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동시다발 국토·도시건설은 거품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 용산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일대를 아우른 용산 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 계획안이 확정됐다. 사업 시행자인 용산역세권개발㈜은 내년 중에 토지보상과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2011년 착공, 2016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지구에는 높이 665m의 106층짜리 랜드마크 빌딩을 비롯해 각종 업무·주거시설과 여객 터미널 요트 마리나 수변공원 등의 위락시설이 들어선다. 공사비는 28조원으로 국내 최대의 도시개발사업이 된다.

서울의 모습을 일신(一新)할 106층짜리 랜드마크 빌딩은 현재로선 세계 제2의 고층빌딩이 된다. 이것을 중심으로 20∼70짜리 오피스와 주상복합 빌딩 30여개도 세워진다. 이렇게 되면 이 지역은 남산∼용산공원∼국제업무단지∼여객터미널∼한강예술섬까지 수려한 녹지공간과 수변공간이 어우러진 명소로 부상한다는 게 사업 주체의 설명이다. 서울시도 36만명의 고용 창출과 연간 1억4000만명의 유동인구가 발생할 것이라고 자랑한다.

개발 주체와 이를 후원하는 서울시의 포부를 ‘꿈도 야무지다’라는 말로 평가절하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28조원 규모의 공사’라면 분명 서울에 국한된 도시개발은 아니다. 지역적으론 서울이지만 파급 영향은 전국적이 되고 입주자는 국제적 차원에서 고르게 된다. 따라서 국가적 안목에서 이 사업의 타당성과 경제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점은 지극히 당연하다.

우선 걱정되는 것이 2010년대 착수를 목표로한 도시개발과 국토개발이 너무 많아 과다 공급의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작게는 서울 여의도와 제2롯데월드 건설에서부터 크게는 송도 국제도시, 시화지구, 새만금건설 그리고 문제의 세종시 건설과 4대강 살리기가 있다. 여기에 거의 모든 도시가 해당되는 기업도시·혁신도시가 있고 엊그제 정부가 확정한 초광역 4대벨트 특화개발 계획이 있다. 유효 수요를 무시한 몰아치기식 국토 건설은 결국 거품을 일으키고 끝내 신기루 현상을 나타낼 것이다.

두바이는 국토건설비 590억달러(약 70조원)의 빚을 갚지못해 채무상환유예를 선언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몰아치기 건설비 총액도 족히 이 규모를 능가할 것이다. 텅텅 빈 지상낙원으론 부가가치는커녕 공사비도 건질 수 없다. 지금 일대 홍역을 치르고 있는 세종시 원안 수정작업도 건설이 끝난 후 유령 도시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 아닌가. 그러니 동시다발로 추진되는 도시와 국토 건설, 어찌 신중하고 사려 깊게 재점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