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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하나 잘못 썼다가..."3년치 월급 날리게 됐어요"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감정가 18억 물건에 172억 적어내
'0' 하나 실수 추정…낙찰가율 920%
낙찰 포기 땐 보증금 1억5000만원 몰수
경매 열풍에 오기 입찰 잇따라 '주의'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영등포아트자이' 전경. 네이버부동산 갈무리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영등포아트자이' 전경. 네이버부동산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경매에서 시세의 10배에 가까운 금액을 써낸 응찰자가 등장했다. 낙찰자가 매각 대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보증금 1억5000여만원을 몰수당할 수 있어 '오기 입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5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영등포구 영등포동 소재 영등포아트자이 전용면적 120㎡ 경매에서 한 응찰자가 172억원을 써내 최고가 매수인으로 선정됐다.

해당 물건의 최초 감정가는 18억8000만원이었다. 한 차례 유찰되면서 이번 경매의 최저매각가격은 약 15억4000만원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낙찰자는 감정가의 약 9.2배에 달하는 금액을 써내 낙찰가율 920%를 기록했다.

2순위 응찰자는 18억5000만원, 3순위 응찰자는 16억7777만원을 적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가 응찰액만 유독 시세를 크게 웃돌면서 업계에서는 17억2000만원을 적으려다 실수로 숫자 '0' 하나를 더 입력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해당 단지 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 2월 기록한 17억4500만원이다. 현재 시장 호가는 17억8000만원에서 20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낙찰가인 172억원은 실거래가의 약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문제는 낙찰자가 매각 절차를 포기할 경우다. 법원 경매는 입찰 시 최저매각가격의 10%를 보증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이번 물건의 경우 약 1억5000만원의 보증금이 걸려 있어 대금 납부를 포기하면 이를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최근 경매시장 참여자가 늘면서 이 같은 오기 입찰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경매에서 7억원대 물건에 66억원이 넘는 금액을 써낸 응찰자가 등장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해당 응찰자는 낙찰을 포기하면서 계약금으로 지불한 6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낙찰자가 보증금 몰수 부담을 이유로 법원에 매각불허 신청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받아들여지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경매 절차의 안정성과 신속성을 위해 단순 기재 착오를 사유로 매각을 취소할 경우 경매 일정 전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입찰자의 단순 실수에 대한 구제 수단은 없는 셈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아파트의 경우 경매 초보자들도 관심을 갖고 진입하다 보니 한 달에 한 번꼴로 금액을 잘못 적어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입찰표를 수기로 작성하는 만큼 제출 전 응찰 금액을 여러 차례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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