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나눠먹기식 지역개발 되풀이 말아야
정부가 1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5차 무역투자진흥회의 및 지역발전위원회를 열고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고사 위기의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과감한 대책을 내놓았다. 해제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상업·공업시설을 허용하는 등 규제완화가 눈에 띈다. 정부가 주도했던 지역 발전전략을 지방이 직접 짜도록 정책 방향도 바뀐다.
정부는 기존 지역개발제도의 혜택을 합한 '투자선도지구'를 새로 만들어 지방 이전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혁신도시·기업도시 등 거점을 개발하기로 했다. 전국 15개 지방자치단체가 각 1개씩 '특화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전국을 56개 지역행복생활권으로 나누어 개발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이런 대책을 통해 14조원의 지방 투자가 일어날 것이라는 게 정부의 기대다.
역대 정부는 출범 초기에 지역균형발전이란 명분으로 지역개발대책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의 호방한 개발계획 대부분이 큰 성과 없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사례를 숱하게 봐왔다. 노무현정부 때의 기업도시·혁신도시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이명박정부의 '5+2 광역경제권'은 어찌 진행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시행 10년이 넘은 경제자유구역(FEZ)은 전국 8곳 중 절반이 개발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 제시된 특화발전 프로젝트, 투자선도지구 등이 실패한 기존 정책들과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의문이다.
기존의 대규모 지역개발 정책이 한결같이 사그라든 이유는 자명하다. 투자를 해야 할 기업들이 외면해서다. 정부건 지자체건 기업의 투자수요는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단지 '지역균형발전' 논리, 정치논리에 얽매여 나눠먹기식 지구 지정과 주먹구구식 사업 추진을 일삼아왔기 때문이다. 인프라 등 여건이 좋지 않은 곳 여기저기에 개발지구를 지정해놓고 기업보고 오라고 하면 누가 가겠나. 대다수 개발지구가 황량한 벌판으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자체가 원하는 개발이 아니라 기업이 원하는 개발이 돼야만 하는 것이다.
이번 대책 중 그나마 높이 평가받을 만한 것이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대한 규제완화다. 그러나 정작 많은 기업들은 공장 신·증축을 위해 기존 공장 인근의 그린벨트를 풀어주기를 원하고 있다. 단지 해제지역 규제완화에 그치지 말고 이런 민원도 해소하려는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지방선거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책이 발표된 것은 선심성 정책이라는 오해를 살 만하다. 게다가 대책이 오만가지 어쭙잖은 지방개발 공약을 부추기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이렇게 되면 각 지방의 개발계획 수립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면 하나도 해내지 못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15개 특화지구, 56개 생활권의 2146개 사업 등을 뒷받침할 재원조달은 또 어떻게 되는지 불투명하다. 정부가 너무 욕심을 내는 것 아닌가 싶다.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