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명세빈이 '중년'에 다시 배우로서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JTBC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부장'/극본 김홍기, 윤혜성/연출 조현탁)에서 박하진 역할을 연기한 명세빈은 1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가졌다.
명세빈은 극 중 남편 김낙수(류승룡 분)가 대기업 부장이 되기까지 알뜰살뜰하게 보필해 온 가정주부 박하진을 연기했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며 헌신했지만, 김낙수의 승진이 불투명해지고 노후 준비도 버거워지자, 생계 전선에 뛰어드는 아내다.
명세빈은 섬세한 감정 연기로 극을 이끌었다.
<【N인터뷰】①에 계속>
-김낙수에 대한 생각도 그렇듯, 주변 사람들에 대한 짠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 많은 인생 경험에서 나오는 생각인가.
▶김낙수가 미안하다고 하는데 자기 한계에서 최선을 다해 사는 것 아닌가. 최선을 다해서 살았는데 그게 뭐가 그렇게 미안할까,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알 수 없는 것이니까. 모두가 짠하다고 생각한다. 40대 중반이 됐을 때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 40대가 됐을 때 주변에서 '여기서 버틸 수 있을까' '내가 뭔가 할 수 있을까'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나도 그랬다. 나이 숫자 앞자리가 바뀌면 그 나이에 맞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50대가 되니까 낙수가 나 같고, 하진이 나 같다. 나도 40대에 계속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아프리카 봉사 활동을 가서 아이들을 만났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 (연기 없이) 나의 재능을 이용해서 도울 수 있는 게 있을까? 없더라. (연기를)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업종을 바꿔서 내가 좋아하는 꽃을 배우려고 했다. 그러다가 예상치 못하게 '닥터 차정숙'이 들어왔다. 그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고 '나는 계속 연기를 해야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과거 신비주의, 청순 이미지를 벗고 '닥터 차정숙' 이후 활동이 더욱 다양해졌다.
▶'이것도 했는데 저것도 해보자!' 이런 마음이다. 물론 어렵고 힘든 점도 있었다. 더 많이 유연해졌다. 신비주의 없이 나를 표현하고 나의 부족함을 보이거나 실수하는 것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됐다. 젊을 때 인생도 있지만, (나이를 먹고도)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고 그게 우울한 것만은 아니다. 그러면서도 바라는 것, 소망을 잃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이 작품에서 특히 연기 호평이 컸다.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 걱정이다. 다음 작품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감독님과 류승룡 씨가 큰 힘이 됐다. 나도 나를 보는 것이 성숙해진 것 같고 유연해졌다. 내가 어떤 부분에서는 단단해진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집중하고 자연스럽게 몰입하면서 더 재미있게 연기하고 싶다. 제 2의 전성기? 너무 좋다. 또 다른 느낌이다. 뭐랄까,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진 느낌이다. 내가 20대를 돌아보면서 그때 못했던 것을 떠올린다.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이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아쉬웠던 것을 풀 기회를 만난 것 같다.
-청순, 첫사랑의 대명사에 대해서는.
▶부끄럽고 탈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너무 감사하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항상 청순할 수는 없는지라 자유롭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도전하고 싶은 연기는.
▶'우행시' 같은 영화에 감독님처럼, 팀워크와 성장 노력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액션까지는 아니지만 확 달라지는 보스의 모습도 표현해 보고 싶다. 그런 악한 역할도 꼭 하고 싶은 꿈이 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더욱 커진 시기인 것 같다.
▶연기가 재미있다. 20대 때 못 느꼈던, 감독님과 대화하고 동료들과 호흡하는 재미를 느낀다. 새로운 걸 도전하는 재미도 있고 점점 더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준 작품인데, 배우로서 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명세빈이 받은 것은 무엇인가.
▶낙수와 하진의 삶을 통해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끝'이 아니라 '또' 할 수 있다는 것, 내 인생과 맞물려서 생각하게 됐다. 위로보다 내가 이미 겪은 것이기도 하고 또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용기를 전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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