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프라틱 사커 "AI는 혁신이자 위협…단일한 정의도, 단일한 미래도 없다"
파이낸셜뉴스
2025.12.09 11:02
수정 : 2025.12.09 11:02기사원문
AI 둘러싼 4대 주요 담론 소개
사커 교수는 먼저 기술계 주요 인물들의 발언을 인용하며 "AI가 불이나 전기보다 혁명적이라는 주장부터, 노동이 사라지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주장, 심지어 'AI 연구 1년이면 신의 존재를 믿게 된다'는 주장까지 혼재돼 있다"며 과도한 '매혹'과 '공포'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현상 자체가 AI의 복잡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사커 교수는 AI를 해석하는 네 가지 주요 담론들을 제시했다.
두 번째 담론은 인간과 AI를 '협력적 파트너'로 보는 관점이었다. 그는 투자 자문, 그래픽 디자인 등에서 인간·AI 조합의 성과가 한 주체의 단독 작업보다 높게 나타난 사례를 제시하면서도 "AI와의 협업은 인간에게 불확실성과 부담을 동반한다"고도 짚었다.
세 번째는 AI를 '거버넌스·데이터 윤리'의 문제로 규정하는 담론이었다. △편향·차별 △사생활 침해 △민주주의 훼손 △책임성 불투명성 등을 다루는 연구 흐름인데, 이와 관련해 사커 교수는 "책임 있는 AI는 '0 아니면 1'식의 문제처럼 단순하지 않다"면서 조직은 효율성과 윤리 준수 사이의 긴장을 실질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담론은 AI를 인간 존재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보는 관점이었다. 사커 교수는 △AI가 인간 지능을 모든 영역에서 능가하는 '초지능'의 등장 △인간의 기술 통제력 상실 △알고리즘 오염 △편의성과 효율을 얻는 대신 인간성과 자율성 등을 잃는 '파우스트'적 거래 등 개념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사커 교수는 "각 담론들은 서로를 침묵시키기도 한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기술 낙관론이 윤리 문제를 가리고, 규제 중심 시각이 혁신의 기회를 놓치게 만드는 식으로 현실이 움직인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에게 한 가지 관점만이 아니라, 각 관점들의 전제와 편향을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질문은 실제 교육 현장에서 나타나는 변화와 관련된 것이었다. 사커 교수는 '학생들이 생성형 AI로 과제를 하지만 과정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유추·직관·상상력 같은 고차원적 사고 능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사람들이 '계산기 나왔을 때도 그랬다. 그런데 지금도 잘 살지 않느냐'라는 식으로 이 문제를 축소하거나 침묵시키려 한다"면서 "그러나 계산기와 생성형 AI는 같지 않다. 기술 의존으로 인한 탈숙련의 역사가 있었다고 해서 지금 상황도 똑같이 흘러갈 것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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