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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합의도 좋다"는 트럼프, '반쪽 종전' 서두른 이유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직전까지 접근했으나 알맹이인 핵 검증은 통째로 유예한 반쪽짜리 합의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치솟는 글로벌 유가와 내부 민심을 진정시켜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급함이 반영되면서 당초 대면 서명 조율에서 원격 전자서명이라는 고육책까지 수용했다는 지적이다. 일단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의 경제적 숨통을 트는 선에서 급한 불은 껐지만, 핵심 의제인 고농축 우라늄(HEU) 처리 방안 등은 향후 60일 뒤로 고스란히 미뤄둬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을 안고 임시 휴전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다만 이란이 아직 최종 서명 시점을 확정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도 계속되고 있다. 조급한 트럼프, 전자서명 배경은 이번 협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서명 방식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드 등에 따르면 당초 미국과 이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만나 대면 서명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막판에 14일 화상회의와 전자서명 방식으로 선회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일정 문제다. 트럼프는 15일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며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 부통령이 국내에 남는 것이 미국 정치권의 오랜 관례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그 이상의 의미를 읽는다. 협상 자체를 성사시키는 것이 형식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자신이 폐기한 지난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를 강하게 비판하며 더 강력한 합의를 약속해 왔다. 하지만 현재 거론되는 MOU는 완성된 비핵화 합의라기보다 핵 협상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정치적 틀에 가깝다. 트럼프가 서명 예고 글에서 비핵화보다 호르무즈 해협 즉각 개방을 먼저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전쟁 이후 국제유가 상승과 에너지 공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5%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최근 봉쇄 장기화 시 글로벌 원유시장이 '레드존'(위험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핵 문제의 최종 해결보다 유가 안정과 해협 정상화가 더 시급한 일이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초기 요구보다 현실적인 절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고농축 우라늄의 즉각 반출과 핵시설 해체, 강도 높은 국제 검증을 요구해 왔지만 현재 알려진 협상안에는 이런 사안들이 후속 협상 의제로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긴 전쟁? '두달 만 좀 쉬자' 현재 알려진 협상안이 실제 체결될 경우 양국은 급한대로 승자도 패자도 없는 합의를 하게 된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국제유가 안정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 이란 역시 제한적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접근 확대 가능성을 확보하며 경제적 압박을 일부 덜 수 있다. 전쟁 장기화와 제재로 심각한 외환 부족과 전력난에 시달려 온 이란으로서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 실제 이란은 최근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 일정을 발표하며 내부 체제 정비에 나서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가장 어려운 의제들은 모두 뒤로 밀려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이란은 무기급 직전 수준인 60%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해외로 반출하거나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자국 영토 내 관리 원칙을 고수해 왔다. IAEA 사찰 범위와 검증 방식 역시 양측의 입장 차가 큰 사안이다. 트럼프는 "적절한 시점에 핵 먼지를 확보해 희석하고 파괴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란의 강경 입장을 감안할 때 현실성이 낮다. 향후 60일 동안 어떤 비핵화 로드맵이 마련되느냐가 이번 합의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변수는 이스라엘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핵 역량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휴전이 추진되는 데 우려를 갖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미·이란 간 종전 협상이 속도를 내자 오히려 레바논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며 독자 행동을 나서기도 했다. 미 외교가에서는 "트럼프가 이란보다 네타냐후를 설득하는 것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호르무즈 재개방' 띄운 G7…李대통령·트럼프·올트먼 한자리에

[파이낸셜뉴스] 중동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프랑스에 집결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우크라이나 지원, 글로벌 경제 불균형 해소 방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엘리제궁에 따르면 G7 정상회의는 15~17일 프랑스 남동부 휴양지 에비앙레뱅에서 열린다. G7 회원국인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 정상들과 함께 한국, 브라질, 인도, 케냐, 이집트 등 초청국 정상들도 참석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캐나다 정상회의에 이어 2년 연속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한다. 주요국 정상들과 만나 중동 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경제안보 현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 첫날인 15일 저녁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G7 정상들이 중동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거시경제 불균형 문제를 논의한다. 엘리제궁은 특히 호르무즈 해협 항행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프랑스 측은 해상 연합군을 활용해 해협 통행을 재개하고 이를 통해 미국과 이란이 후속 협상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프랑스와 영국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다국적 협력체 구성을 주도하고 있다. 중동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이 군사 지원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만큼 이번 회의는 서방 진영 결속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둘째 날인 16일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G7 정상들이 별도 회의를 갖는다. 참석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군사·재정 지원 지속 방침을 재확인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실질적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영토 문제와 대러 제재, 전후 안전보장 체계 등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같은 날 G7 정상들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참석하는 오찬도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와 중동 해상 교통망 복원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위기 관련 회의에서는 공동성명 대신 의장국 결론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인공지능(AI)이 핵심 의제로 오른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기술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AI 발전 방향과 규범, 국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엘리제궁은 이 밖에도 온라인 아동 보호, 개발원조 개혁, 거시경제 불균형, 암 연구 협력 등을 주제로 G7 및 초청국 공동선언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北, "교전상대방 핵무장해제 운운은 공허한 망상"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한미가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열고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것과 관련해 "교전상대방의 핵무장해제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며 공허한 망상"이라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집단적 성격을 띤 미일한의 핵대결소동과 국제무대에서 주권국가에 위헌행위를 강요하려는 서방나라들의 불순한 기도를 엄정히 규탄배격"한다며 "도발행위의 반복성이 초래할 후과에 대해 경종을 울린다"고 비판했다. 대변인은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무의미한 반공화국비난수사와 핵위협공조는 되돌릴 수 없는 우리의 핵보유국지위에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며 "'비핵화'는 최종적으로 되돌릴 수 없이 종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핵방패구축은 외부로부터의 간섭과 위협을 억제하고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담보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합법칙적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일한 3개국이 아무리 강변해도 핵보유국으로서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현 지위를 절대로 변경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그 누구도 시대적 흐름 속에 영구적으로 실종된 '비핵화'를 건져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지난 11일 서울에서 NCG 제6차 회의를 열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내용을 명시한 공동언론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다운증후군 태아 낙태" 430만 유튜버 고백에..."히틀러식 발상" vs "부모 선택권"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구독자 430만명을 보유한 미국 유명 유튜버가 태아의 다운증후군 가능성을 이유로 임신 중절을 선택한 사실을 공개한 뒤 미국 사회에서 생명윤리와 장애 인식, 부모의 선택권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산전 검사 후 임신중절 소식 알린 유명 유튜버 미국 뉴욕포스트와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 채널 '맥저거너겟(McJuggerNuggets)'을 운영하는 제시 리지웨이(33)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아내 애슐리와 함께 임신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리지웨이 부부는 당초 성별 공개 행사까지 진행하며 첫 아이의 탄생을 준비했다. 그러나 산전 검사 과정에서 태아가 다운증후군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후 실시한 양수검사에서는 다운증후군 확률이 95%에 달한다는 진단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의사와 유전 상담사,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은 태아의 경우 최대 90%가 임신 중절로 이어진다는 통계도 확인했다"며 "다시 일어서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 다시 시도해 더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더 좋은 결과'…장애로 생명 가치 판단하나 이 발언은 온라인에서 거센 역풍을 불러왔다. 특히 '더 좋은 결과'라는 표현이 장애를 가진 태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처럼 비쳐 비판이 집중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리지웨이의 결정을 히틀러의 우생학적 사고에 빗대 비판했고, 장애인 단체와 다운증후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장애를 이유로 생명의 가치를 판단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지적했다. 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댓글과 SNS를 통해 가족 사진을 공유하며 "다운증후군 아이들도 가족에게 큰 기쁨과 사랑을 준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션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의 배우자이자 보수 성향 방송인인 레이첼 캄포스-더피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의 최대 90%가 낙태되고 있다"며 "유전자 검사의 발전이 오히려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막내딸 발렌티나를 언급하며 "우리 가족에게 일어난 최고의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소중한 존재" 해명에도 논란은 계속 논란이 확산되자 리지웨이는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내 아이들이 나보다 오래 살고 건강하게 살기를 바랐을 뿐이다. 다른 부모들이 다운증후군 아이를 키우기로 선택한 것을 존중한다"면서 자폐증이나 다운증후군을 가진 팬들에게 "여러분은 매우 소중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리지웨이는 일부 낙태 반대론자들로부터 '악인', '살인자', '히틀러와 같다'는 비난과 함께 지속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리지웨이가 현재 집에 보안 시설을 설치하고 침대 옆에 총기를 두고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미국 사회의 오랜 낙태 논쟁과도 맞물려 있다. 미국에서는 2022년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했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이후 낙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더욱 격화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6000명의 다운증후군 아기가 태어나고 있다. 의료기술 발달로 다운증후군 환자의 평균 수명도 과거 30세 수준에서 최근에는 60세 안팎까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英 현대 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향년 88세 타계

[파이낸셜뉴스] 20세기와 21세기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영국의 유명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가 11일(현지시간) 향년 88세로 타계했다. 독일 도이체벨레(DW)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호크니의 홍보 담당자 에리카 볼튼은 12일 성명에서 "호크니가 89세 생일을 약 한달 남기고 영국 런던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호크니는 1937년 7월 9일 영국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나 런던 왕립예술대를 졸업했으며 1964년에 미국으로 이주해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 오래 거주했다. 호크니는 30대가 되기도 전에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졌고, 이후로도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품 세계로 이름 자체가 하나의 장르처럼 여겨졌다. 그는 초상과 정물, 풍경을 넘나들고 관습적인 일점소실 원근법을 거부했으며 다양한 매체를 탐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호크니의 대표작으로는 로스앤젤레스(LA) 수영장 풍경을 담은 '더 큰 첨벙'을 비롯한 수영장 연작, 유명 패션 디자이너 부부를 그린 '클라크 부부와 퍼시' 등이 유명하다. 호크니는 2015년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나는 항상 더 보고 싶다"고 말했으며, 말년에는 디지털 기기와 예술을 접목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호크니는 2022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다른 걸 하고 있다"면서 고령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소재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의 상징적 수영장 그림 '예술가의 초상'은 2018년 뉴욕에서 9030만달러(약 1373억원)에 낙찰돼 생존한 예술가의 경매 신기록을 세웠지만, 1년 후 제프 쿤스의 '토끼'에 최고 자리를 내주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美·이란, 제네바서 종전 MOU 서명식 추진"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한 최종 조율에 들어간 가운데 스위스 제네바에서 서명식을 개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 합의안에는 60일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대이란 제재 일부 완화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합의문 문구에 사실상 동의한 상태로, 이제 이란 최고지도자의 최종 승인만 남겨둔 상황이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MOU 체결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스위스 제네바가 역사적 서명식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11일(현지시간) 미 공군 C-17 수송기 4대가 유럽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란과의 MOU 서명식에 참석할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장비와 인력을 선제적으로 이동시키기 위한 조치로 전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가 임박했다며 이번 주말 유럽에서 서명식이 열릴 수 있고, 자신 대신 밴스 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수의 중재국 외교 소식통과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카타르의 중재 아래 10일 밤 극적으로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카타르 특사 알리 알 타와디가 테헤란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협상을 진행했고,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 측과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으며 막판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 합의안의 핵심은 60일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다. 이란은 통행료 징수를 중단하고 30일 안에 해협 통항량을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기로 했다. 미국 역시 이에 상응해 해상 봉쇄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협 재개방 이후 이란의 원유 수출을 60일간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후속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추가 제재 완화를 검토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 문제는 이번 MOU보다 후속 협상의 핵심 의제로 넘어갈 전망이다. 잠정안에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으며 농축 우라늄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적 합의가 담겼지만 구체적 이행 방식은 추후 협상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감독 아래 이란 내에서 고농축 우라늄을 희석하는 방안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최대 쟁점 중 하나였던 동결 자금 문제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이란은 협정 체결과 동시에 일부 동결 자금 해제를 요구해 왔지만 합의문에 어떤 형태로 반영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비밀 부속합의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미국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이란, 카타르가 최근 인도적 물품 구매를 위해 카타르에 예치된 이란 자금을 일부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제한적 자금 해제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중재국 외교 소식통은 "당사국들과 협력해 협정 체결을 위한 마지막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며 "서명식 일정 확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이란,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통과 막아... 과정에서 폭발음

[파이낸셜뉴스]  이란 당국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진입하려던 유조선을 제지했다. 1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 등 외신은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구에서 폭발음이 들린지 얼마안돼 이란 당국과 사전 조율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걸프만으로 향하던 유조선이 제지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성명을 통해 남부 시리크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폭발음은 호르무즈 해협을 무단으로 통과하려던 선박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란 국영 방송은 혁명수비대 해군을 인용해 "이란 군 당국이 사전 협의 없이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 한 대가 전략적 수로에 진입하는 것을 저지했다"고 보도했다. 혁명수비대 해군은 "앞으로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라며, "사전 조율 없이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에 대해 '극도로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란 국영 방송은 남부 시리크와 반다르아바스(Bandar Abbas) 인근 해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음이 청취됐다고 보도했으나, 당시 정부 관계자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유보한 바 있다. 이번 혁명수비대의 발표로 해당 폭발음이 미승인 선박에 대한 경고 사격 등 군사적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것임이 확인됐다. 이번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극적인 합의 가능성을 시각화한 직후 발생해 주목을 받고 있다. 폭발음이 들리기 불과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예정되었던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고 밝히며 "이란과의 잠재적 협정을 위한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트럼프 "합의 임박"...네타냐후는 몰랐다, 또 변수?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전격 발표했지만 정작 핵심 당사자인 이스라엘은 관련 내용을 사전에 공유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핵시설 폐기와 미사일 제한 등 자국 요구사항이 최종 합의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종전 협상 최대 변수로 지목돼 온 이스라엘이 다시 판을 뒤집을 수 있는 'X팩터'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트럼프가 11일(현지시간) 이란과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공개 선언하자 당시 안보 관련 회의를 진행 중이던 베냐민 네타냐후가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고 CNN이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CNN에 "이스라엘은 어떠한 합의가 임박했다는 사실도, 합의가 승인됐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가 종전 합의안의 핵심 내용이 이스라엘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과 조율됐다고 주장한 것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채널12도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은 최종 합의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는 트루스소셜과 백악관 발언을 통해 미국과 이란이 사실상 합의에 도달했으며 최종 문서 작업만 남았다고 밝혔다. 그는 네타냐후와도 통화했다고 공개했다. 실제 이스라엘 총리실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통화하며 미국과 이란이 체결할 예정인 MOU에 대해 논의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총리실 성명은 미묘한 거리두기 성격이 강했다. 총리실은 "이스라엘은 해당 MOU의 당사국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최종 합의에는 △농축 핵물질 폐기 △우라늄 농축시설 해체 △미사일 생산 제한 △헤즈볼라·후티 반군 등 친이란 세력 지원 중단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협상 노력에 감사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MOU 체결만으로 전쟁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이를 두고 "잠재적 합의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담긴 성명"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MOU는 종전으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휴전 체제 구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제거와 미사일 능력 제한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이 이번 주말 MOU 체결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최종 종전 협상 과정에서는 이스라엘의 요구가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트럼프, 美 국가정보국 국장에 前 SEC 위원장 출신 임명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차기 국가정보국(DNI) 국장 후보자로 제이 클레이턴 뉴욕 맨해튼 연방지검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클레이턴의 인선 소식을 공개했으며 미 의회를 향해 최대한 서둘러서 인준 절차를 마무리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지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택도시개발부 관료 출신인 빌 풀트를 DNI 국장 대행으로 임명하면서 의회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난 가운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풀트 대행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들을 겨냥해 주택담보(모기지) 대출 사기 의혹을 제기해 온 인물로, 국가안보 관련 경력이 전무해 자격 미달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 이후 "백악관이 어떤 카드를 꺼내든 상관없다. 풀트 대행이 당장 물러나는 것이 우선"이라며 해외정보감시권한(FISA) 연장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당인 공화당의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전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지낸 클레이턴 지명자에 대해 "매우 유능한 경영자로서 훌륭한 평판을 가지고 있다"며 "뛰어난 역량을 갖춘 자격 있는 전문가"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 규제 당국 수장 출신이 정보 수장으로 변신한 사례가 클레이턴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리처드 닉슨 행정부 시절 SEC 위원장을 지낸 윌리엄 케이시는 훗날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튠 원내대표는 클레이턴이 과거 SEC 위원장 시절 이미 상원 인준을 통과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신속하게 절차가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종 표결에 이르기까지 상세 신원 진술서 작성, FBI 배경 조사, 공개 청문회 등 까다로운 관문이 남아 있어 인준 속도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클레이턴 지명자가 대형 로펌 설리번 앤 크롬웰을 거쳐 지검장까지 지냈으나, 정작 정보 기관 관련 경력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집중 공격이 예상되고 있다. 맨해튼 지검 내부에서도 임명 당시 검사 경력이 없던 그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으며, 지난 여름 트럼프의 정적인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딸 모린 코미 검사가 경질될 당시 침묵을 지켜 내부 신망을 잃기도 했다. 다만 최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형사 기소, 예측 지분 시장과 연계된 내부자 거래 수사 등 굵직한 사건들을 지휘하며 안팎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바 있다. 미국 내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고 대통령에게 최고 정보 자문을 제공하는 DNI 국장직은 정보기관의 예산을 통제하고 분석을 조율하는 막강한 자리다. 그러나 직접적인 해외 첩보 작전 명령권은 없으며, 대통령과의 개인적 신뢰 관계에 따라 그 영향력이 크게 좌우되어 왔다. 실제로 직전 국장인 털시 개버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 구축에 실패하며 철저히 소외됐다. 과거 반전(反戰) 목소리를 냈던 민주당 출신의 개버드 전 국장은 백악관이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에서 군사 작전을 전개할 때 통제권을 잃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현안에서 존 랫클리프 CIA 국장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다시 불붙는 중동전쟁… 이란, 美 공습에 호르무즈 재봉쇄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이 이란 본토를 겨냥한 공습을 재개하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걸프 지역 미군 기지 공격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충돌까지 다시 격화하면서 중동 전쟁이 미국·이란의 양자 충돌을 넘어 다중 전선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종전 협상이 길어질수록 전선이 늘어나고 있다. ■이란, 美 아닌 美 동맹 겨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군이 토마호크 미사일 49발을 동원해 테헤란 인근과 페르시아만 연안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밤 그들을 매우 강하게 타격했다"며 "이란이 미국이 제시한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내일 밤에도 폭격하고 그들을 박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도 이날 이란 내 복수의 목표물을 상대로 추가 군사작전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 이란은 미국의 중동 안보망을 겨냥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1일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와 바레인의 미 제5함대 기지, 이라크 북부 하리르 공군기지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바레인을 향해서는 이틀 연속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고 쿠웨이트는 영공을 일시 폐쇄했다. 걸프협력회의(GCC) 외무장관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공동성명을 통해 "걸프 국가와 국민을 겨냥한 모든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활용되는 중동 내 미군 시설은 모두 정당한 군사 목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이란은 유조선과 상선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통항을 금지하는 전면 봉쇄를 선언했지만 미군은 상선들이 여전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실제 봉쇄 여부와 별개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를 압박해 국제사회의 개입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란은 군사적으로 미국과 정면 대결하기보다 전쟁 비용을 중동 전체로 확산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역내 국가들이 불안정성에 노출될수록 미국을 향한 휴전 압박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종전되면 평화 올까 이스라엘 역시 전쟁 범위를 좁히기보다 넓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레바논 국민을 향한 영상 메시지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전쟁하는 것이 아니라 헤즈볼라와 싸우고 있다"며 레바논 국민들에게 "헤즈볼라에 맞서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수개월 동안 레바논 남부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고 베이루트 외곽의 헤즈볼라 거점에 대한 공습도 이어가고 있다. 종전 협상에 레바논 문제가 깊숙이 연결돼 있다. 이란은 미국과 모든 휴전 협정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무력화 없이는 어떠한 안정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이 최근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본부를 공습하자 이란은 지난 4월 휴전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탄도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문제가 남아 있는 한 중동 전체의 긴장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양측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전선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전쟁이 더 많은 국가와 세력을 끌어들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종전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중동이 곧바로 평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낙관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소프라노 조수미, 파리서 데뷔 40주년 기념 콘서트

[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특별 콘서트를 열었다. 이번 콘서트는 40주년 기념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날 공연엔 2024년 처음 개최된 조수미 국제성악콩쿠르 우승자들도 함께 무대에 올랐다. 콘서트에 앞서 조수미는 "40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시간이었다"며 "하지만 그 사이 많은 걸 깨달았고, 원하고자 하는 꿈을 다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앞으로도 스스로를 믿으며 젊은 음악가들을 돕기 위해 계속 일하고 싶다"면서 "음악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많은 이에게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는, 더 책임감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내달 6일부터 11일까지 고성에서는 제2회 조수미 국제성악콩쿠르가 열린다. 이 대회를 지원하는 주프랑스 한국 문화원의 김동일 원장은 "제1회 콩쿠르의 성공적 개최에 이어 올해 2회 대회까지 문화원이 협력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우리 클래식 음악의 위상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무대에서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문화원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종전 국면 맞나?…판 커지는 중동전쟁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동 곳곳에서 새로운 전선이 열리고 있다. 이란은 걸프 지역 미군 기지와 해상 교통로를 겨냥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레바논 헤즈볼라를 상대로 한 군사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양측 모두 협상에서는 휴전을 말하면서도 전장에서는 영향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전쟁의 무대를 넓혀 협상력을 높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의 전략 "중동 전체 흔들어라" 이란은 최근 미국보다 미국의 중동 안보망을 겨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1일(현지시간) 요르단 알아즈라크 공군기지와 바레인의 미 제5함대 기지, 이라크 북부 하리르 공군기지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12발의 탄도미사일을 사용해 요르단 기지 내 전투기와 시설을 파괴하고, 바레인을 향해서도 이틀 연속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바레인은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는 영공을 일시 폐쇄했다. 걸프협력회의(GCC) 외무장관들도 긴급 회동을 열어 이란을 공동 규탄했다. 주목할 부분은 공격 대상이다. 미국 본토나 대규모 미군 증원 전력이 아니라 미국의 지역 동맹국과 중동 거점들이 집중 표적이 되고 있다. 군사력에서 절대 열세인 이란이 미국에 직접 타격을 가하기보다 미국의 중동 안보체계 전반에 부담을 주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이란은 해협 전면 폐쇄와 모든 선박 통항 금지를 선언했지만 미 중부사령부는 "상선들은 여전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 봉쇄 여부와 별개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를 위협함으로써 미국과 국제사회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과 전쟁을 '중동 전체의 안보 문제'로 확대할수록 협상장에서 얻을 수 있는 지렛대가 커진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주변국들이 긴장 완화를 요구할수록 미국도 군사 행동을 무한정 확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늘어난 전선, 종전되면 평화 올까 이스라엘 역시 전쟁 범위를 좁히기보다 넓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0일 레바논 국민을 향한 영상 메시지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전쟁하는 것이 아니라 헤즈볼라와 싸우고 있다"며 레바논 국민들에게 "헤즈볼라에 맞서 달라"고 직접 호소했다. 표면적으로는 심리전이지만 실제로는 레바논 전선을 별도 의제로 고착화하려는 움직임에 가깝다. 이스라엘은 최근 수개월 동안 레바논 남부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고 베이루트 외곽의 헤즈볼라 거점에 대한 공습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레바논 문제가 깊숙이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이란은 미국과 모든 휴전 협정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무력화 없이는 어떠한 안정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스라엘이 최근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본부를 공습하자 이란은 지난 4월 휴전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탄도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도 곧바로 이란 방공망과 석유화학 시설을 타격하며 대응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문제가 남아 있는 한 중동 전체의 긴장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양측 모두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전선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협상이 길어질수록 전쟁이 더 많은 국가와 세력을 끌어들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종전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중동이 곧바로 평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낙관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美 중부사령부, 자위권 차원 이란 공습 완료

[파이낸셜뉴스]  미국 중부사령부가 10일(현지시간) 이란을 겨냥한 최근의 자위권 차원의 공습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도이체벨레(DW) 방송 등 외신은 중부사령부가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공습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엑스에 올려진 글에는 "미 중부사령부 소속 군이 이란 전역의 군사 감시 시설, 통신 시스템, 방공 기지를 대상으로 공습을 감행했다"며 "미 해병대, 공군, 해군 자산이 투입되어 역내 해역을 항해하는 국제 상선과 미군에 위협이 되는 이란 측 목표물에 정밀 유도 무기를 발사했다"고 적혀있다. 이어 사령부는 "이번 공습은 이란의 명분 없고 지속적인 침략 행위에 대한 대응"이라며 "미군은 언제든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준비 태세와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IAEA, 이란에 우라늄 비축량 공개·사찰 허용 요구

[파이낸셜뉴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이란을 향해 핵사찰에 전면 협조하고 무기급에 근접한 핵물질 비축량에 대한 완전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오스트리아 빈 IAEA 본부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프랑스와 영국, 독일, 미국이 공동 발의한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IAEA 이사회는 결의안을 통해 이란이 정보와 접근권을 제공하는 것이 핵물질의 군사적 유용이 없음을 검증하기 위한 "필수적이고 긴급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IAEA 35개 이사국 중 21개국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러시아, 중국, 니제르 등 3개국은 반대했으며, 10개국은 기권했다. 나머지 1개국은 분담금 체납으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의 합동 공습으로 이란 핵시설이 타격받은 이후 이란은 해당 시설에 대한 IAEA 사찰단의 접근을 전면 차단해 왔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사찰에 협조할 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IAEA는 공습 이후 무기급 유라늄 비축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IAEA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60%까지 농축된 우라늄 440.9kg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무기급 수준인 90% 농축에 기술적으로 한 걸음만 남겨둔 상태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사무총장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본격화하기로 결정할 경우, 현재 비축량으로 최대 10기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다만 이것이 이란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음을 의미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은 이란이 지난 12개월간 비확산 의무 불이행을 시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IAEA 이사회는 지난해 6월, 미·일의 이란 핵시설 공습 직전에 이란의 세이프가드 위반을 20년 만에 공식 선언한 바 있다. 결의안의 핵심은 이란 내 미신고 시설 여러 곳에서 발견된 우라늄 흔적에 대한 조사다. 이란은 2019년부터 이 핵물질의 출처와 현재 위치에 대해 기술적으로 신뢰할 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방 당국은 이 흔적이 2003년까지 이란이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을 운용했다는 증거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자국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60% 농축 우라늄이 민간 부문에서 평화적으로 사용될 용도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의안 통과 후 레자 나자피 주 IAEA 이란 대사는 취재진에게 "침략자들의 공격과 지속적인 위협으로 인해 정상적인 안전조치(세이프가드)를 이행할 법적, 기술적, 운영적 기반이 파괴됐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란이 타격을 입지 않은 시설에는 접근을 허용했음을 강조하며, 이번 결의안이 "불안정한 휴전 상황과 미·이란 간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이란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즉각 회부하여 추가 제재를 논의하는 최고 수위의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사회는 "향후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추후 이란의 태도에 따라 안보리 공식 보고서 제출 시기와 내용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추가 제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번 결의안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이 미군 아파치 헬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한 직후 미군은 10일 새벽 이란을 겨냥한 공습을 감행했다. 테헤란 당국도 걸프 지역 내 미군 목표물을 향해 보복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