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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징 시장' 공략 가속 셀트리온, 베트남서 항암제 2종 출시

[파이낸셜뉴스] 셀트리온이 베트남 시장에 항암 바이오시밀러 2종을 추가 출시하며 아시아와 중남미 등 '파머징(Pharmerging)'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달 9일(현지시간) 베트남에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리툭시맙)와 전이성 직결장암 및 유방암 치료제 베그젤마(베바시주맙)를 공식 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두 제품은 올해 3월 베트남 당국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획득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공급이 이뤄지며 시장 조기 진입에 성공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인플릭시맙)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트라스투주맙)를 출시한 데 이어 이번 항암제 2종을 추가하면서 현지 판매 제품군을 총 4종으로 확대하게 됐다. 확대된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셀트리온은 제품 간 마케팅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처방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같은 항암제 계열인 허쥬마 판매 과정에서 구축한 병원 네트워크와 입찰 경험을 활용해 신규 제품의 시장 안착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셀트리온 베트남 법인은 허쥬마 출시 이후 현지 주요 병원 48곳에서 진행된 트라스투주맙 입찰 가운데 25건을 수주하며 직판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베트남뿐 아니라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QVIA에 따르면 램시마는 싱가포르에서 9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태국 77%, 말레이시아 59%로 각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SC) 제형인 램시마SC 역시 홍콩에서 2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램시마와 램시마SC를 합산한 점유율은 82%로 홍콩 인플릭시맙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항암제 분야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허쥬마는 태국에서 82%의 점유율로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도 각각 64%, 5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트룩시마 역시 싱가포르 81%, 태국 74%의 점유율로 처방 1위를 유지 중이다. 중남미 시장에서도 셀트리온 제품군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코스타리카에서는 램시마와 트룩시마가 사실상 10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에콰도르에서는 트룩시마가 약 80%, 도미니카공화국과 파라과이에서는 램시마가 각각 약 8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향후 베트남에서 램시마SC 등 후속 제품 출시를 추진하는 한편, 지난해 법인을 설립한 인도네시아에서도 주요 제품군 출시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남미 지역 역시 옴리클로 등 신규 제품 출시와 공공기관 입찰 확대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항암제 2종 출시로 베트남에서 보다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며 "파머징 시장에서 고수익 후속 제품 출시를 지속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의약품 유통업계 대형화… 1조클럽 속출

의약품 유통업계의 대형화가 가속화되면서 상위 업체와 중소 업체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매출 1조원 이상 유통기업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 수천개에 달하는 영세 업체들도 여전히 시장에 잔존하며 업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의약품유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의약품 유통업체는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4년 7곳과 비교해 2곳 증가한 수치다. 2022년 4곳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3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업계 1위는 지오영으로 지난해 3조484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7% 성장했다. 이어 백제약품이 2조7508억원, 케어캠프가 1조3185억원, 인천약품이 1조2536억원, 지오영네트웍스가 1조23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 쥴릭파마코리아, 복산나이스, 온라인팜, 비아다빈치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대형 유통업체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오영과 지오영네트웍스는 병원과 약국 시장을 각각 담당하며 그룹 차원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 집중도 역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 전체 매출은 약 36조원 규모로 추산됐으며, 상위 10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2.8%에 달했다. 상위 10개사의 점유율은 2022년 39.8%, 2023년 40.8%, 2024년 41.7%에 이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본력과 물류 경쟁력을 갖춘 대형 업체들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일수록 자금력과 물류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도산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며 "다만 의약품 유통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소규모 업체가 계속 생겨나는 특성이 있어 대형화와 영세업체 공존이라는 이중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중모 기자

"치매·요실금…·초고령사회 겨냥한 ‘패치’로 승부수" [C리즈]

"이제는 단순히 약효만 중요한 시대가 아니다. 환자가 얼마나 편하게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지까지 고려한 약물 전달 기술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됐다." 김철준 티디에스팜 대표는 14일 경피약물전달시스템(TDDS) 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장기 투약 환자가 늘면서 복약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패치형 치료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커리어는 사실상 '붙이는 약'과 함께해왔다. 대학에서 화학·케미컬 분야를 전공하고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2002년 대일화학공업에서 접착제 연구를 시작했다. 대일밴드로 알려진 회사에서 의료용 접착 소재와 일회용 밴드 연구를 수행하며 패치형 제품 개발 경험을 쌓았다. 이후 티디에스팜을 창업한 그는 "오랜 기간 접착제와 붙이는 의약품 연구에 집중해왔다"며 "단순히 피부에 붙는 소재가 아니라 약효 전달과 환자 편의성까지 고려한 기술의 중요성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티디에스팜은 국내 TDDS 분야 대표 기업으로 연구개발부터 임상·생산까지 자체 수행 가능한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의 핫멜트(Hot-Melt) 공법은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피부 자극과 알레르기 반응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티디에스팜은 최근 니코틴 패치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금연 정책 강화로 니코틴 대체 치료제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수익 전문의약품과 개량신약 중심 사업 구조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래 캐시카우 확보 전략으로도 고부가가치 패치 개발을 강조했다. 티디에스팜은 치매 치료 패치와 통증 치료 패치, 요실금 관련 패치 등 초고령사회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 중심으로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며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티디에스팜' 브랜드 제품을 처음 출시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역시 이어지고 있다. 오송 신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돼 글로벌 수요 증가에 선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주가에 대해서는 "상장 초기 시가총액이 한때 3200억원 수준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오히려 저평가 상태라고 본다"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무구조도 안정적이지만 유통 주식 수가 적다는 점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앞으로 주주환원 정책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롯데바이오 송도 1공장 준공, CDMO 생산능력 16만L 확보

[파이낸셜뉴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조성 중인 바이오캠퍼스의 첫 생산시설 건설을 마무리하며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준공을 마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사용승인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 정식 가동을 위한 행정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에 완공된 송도 1공장은 인천 송도 11공구 Ki20 블록 부지 내에 들어섰다. 롯데바이오는 지난 2024년 7월 착공 이후 약 2년간 공사를 진행해 연간 12만L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특히 고객사의 대규모 생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만5000L급 대형 바이오리액터를 도입하면서 생산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대규모 수주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바이오는 앞서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4만L 생산설비와 이번 송도 1공장을 합쳐 총 16만L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향후 송도 바이오캠퍼스 내에 동일 규모의 생산공장 2개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계획이 모두 완료되면 총 생산능력은 40만L 수준으로 확대돼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바이오는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30년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고 세계 10위권 CDMO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건축물에 대한 사용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며 관련 부서 협의를 거쳐 이달 내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의약품 유통업계 양극화 뚜렷 "1조원 클럽 3년 새 두 배 증가"

[파이낸셜뉴스] 의약품 유통업계의 대형화가 가속화되면서 상위 업체와 중소 업체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매출 1조원 이상 유통기업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 수천개에 달하는 영세 업체들도 여전히 시장에 잔존하며 업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의약품유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한 의약품 유통업체는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4년 7곳과 비교해 2곳 증가한 수치다. 2022년 4곳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3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업계 1위는 지오영으로 지난해 3조484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7% 성장했다. 이어 백제약품이 2조7508억원, 케어캠프가 1조3185억원, 인천약품이 1조2536억원, 지오영네트웍스가 1조23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 쥴릭파마코리아, 복산나이스, 온라인팜, 비아다빈치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대형 유통업체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오영과 지오영네트웍스는 병원과 약국 시장을 각각 담당하며 그룹 차원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 집중도 역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 전체 매출은 약 36조원 규모로 추산됐으며, 상위 10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2.8%에 달했다. 상위 10개사의 점유율은 2022년 39.8%, 2023년 40.8%, 2024년 41.7%에 이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본력과 물류 경쟁력을 갖춘 대형 업체들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과 약국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물류망 구축, 정보기술 투자, 품질관리 역량 등이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면서 대형 업체 중심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일수록 자금력과 물류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도산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다"며 "다만 의약품 유통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소규모 업체가 계속 생겨나는 특성이 있어 대형화와 영세업체 공존이라는 이중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김철준 티디에스팜 대표 "고부가가치 패치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C리즈]

[파이낸셜뉴스] "이제는 단순히 약효만 중요한 시대가 아니다. 환자가 얼마나 편하게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지까지 고려한 약물 전달 기술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됐다." 김철준 티디에스팜 대표는 14일 경피약물전달시스템(TDDS) 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장기 투약 환자가 늘면서 복약 편의성과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패치형 치료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커리어는 사실상 '붙이는 약'과 함께해왔다. 대학에서 화학·케미컬 분야를 전공하고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2002년 대일화학공업에서 접착제 연구를 시작했다. 대일밴드로 알려진 회사에서 의료용 접착 소재와 일회용 밴드 연구를 수행하며 패치형 제품 개발 경험을 쌓았다. 이후 티디에스팜을 창업한 그는 "오랜 기간 접착제와 붙이는 의약품 연구에 집중해왔다"며 "단순히 피부에 붙는 소재가 아니라 약효 전달과 환자 편의성까지 고려한 기술의 중요성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티디에스팜은 국내 TDDS 분야 대표 기업으로 연구개발부터 임상·생산까지 자체 수행 가능한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의 핫멜트(Hot-Melt) 공법은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피부 자극과 알레르기 반응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티디에스팜은 최근 니코틴 패치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금연 정책 강화로 니코틴 대체 치료제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수익 전문의약품과 개량신약 중심 사업 구조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래 캐시카우 확보 전략으로도 고부가가치 패치 개발을 강조했다. 티디에스팜은 치매 치료 패치와 통증 치료 패치, 요실금 관련 패치 등 초고령사회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 중심으로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중동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며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티디에스팜' 브랜드 제품을 처음 출시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역시 이어지고 있다. 오송 신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돼 글로벌 수요 증가에 선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주가에 대해서는 "상장 초기 시가총액이 한때 3200억원 수준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오히려 저평가 상태라고 본다"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무구조도 안정적이지만 유통 주식 수가 적다는 점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앞으로 배당과 자사주 활용 등 주주환원 정책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KIOST 등, 국회서 유인잠수정 기술 자립 위한 법·제도 논의

[파이낸셜뉴스] 사람이 직접 바닷속으로 내려가는 유인잠수정 기술을 우리 손으로 확보하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한 논의가 국회에서 시작된다. 기술개발 못지않게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균택 국회의원실 및 한국국가법학회와 공동으로 '해양과학기술의 국가법적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해양 수중탐사를 위한 유인잠수정 기술의 자립화와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할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국내 독자기술과 국제 표준 대응력을 함께 갖춰 선진국들과의 안전 및 인증 기준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에서다. 국내에서 일어나는 해양사고는 매년 3500건이 넘지만, 정밀 수중 작업이 가능한 유인잠수정 기술은 아직 없다. 반면 세계 각국은 심해 유인잠수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수심 6000m 유인탐사가 가능한 잠수정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프랑스 5개국이다. 세미나는 김웅서 KIOST 전 원장의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김 전 원장은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의 심해 유인잠수정 '노틸'을 타고 태평양 해저 5044m까지 잠수한 최초의 한국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유인잠수정 개발은 대한민국이 해양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강조하며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은 이미 심해 유인잠수정으로 바다 깊은 곳을 누비고 있다. 국산 심해 유인잠수정을 개발해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바닷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KIOST 해양ICT·모빌리티연구부 신창주 박사가 '한국의 유인잠수정 연구개발'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서경대 성봉근 교수가 '해양 주권에 관한 국가법적 과제'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김권일 박사가 '유인잠수정의 국가법적 과제'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마지막 토론에서는 유인잠수정 개발이 연구자와 운용자의 생명 안전을 전제로 하는 '극한 연구개발'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체계적인 안전 거버넌스를 필수 요소로 갖춰 기술 혁신과 안전 관리가 조화를 이루는 '책임 있는 혁신'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KIOST는 해양수산부 '천해용 수중 모빌리티 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수심 300m 이내 천해역에서 최대 3인까지 탑승할 수 있는 유인잠수정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사업비 325여억원을 투입해 성능 오는 2030년까지 시험을 마치고 실해역 투입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로 진행 중이다. 연구책임자인 신창주 박사는 "유인잠수정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이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만큼, 이를 안전하게 뒷받침할 법과 제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며 "내년부터 운용에 필요한 법과 제도 항목을 구체화해 기술과 제도를 나란히 갖춘 해양강국의 토대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해외에서 복통·설사·구토, 며칠 참을 수 있을까

[파이낸셜뉴스] 최근 동남아를 여행하던 60대 A씨는 현지 식사 후 갑작스러운 복통과 함께 심한 설사와 구토에 시달렸다. 언어 장벽과 응급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 현지 병원을 찾지 못한 A씨는 나흘 넘게 스스로 증상을 관리하며 버텼고, 다행히 회복됐다. 이런 경험은 해외여행자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일이다. 실제로 해외여행자 설사는 여행객의 20∼6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문제는 60대 이상의 고령자에게 있다. 부산 온병원 소화기내과 황종호 과장(소화기내과전문의)은 14일 "고령자는 탈수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신부전이나 의식 저하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젊은 사람보다 훨씬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럼 해외에서 이런 증상이 생겼을 때 어떻게 단계별로 대응할 수 있는지 A씨의 사례를 바탕으로 자세히 알아보자. 복통과 설시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모든 음식 섭취를 중단하라.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탈수를 막는 것이다. 현지 약국에서 경구 수분 보충염(ORS)을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다. ORS를 물에 타서 한 번에 많이 마시지 말고, 한 모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약 ORS가 없다면, 물 1리터에 설탕 6작은술(약 18g)과 소금 반 작은술(약 3g)을 넣어 직접 만들 수 있다. 이온음료를 사용할 때는 물과 1대1로 희석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이온음료에 들어 있는 당분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황종호 과장은 "가장 흔한 실수가 음료를 너무 많이 한꺼번에 마시는 것"이라며 "소량씩 자주, 적어도 5분에 한 번씩 몇 모금씩이라도 계속 보충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현지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약물들도 증상에 따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설사가 아주 잦고 물처럼 묽은 경우에는 로페라미드(이모디움) 성분의 지사제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체온이 38.5도 이상으로 높아지거나 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이 약을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황 과장은 "로페라미드는 장운동을 멈추게 하여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혈변이나 고열이 동반된 세균성 장염에서는 오히려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만약 설사가 심하지 않고 복통이 함께 있다면 비스무트 제제(펩토비스몰)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약도 이틀 이상 계속 복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복통이 쥐어짜는 듯이 심할 때는 부스코판 같은 진경제를 고려할 수 있다. 다만 녹내장이나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구토가 심해서 음료조차 삼키기 어려운 경우에는 돔페리돈(모틸리움) 성분의 구토 억제제를 고려해볼 수 있다. 구토가 멎고 갈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음식을 조금씩 먹어볼 수 있다. 이때 권장되는 식단을 'BRAT' 식이라고 부른다. 바나나(Banana), 흰쌀 죽(Rice), 사과소스(Applesauce), 그리고 식빵(Toast)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이 외에도 삶은 감자, 닭고기로 끓인 맑은 육수, 무가당 크래커 같은 음식도 좋다. 반면에 유제품, 커피, 술, 기름진 음식, 매운 음식, 생으로 된 채소는 최소 3∼4일 동안 반드시 피해야 한다. 특히 사카로미세스 불라디이(S. boulardii)라는 균주가 들어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는 급성 설사의 지속 기간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따뜻한 물병으로 배를 따뜻하게 찜질해주면 장의 경련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가 대처를 하더라도 증상에 따라 즉시 현지 병원을 찾아야 한다. △24시간 안에 물 같은 설사를 6번 이상 하면서 수분 섭취가 거의 안 되는 경우, △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타르처럼 검은색 변을 보는 경우, △체온이 39도 이상으로 높아지거나 38.5도 이상의 열이 이틀 동안 계속되는 경우, △12시간 이상 소변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입이 극도로 마르며 심하게 어지러운 경우, △복통이 점점 심해지면서 배의 특정 한 부위만 아픈 경우, 그리고 △의식이 흐려지거나 호흡이 가쁘고 근육이 무력해지는 경우 등이다. 황 과장은 "고령자일수록 갈증을 느끼는 능력이 떨어져 탈수가 빠르게 진행되므로, 이 같은 징후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주저하지 말고 현지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여행지에서 돌아왔는데도 설사나 복통 증상이 5일 이상 계속된다면, 병원에서 기생충이나 세균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분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여행 중에 항생제(시프로플록사신, 아지트로마이신 등)를 의사의 처방 없이 스스로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는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을 만들거나 항생제 자체로 인한 설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 주요 의약품들을 의료 키트에 넣어두는 것도 안전하고 바람직하다. 경구 수분 보충염(ORS) 포켓용, 비스무트 제제나 로페라미드(단, 사용 조건을 반드시 숙지할 것), 사카로미세스 불라디이 함유 프로바이오틱스, 진경제(부스코판), 휴대용 체온계, 그리고 현지 응급의료기관 주소와 원격의료 앱 정보다. 온병원 소화기내과 이명진 과장은 "해외여행자 설사의 90%는 특별한 치료 없이 3∼5일 사이에 자연히 회복되지만 노년층이나 평소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자가 대처 중에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미리 준비하고, 단계별로 침착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기억해두면 건강한 여행을 마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가상현실 속 총 맞은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똑똑한 슈트 나왔다 [언박싱 연구실]

택배 상자를 열 때의 설렘, 기억하시나요? 대학 연구실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삶을 바꿀 놀라운 발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논문'이라는 두꺼운 포장지에 쌓여있을 뿐이죠. '언박싱 연구실'에서는 복잡한 수식과 이론 대신, 여러분이 알고 싶은 알맹이만 쏙 골라 담겠습니다. 자, 그럼 상자를 열어볼까요? 오늘 언박싱할 주인공은 바로 이 연구입니다.[파이낸셜뉴스] 서울시립대학교 김선홍·박동욱 교수와 한양대학교 정예환 교수 공동연구팀이 전신에 촉각 자극을 전달하는 동시에 신경 자극 제어가 가능한 웨어러블 전기자극 슈트(TESS)를 개발했다. 이 슈트를 입으면 가상현실(XR) 속에서 터치, 간지러움, 거칠기, 압력 등 다양한 감각을 약 90%의 정확도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며, 전기자극을 통해 손 떨림 증상을 억제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며 차세대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로서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 가상현실과 치료의 융합 기존의 촉각 재현 장치들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주로 장갑 형태로 만들어져 손가락이나 손바닥 등 특정 부위에만 자극을 주는 데 그쳤다. 또한 치료용 전기자극은 팔, 다리, 가슴 등 넓은 신체 부위에 적합해 기존의 장갑형 장치로는 촉각 피드백과 신체 자극 치료를 동시에 구현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개발된 전기자극 슈트는 촉각 피드백(햅틱)과 근육·신경 자극 기반의 기능, 그리고 XR 인터페이스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한 전신 플랫폼이다. 게임이나 훈련 등 몰입감 넘치는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동시에 세포 재생, 상처 치유, 통증 관리, 신경 재활 등 다양한 자극 조절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 마르지 않는 전극 소재 피부에 직접 닿아 전기 자극을 전달하는 전극 소재의 혁신이 이번 연구의 첫 단추다. 기존 전극은 장시간 사용 시 수분이 증발해 성능이 떨어지거나 피부 자극을 유발하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은(Ag) 기반의 신축성 전도체와 수분 증발을 막는 전도성 하이드로겔(DMCH)을 결합한 유연·저임피던스(전기 저항이 낮은) 전극 구조를 개발했다. 염화리튬(LiCl) 고유의 흡습성을 활용한 이 신소재 전극은 공기 중에서 24시간이 지나도 수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인체 변형에 맞춰 최대 6배까지 늘어난다. 직물 인쇄가 가능한 전도성 잉크를 사용해 얇고 통기성이 뛰어난 폴리우레탄 원단에 전극을 일체형으로 찍어내어, 일반 속옷처럼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을 완성했다. ■ 체형 맞춤형 전압 보정 소재 개발에 이어 연구팀은 전신에 일관된 자극을 주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고 슈트를 입었을 때 부위별로 조이는 압력이 달라지면 전기자극의 세기가 변해 피부에 통증이나 불쾌한 자극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복 압력 기반 센싱 시스템과 전압 자동 보정 알고리즘을 도입한 지능형 피드백 제어 시스템을 결합했다. 슈트에 내장된 압력 센서가 옷이 몸을 누르는 힘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압력이 낮아 접촉이 느슨한 곳은 전압을 높이고 압력이 높은 곳은 전압을 낮춰 균일한 전류를 공급한다. 덕분에 사용자의 체형이나 움직임에 상관없이 전신에 일관되고 안전한 촉각 자극을 전달할 수 있다. ■ 손 떨림 억제 효과 확인 연구팀은 개발한 슈트를 활용해 다채로운 가상현실 콘텐츠 연동 실험을 진행했다. VR 슈팅 게임을 할 때 '총알' 모드에서는 가슴과 팔 등 저격 부위에 짧고 강한 5Hz 자극을 주어 날카로운 타격감을 재현하고, '수류탄' 모드에서는 앞판 전체에 70Hz의 거친 자극을 8초간 발생시켜 대면적 폭발 충격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특히 연구팀은 아령 운동으로 인위적인 운동 피로를 유발해 손 떨림 현상이 나타난 건강한 참가자들의 손목 신경 부위(요골신경)에 100Hz의 정밀 전기자극을 가해 억제 성능을 검증했다. 실험 결과, 전기자극을 주지 않았을 때는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 누적으로 손 떨림 강도가 계속 증가했으나, 슈트를 통해 전기자극을 준 상태에서는 손 떨림 진행이 효과적으로 억제되며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됨을 확인했다. 이 기술은 향후 디지털 치료제, 신경 재활 고도화,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시장의 핵심 플랫폼으로 쓰일 전망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화장실 스마트폰 사용, 왜 위험할까…"오래 앉는 습관이 문제"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를 보며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치핵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변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면 항문 주변 혈관에 압력이 오래 가해지고, 이 때문에 출혈과 통증을 부르는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변 뒤 휴지에 피가 묻는 증상이 반복되면 단순 치질로 넘기기보다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습관과 치핵 위험을 다룬 연구와 전문가 의견을 소개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실렸다.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성인 125명을 대상으로 생활습관과 화장실 사용 습관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66%는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연구 결과 스마트폰을 화장실에서 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핵이 확인될 가능성이 46% 높았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도 더 길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37.3%는 한 번 화장실에 갈 때 5분 넘게 앉아 있었다. 비사용자는 이 비율이 7.1%였다. 다만 이 연구는 관찰 연구다. 스마트폰 사용이 치핵을 직접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진도 스마트폰 자체보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게 만드는 습관이 위험을 키울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치핵은 항문 혈관이 늘어난 상태 치핵은 흔히 치질이라고 부르는 항문 질환 중 가장 흔한 형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치핵을 항문 주변 혈관이 커지고 늘어나 덩어리가 생기는 질환으로 설명한다. 대표 증상은 출혈과 탈항이다. 배변 뒤 선홍색 피가 화장지나 변기에 묻거나, 항문 밖으로 덩어리가 빠져나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항문 가려움, 불편감, 통증, 덩어리가 만져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치핵은 변비나 설사로 배변 때 과도하게 힘을 주는 습관, 장시간 변기에 앉아 있는 습관, 비만, 임신, 음주 등과 관련이 있다. 오래 앉아 있으면 항문 주변 혈관에 압력이 증가하고 피가 몰리기 쉽다. 피가 난다고 모두 치핵은 아냐 배변 뒤 선홍색 피가 보이면 치핵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실제로 치핵은 배변 시 출혈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이다. 그러나 혈변을 모두 치핵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치핵 증상으로 배변 뒤 밝은 붉은색 피, 항문 가려움, 배변 뒤에도 남아 있는 느낌, 점액, 항문 주변 덩어리와 통증 등을 설명한다. 다만 출혈이 반복되거나 양이 많고, 대변 색이 검거나 피가 대변에 섞여 나오면 다른 질환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의료계에서는 50세 이상 성인에서는 치핵 출혈과 대장암·직장암에 의한 출혈을 감별하기 위해 대장내시경을 시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체중 감소, 배변 습관 변화, 복통, 어지럼, 빈혈 증상이 함께 있으면 진료가 더 필요하다. 화장실 시간 줄이는 것이 먼저 치핵 예방과 증상 완화의 첫 단계는 배변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화장실에서 휴대전화를 보는 습관은 시간을 길게 만들기 쉽다. 뉴스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다 보면 배변이 끝난 뒤에도 계속 앉아 있게 된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치핵 생활습관 관리에서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지 말고, 너무 힘을 많이 주며 변을 보지 말라고 안내한다. 변이 딱딱해지지 않도록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도 충분한 섬유질 섭취, 물 마시기, 규칙적인 운동, 짧은 배변시간 유지, 금주가 치핵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변의가 없는데도 억지로 앉아 있거나, 배변 뒤에도 휴대전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습관은 줄이는 편이 좋다. 배변은 오래 버티는 일이 아니라, 필요할 때 짧게 끝내는 것이 좋다. 좌욕과 식이섬유가 도움 될 수 있어 가벼운 치핵은 생활습관 개선과 보존 치료로 증상이 나아질 수 있다. 메이오클리닉은 따뜻한 물로 10~15분 좌욕을 하루 2~3회 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항문 주변 통증과 불편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클리블랜드클리닉도 좌욕과 식이섬유 섭취를 대표적인 자가관리 방법으로 소개한다. 식이섬유는 대변을 부드럽게 해 배변 때 힘을 덜 주게 만든다. 식이섬유를 갑자기 많이 늘리면 복부 팽만감이 생길 수 있어 물을 충분히 마시며 서서히 늘리는 것이 좋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치핵 연고나 좌약이 일시적으로 증상을 줄일 수 있지만, 오래 반복해서 쓰기보다 증상이 지속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통증이 심하거나 덩어리가 갑자기 커지는 경우, 출혈이 멈추지 않는 경우도 병원에서 확인해야 한다. 화장실에 휴대전화를 가져가는 습관은 사소해 보인다. 그러나 배변 시간이 길어지고, 항문 주변 압력이 오래 이어지면 치핵 위험을 키울 수 있다. 피가 보이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치질이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원인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코로나 이후, 갑상선은 아직 싸우는 중이다 [안철우 교수의 호르몬 백과사전]

[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갑상선이 취약한 것이 있다. 바로 면역세포의 공격이다. 원래 면역세포는 바이러스, 세균, 독과 같은 외부 침입자만 공격해야 한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상선 자체를 공격 대상으로 여길 때가 있다. 갑상선을 공격하기로 마음먹은 면역세포는 공격할 무기를 잔뜩 만들어낸다. 그것이 바로 항체다.  면역세포가 만들어낸 항체는 갑상선을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 염증으로 인해 갑상선호르몬이 과다하게 만들어질 수도 있고 심하게 줄어들 수도 있다. 과다하게 만들어지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나타나고, 줄어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타난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결국 면역세포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이것이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것을 상기하면 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이 질환이 유달리 많이 발생했는지 이해하기 쉽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주로 후두부와 기관지, 폐를 공격한다. 갑상선도 이 부위에 있기 때문에 함께 공격을 당한다.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면역세포는 항체를 만들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이때 바이러스와 싸우는 항체뿐만 아니라 갑상선과 싸우는 항체까지 다량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또한 면역세포가 바이러스에 공격을 퍼부으면서 갑상선에 많은 염증이 생기고 상처를 입혔을 가능성도 있다.  치료를 위해 사용된 하이드로코르티손(코르티솔 호르몬의 의약품 형태) 스테로이드제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스테로이드제는 염증을 억누르는 효과가 좋아서 코로나 환자들에게 흔히 사용되었다. 치료 기간 동안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치료가 끝난 후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으로 면역세포의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갑상선 질환을 일으켰을 수 있다.  코로나 감염 후의 갑상선 기능저하가 환자들의 사망에 직접적 원인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 둥지병원 의료진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들은 회복한 환자들에 비해 갑상선자극호르몬과 유리 T3(삼요오드티로닌, 갑상선호르몬의 한 종류) 수치가 현저히 낮았다. 중국 항저우 제일부속병원 의료진도 코로나 중증환자와 사망 환자들의 갑상선자극호르몬과 T3 수치가 경증 환자들에 비해 심각하게 낮았다고 보고했다. 파키스탄 라왈핀디 심장병연구소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 후 갑상선기능장애를 보인 환자들의 상당수가 감염에서 회복한 후에도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2021년 우리나라의 갑상선장애 환자가 전년도에 비해 10% 가까이 증가한 것도 팬데믹의 영향일 수 있다. 이는 같은 해 모든 질환의 증가율 중에서 심장질환과 더불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한동하의 본초여담] 오래된 병이라도 적절한 처방은 메아리처럼 빠르다

[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주>   옛날 한진사(韓進士)는 평소 아랫배 쪽에 통증이 있었다. 그는 아랫배에서부터 시작되어 마치 산증(疝症)과 비슷하게 점차 심해졌다. 산증은 아랫배, 서혜부(사타구니), 음낭, 고환 부위에 발생하는 당기고 아픈 통증을 통칭한다. 한진사는 평소 어설프게 의서를 공부한 한 유의(儒醫)와 친분이 있었다. 어느 날 그 유의에게 자신의 증상을 말하자, 그 유의는 대충 보더니 "내가 한 번 처방을 내려봐도 좋겠소?"라고 했다. 한진사는 유의가 자신있는 듯하게 말하자 허락했다. 유의는 우공산(禹功散)에 망초와 대황을 넣어 대용량으로 처방해서 하루 두 번 복용하게 하였다. 우공산은 수습(水濕)을 몰아내고 대소변을 통하게 하는 매우 공격적인 처방인데, 여기에 심하게 설사를 시키는 망초와 대황을 추가로 넣은 것이다. 한진사는 이 처방을 복용하고서는 심하게 설사를 하고 기운이 끊어질 듯 혼미해져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한진사는 다른 의원에게 약 반 달 동안 몸을 보(補)하는 처방을 복용하고서야 조금 회복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설사는 멎지 않았다. 한진사는 설사가 계속 되었지만 전에 유의의 잘못된 처방으로 설사가 나타났던 경험 때문에 다른 어떤 의원에게도 치료받기를 꺼리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렇게 6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가 한진사는 역병을 앓게 되었다. 윗배가 마치 배고픈 듯하면서도 배고프지 않고, 아픈 듯하면서도 아프지 않은 증상이 생겼으며, 설사도 더욱 괴로워졌다.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비로소 한 명의를 찾아 치료를 청하였다. 명의는 제자와 함께 한진사댁으로 왕진을 갔다. 명의가 진맥을 해 보니 맥은 침활(沈滑)했고, 복진을 해 보니 중완부위에 압통이 심하게 나타났다. 명의는 진찰을 마치고 나서 "제가 보기에는 담증(痰症)입니다. 가슴 속이 배고픈 듯 아픈 듯한 것은 담이 위의 입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며 이를 조잡(嘈雜)이라고 합니다. 또한 여러 해 동안 낫지 않은 설사 역시 담으로 인한 담설(痰泄)입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옆에서 제자가 아는 체를 했다. "스승님, 담병이라면 이진탕을 처방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라고 했다. 명의는 가벼운 미소를 짓더니 별다른 대답이 없이 약방문을 써 내려갔다. 명의의 처방은 바로 만병이진탕(萬病二陳湯)이었다. 만병이진탕은 <동의보감>에 담설(痰泄)을 치료하는 처방으로 나온다. 만병이진탕은 담병의 명약인 이진탕(二陳湯)에 몇 가지 약재가 가미되어 담으로 인해 발생한 여러 가지 병증에 두루 쓰는 처방이다. 한진사는 만병이진탕을 몇 첩 복용한 뒤부터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다. 대여섯 첩을 복용하자 거의 모든 증상이 사라졌다. 옆에서 지금까지의 치료과정을 지켜보던 제자가 명의에게 "스승님, 이처럼 오랫동안 고생한 병증이 이렇게 빠르게 좋아질 수 있는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명의는 "무릇 병을 치료함에 있어 어려운 것은 처방을 내리는 일이 아니라 병증을 정확히 찾아내는 일이다. 비록 오래된 병이라도 적절한 약을 만나면 효과가 메아리처럼 빠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맞지 않는 약을 쓰면 공연히 위기(胃氣)만 손상시키고 도리어 병을 더 해칠 뿐이다."라고 했다. 사실 한진사는 원래부터 위약(胃弱)한 체질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체질에 맞지 않는 우공산이나 대황, 망초를 복용하고 심한 설사를 할 것이다. 위가 냉하고 약한 체질은 기허증이나 담음병을 쉽게 앓는다. 그래서 만병이진탕과 같은 비위를 보하고 담음을 제거하는 처방이 적절했던 것이다. 위약한 체질은 어떤 병이라도 치료에 있어 함부로 설사를 시키면 안된다. 제 아무리 좋은 처방이라도 체질에 맞지 않으면 치료효과는 커녕,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의원된 자라면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역시만필(歷試漫筆)> 韓進士, 素有痰痛, 自小腹而起, 若疝漸, 一儒醫勸用禹功散, 入芒硝ㆍ大黃, 作大劑, 日再服, 則卽大泄而氣絶昏昏, 奄奄垂盡, 調補半月而少蘇, 自此之後, 有泄候者已六載, 而懲於醫治荏苒來兌矣, 又經厲患之後, 胸中似飢不飢, 似痛不痛, 泄候尤苦, 始過余請治, 余診之曰, 此症胸中之若飢若痛者, 痰在胃口, 而病名嘈雜, 且泄候之累年彌留者, 亦痰泄也, 使之用萬病二陳湯, 則服數貼後, 顯有效, 至五六貼, 諸症皆得快愈, 凡病不難乎處方, 惟難乎識症, 雖久病, 若得當劑, 效捷應響, 若不得當劑, 徒損胃氣, 反又害之. (한 진사는 평소 담으로 인한 통증이 있었는데, 아랫배에서부터 시작되어 마치 탈장과 비슷한 증상이 점차 심해졌다. 어느 선비 출신 의원이 우공산에 망초와 대황을 넣어 많은 양으로 처방하면서 하루 두 번 복용하게 하였다. 그러자 곧 심한 설사를 하며 기운이 끊어질 듯 혼미해져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반 달 동안 몸을 보하는 치료를 받고서야 조금 회복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로 설사 증상이 생긴 지 이미 6년이 되었고, 의원의 치료로 큰 화를 입은 경험 때문에 치료받기를 꺼리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가 또 전염병을 앓고 난 뒤에는 가슴 속이 마치 배고픈 듯하면서도 배고프지 않고, 아픈 듯하면서도 아프지 않은 증상이 생겼으며, 설사도 더욱 괴로워졌다. 이에 비로소 나를 찾아와 치료를 청하였다. 내가 진찰하고 말하였다. "이 증상에서 가슴 속이 배고픈 듯 아픈 듯한 것은 담이 위의 입구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며, 병명으로는 조잡이라고 한다. 또한 여러 해 동안 낫지 않은 설사 역시 담으로 인한 설사이다." 그래서 만병이진탕을 쓰게 하였더니 몇 첩 복용한 뒤부터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다. 다섯∼여섯 첩에 이르러서는 여러 증상이 모두 시원하게 나았다. 무릇 병을 치료함에 있어 어려운 것은 처방을 내리는 일이 아니라 병증을 정확히 알아내는 일이다. 비록 오래된 병이라도 적절한 약을 만나면 효과가 메아리처럼 빠르게 나타난다. 그러나 맞지 않는 약을 쓰면 공연히 위의 기운만 손상시키고 도리어 병을 더 해칠 뿐이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태국 공주 사망, 3년 반 혼수상태…'복부 감염' 왜 위험한가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태국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의 장녀인 파차라키티야파 마히돌 공주가 47세로 별세했다. 그는 2022년 12월 심장 이상으로 쓰러진 뒤 장기간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로 치료를 받아왔다. 왕실은 최근 복부 감염과 장기 기능 악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감염은 고령자나 중증 환자뿐 아니라 장기 입원 환자에게도 치명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태국 왕실 발표를 인용해 파차라키티야파 공주가 전날 저녁 방콕 쭐랄롱꼰 기념병원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왕실 사무국에 따르면 공주는 복부 감염을 겪었고 이후 상태가 악화됐다. 지난달에는 폐와 신장 기능을 돕는 의료기기와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는 발표도 있었다. 공주는 태국 북동부 나콘랏차시마주에서 군견 훈련 행사와 관련한 활동 중 쓰러진 뒤 방콕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심장 이상 뒤 의식 회복 못해 공주의 정확한 의학적 경과는 왕실 발표 범위 안에서만 알려져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심장 기능이 갑자기 멈추거나 심한 부정맥이 발생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 수 있다. 이 시간이 길어지면 뇌 손상과 의식 저하가 생길 수 있다. 메이오클리닉은 갑작스러운 심정지 때 심장 박동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 뇌 손상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혼수상태는 외상, 뇌졸중, 감염, 당뇨병 같은 대사 이상, 약물 중독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원인에 따라 회복 가능성은 다르지만, 장기간 의식이 회복되지 않으면 감염과 장기 기능 저하 같은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혼수상태 자체는 하나의 병명이라기보다 뇌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환자는 주변 자극에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호흡하거나 영양을 섭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중환자 치료에서는 호흡, 영양, 혈압, 감염 관리가 함께 이뤄진다. 장기 입원 환자, 감염 위험한 이유 왕실 발표에서 언급된 복부 감염은 가볍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감염이 몸 안에서 조절되지 않으면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패혈증은 감염에 대한 몸의 반응이 과도해져 장기 손상을 일으키는 상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패혈증의 흔한 증상으로 발열, 빠른 심박수, 빠른 호흡, 혼란, 몸살 같은 증상을 들고 있다. 진행되면 패혈성 쇼크, 다발성 장기부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도 패혈증을 빠른 치료가 필요한 감염 합병증으로 설명한다. 장기 입원 환자는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움직임이 제한되고, 여러 의료기기와 관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폐렴, 요로감염, 복부 감염, 혈류감염 등이 생기면 기존 질환과 겹쳐 상태가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 특히 폐와 신장 기능까지 떨어지면 산소 공급과 노폐물 배출에 문제가 생긴다. 복부 감염, 전신 상태로 번질 수 있어 복부 감염은 장, 담도, 복막, 수술 부위 등 여러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 단순 복통이나 열로 시작해도 감염이 혈류로 퍼지면 전신 염증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중증 환자는 통증을 표현하기 어렵거나 의식이 없어 증상 파악이 늦어질 수 있어 의료진의 관찰이 중요하다. 패혈증은 특정 연령대에만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다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 만성질환자, 장기 입원 환자, 수술 뒤 환자는 위험이 더 높다. 증상이 빨리 악화될 수 있어 고열이나 저체온, 호흡곤란, 의식 변화, 소변량 감소, 심한 무기력감이 나타나면 응급 평가가 필요하다. 기침 감염도 드물게 중증 합병증 공주가 처음 쓰러졌을 당시 태국 왕실은 심장 이상을 언급했다. 일부 외신은 당시 마이코플라스마 감염과 관련한 심장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은 대개 기침, 발열, 인후통 같은 호흡기 증상으로 나타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이 대부분 경미하지만, 드물게 중증 폐렴이나 뇌염, 신장 기능 이상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개별 환자의 심장 이상이 마이코플라스마 감염 때문인지 여부는 의료진의 진단과 공식 발표가 필요하다. 감염 질환은 대개 가볍게 지나가지만, 고열이 오래가거나 숨이 차고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이 동반되면 단순 감기로 넘겨서는 안 된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은 초기에 진료를 받는 편이 안전하다. 혼수상태 이후 치료, 합병증 관리 핵심 장기간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환자의 치료는 원인 치료와 함께 합병증 예방이 중요하다. 욕창, 폐렴, 혈전, 영양 부족, 근육 위축, 감염이 모두 관리 대상이다. 가족과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 변화, 감염 징후, 혈압과 호흡, 소변량 등을 계속 확인하게 된다. 공주의 별세는 왕실 인사의 사망 소식이지만, 의학적으로는 심장 이상 뒤 장기 의식 저하와 감염, 장기 기능 악화가 얼마나 위험한 조합인지를 보여준다. 감염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가볍지 않지만, 중증 환자에게는 전신 상태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김종훈의 Aging in Place] 고령자 이해 50년의 업력, 그들은 하늘의 명을 깨달았을까

[파이낸셜뉴스] 지천명(知天命). 50세에 이르면 하늘의 뜻을 안다고 한다. 세상의 이치와 나에게 주어진 본분을 깨닫는다는 말이다. 초고령 세상의 이치와, 이를 살아가는 개인, 기업, 정부 각자의 본분은 무엇일까? 50년간 노년학을 연구한 대학 USC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는 미국 사립 명문 대학이다. 올해 2월 방문 당시, 146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계 총장이 선출되기도 했다. 17개의 단과대학 중에 노년학 대학이 있다. 의대, 법대, 공대 등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분야다. '노년학(Gerontology)'은 인간 노화의 생물학적, 인지적, 문화적, 심리적, 사회적 측면을 다학제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세계 최초 노년학 박사를 배출한 USC 노년학 대학은 2025년에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노년학 전문 연구교육 기관이다. 작년에 이곳에서 '고령친화 주거환경 개선' 전문과정을 공부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온라인으로 지구 반대편 강의를 들었다. 북미의 건축가,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옴부즈맨 등 23명이 동기였다. 노년학 연구 반세기의 통찰력이 가득한 커리큘럼은 놀라웠다. 안전바 설치와 같은, 단순한 노인 집수리 팁만이 아니었다. 고령 소비자의 위험 요소, 고령자와의 소통 기술, 전문가로서 고령 고객을 상대할 때의 윤리적 쟁점과 의사결정 기준, 고령 약자의 주택개조 자금 마련을 돕는 민관 금융지원 연계, 지역내 마을 공동체 협력 등의 사례와 실행안들이 더없이 잘 축적되어 있었다. 고령자의 니즈에 기반한, 사람 중심의 다학제적 구성이 돋보였다. 50년 연속 참가기업을 보유한 시니어 박람회 H.C.R.박람회는 학문적 통찰과 산업적 실천이 만나는 곳이다. H.C.R.(International Home Care & Rehabilitation Exhibition)은 동경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고(最古)이자 최대 시니어 박람회다. 많은 고령자는 후천적으로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에 장애인 박람회도 함께 열린다. 매년 가을에 일본 전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10만명이 넘게 다녀간다. 2023년 9월에 개최 50주년을 맞이했는데, 특별한 표창 수여식이 있었다. 제1회 H.C.R.부터 50년 연속 출전한, 어빌리티즈 케어넷㈜의 이토 히로야스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일본 유수의 고령자 복지 제품 서비스 기업가이자, 장애인 차별금지 시민운동과 법 제정에 평생을 헌신한 '어른'이다. 소아마비로 하체가 불편한 팔순의 이토 회장님은 전동 휠체어와 지팡이를 번갈아 사용하며, 지금도 사흘내내 부지런히 박람회 현장을 누비신다. 먼 발치에서 뒷모습을 뵐 때면 울컥한다. 매년 이 곳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건 '고령자와 장애인이 주인'인 행사라는 점이다. 기업인과 제품 잔치가 아니다. 내 고민을 해결해주는, 내게 맞는 제품을 직접 찾으려는 후기 고령자와 중증 장애인 고객들이 현장에 가득하다. 수십년간 고령자의 불편과 니즈에 몰두한 전문기업들이 이들을 살뜰히 대한다. 약자인 고객들이 안전하게 이동하고 몸소 체험하기 쉽도록, 전시공간이 널찍하고 바닥에 단차가 없는 것은 물론이다. 세계적인 경영학자와 기업인들이 지금껏 존경하는 고(故) 루 거스너 IBM 회장. 1993년 취임 당시 공룡의 몰락에 비유되던 IBM의 위기를 극복해낸 그의 탁월한 리더십은 "고객이 필요로 할 것에 끊임없이 집중"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고객에 집중하니, 혁신의 길이 보였고, 매출과 수익은 따라왔다. 초고령사회 시장 기회에 뛰어든 대한민국 기업들도 시니어 고객 요구의 본질을 이해하는 노력을 50년 넘게, 하늘의 뜻을 깨달을 때까지 고집해가길 기대해본다. 김종훈 쉘위파트너스㈜ 대표이사

[기고] 연해주 고려인 잊힌 독립운동 후예 향한 국가 책무

[파이낸셜뉴스] 재단법인 그린닥터스 봉사단이 최근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일대에서 의료봉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현장에서 마주한 고려인 동포들의 눈빛은 반가움 이면에 깊은 아픔을 머금고 있었다. 스탈린 시대 강제이주라는 역사적 비극을 온몸으로 버텨낸 이들은 1990년대 러시아 정부의 사과 이후 다시 연해주로 돌아와 삶의 뿌리를 내리려 처절하게 애쓰고 있다. 현재 이곳에 거주하는 고려인은 1만6000여명에 이른다. 이곳엔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진실이 있다. 이들의 선조는 일제강점기 당시 '페치카(난로)'로 불린 최재형 선생을 중심으로 이동휘, 이상설, 안중근 의사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품고 키워낸 항일 투쟁의 숨은 버팀목이었다. 극동 러시아는 단순한 망명지가 아닌 독립운동의 전초기지였으며, 고려인들은 자신들의 피땀 어린 재정과 정보, 은신처를 아낌없이 제공한 주인공들이었다. 이번에 봉사단이 걸었던 크라스키노(옛 연추) 일대는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뜨거운 혈흔이 남아있는 성지다. 1909년 2월, 안중근 의사는 김기룡, 황병길 등 결사동지 11인과 함께 이곳에서 조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를 기원하며 왼손 무명지를 잘랐다. 이른바 단지동맹(斷指同盟)이었다. 생동하는 선혈로 태극기 위에 '대한독립'을 쓰고 만세를 삼창했던 그날의 결의는 오늘날 우수리스크에 외롭게 서 있는 단지동맹비로 간신히 증언되고 있을 뿐이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한인 집단 거주지였던 '신한촌(新韓村)' 역시 마찬가지다. 이곳은 권업회와 대한광복군정부 등 망명정부의 기틀이 마련된 곳이자,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처단을 앞두고 마지막 전략을 논의했던 역사적 공간이다. 그러나 영광스러운 역사와 달리, 오늘날 연해주 고려인 사회는 절체절명의 소외 지대에 놓여 있다. 러시아 중앙정부의 투자에서 배제된 이 지역은 인근 중국 국경도시 훈춘과 비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낙후돼 있다. 도로, 학교, 병원 등 기초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며, 의료 접근성은 열악하기 짝이 없어 민간 봉사단의 손길이 아니면 제대로 된 진료조차 받기 힘든 실정이다. 더 큰 비극은 이 거룩한 독립운동 유적지들마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채 풍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대한민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답해야 할 때다. 연해주 고려인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시혜적 차원의 동포 정책을 넘어선다. 엄혹한 시절, 국가가 해주지 못한 독립운동을 가문과 삶을 바쳐 지탱해 온 '숨은 공로자'들에 대한 당연한 예우이자 국가의 책무다. 크라스키노의 단지동맹 거점, 우수리스크의 단지동맹비, 블라디보스토크의 이상설 선생 유허비와 신한촌 등 우리 독립운동의 성지들이 이대로 역사 속으로 묻히게 두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연해주 고려인 사회를 향한 지원과 협력은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가장 확실한 '전략적 투자'이기도 하다. 최근 2년간 크라스키노강이 얼지 않았을 정도의 기후변화와 기술 발전으로 북극항로가 본격적으로 개설되면 러시아 연해주는 동북아의 물류 흐름을 바꾸는 국제자유무역의 거점도시로 급부상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 중요한 지정학적 요충지에 우리와 언어·문화적 뿌리를 공유하는 고려인 동포들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은 자원 외교와 국가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엄청난 자산이다.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은 향후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 나갈 대한민국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 경제안보 체제를 구축하는 데 강력한 지렛대가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연해주 고려인 사회를 위해 보다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단기적인 원조를 넘어 지속 가능한 의료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교육 협력과 중소기업 간 유치 등 실질적인 경제·문화적 교류를 서둘러야 한다. 이는 대한민국이 품격 있는 선진국으로서 보여주어야 할 국제적 책임이며, 냉각된 한러 관계의 숨통을 틔울 미래지향적 교두보가 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듯 독립운동의 후예를 외면하고 미래의 전략적 기회를 놓치는 국가에게는 도약도 없다. 연해주 고려인들이 흘리는 현장의 절규에 귀를 기울이는 것, 그것이 오늘날 번영을 누리는 대한민국이 져야 할 마땅한 의무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다. 글·사진 = 임종수 그린닥터스 공보이사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