을 때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 40대가 됐을 때 주변에서 '여기서 버틸 수 있을까' '내가 뭔가 할 수 있을까'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나도 그랬다. 나이 숫자 앞자리가 바뀌면 그 나이에 맞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50대가 되니까 낙수가 나 같고, 하진이 나 같다. 나도 40대에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아프리카 봉사 활동을 가서 아이들을 만났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 (연기 없이) 나의 재능을 이용해서 도울 수 있는 게 있을까? 없더라. (연기를)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업종을 바꿔서 내가 좋아하는 꽃을 배우려고 했다. 그러다가 예상치 못하게 '닥터 차정숙'이 들어왔다. 그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고 '나는 계속 연기를 해야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과거 신비주의, 청순 이미지를 벗고 '닥터 차정숙' 이후 활동이 더욱 다양해졌다.
▶'이것도 했는데 저것도 해보자!' 이런 마음이다. 물론 어렵고 힘든 점도 있었다. 더 많이 유연해졌다. 신비주의 없이 나를 표현하고 나의 부족함을 보이거나 실수하는 것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됐다. 젊을 때 인생도 있지만, (나이를 먹고도)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고 그게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면서도 바라는 것, 소망을 잃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이 작품에서 특히 연기 호평이 컸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 걱정이다. 다음 작품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감독님과 류승룡 씨가 큰 힘이 됐다. 나도 나를 보는 것이 성숙해진 것 같고 유연해졌다. 내가 어떤 부분에서는 단단해진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집중하고 자연스럽게 몰입하면서 더 재미있게 연기하고 싶다. 제 2의 전성기? 너무 좋다. 또 다른 느낌이다. 뭐랄까,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진 느낌이다. 내가 20대를 돌아보면서 그때 못했던 것을 떠올린다.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이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아쉬웠던 것을 풀 기회를 만난 것 같다.
-청순, 첫사랑의 대명사에 대해서는.
▶부끄럽고 탈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너무 감사하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항상 청순할 수는 없는지라 자유롭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도전하고 싶은 연기는.
▶'우행시' 같은 영화에 감독님처럼, 팀워크와 성장 노력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액션까지는 아니지만 확 달라지는 보스의 모습도 표현해 보고 싶다. 그런 악한 역할도 꼭 하고 싶은 꿈이 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더욱 커진 시기인 것 같다.
▶연기가 재미있다. 20대 때 못 느꼈던, 감독님과 대화하고 동료들과 호흡하는 재미를 느낀다. 새로운 걸 도전하는 재미도 있고 점점 더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준 작품인데, 배우로서 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명세빈이 받은 것은 무엇인가.
▶낙수와 하진의 삶을 통해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끝'이 아니라 '또' 할 수 있다는 것, 내 인생과 맞물려서 생각하게 됐다. 위로보다 내가 이미 겪은 것이기도 하고 또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용기를 전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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