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사과·배, 올 추석 비싸도 잘팔렸다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3 18:27

수정 2022.09.13 18:27

태풍·폭우로 가격 치솟았지만
대면명절 타고 매출 두자릿수↑
지난 추석 고물가, 저품질 과일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에서 사과와 배 매출액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첫 대면 명절이라는 특수 때문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추석을 일주일 앞둔 지난 5일까지 사과는 약 2만5000원(10개)에 판매됐다. 하루만인 6일부터는 3만8000원으로 하룻밤 새 50% 올랐다. 평소보다 이른 추석 탓에 명절 제수용 최상품 배 가격도 6일 5만8300원(10개)으로 하루 전 4만3700원보다 33% 올랐다.

하지만 이마트는 추석을 일주일 앞둔 이달 3~9일 지난해 9월 14~20일과 비교할 때 사과의 매출이 26% 신장했다고 밝혔다.
배는 43% 늘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에서는 사과 매출은 35%, 배는 27% 늘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에서는 사과와 배의 매출이 16% 증가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최근 사과와 배는 물론 이색과일과 각종 차례상용 식품의 가격이 올랐다"며 "추석 대목 판매 부진이 일어날까 우려한 것과 달리 선물세트 판매와 소포장 과일을 찾는 고객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업계는 3년만에 맞은 대면 명절에 과일 값이 올랐지만 '명절 기분'을 내려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이른 추석과 태풍 피해로 경기 회복은 더딘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매출 증가는 상품 가격 인상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과일·채소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추석 수요가 증가한 상황에서 태풍으로 수확과 물류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태풍에 따른 농작물 피해면적은 1만5602㏊이다. 태풍 이동 경로에 위치한 제주, 전남, 경남, 경북을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됐다. 낙과 피해는 3404㏊로 수확기를 앞둔 사과, 배 등의 피해가 집중됐다.

한편, 정부 안팎에선 추석에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해 4·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중반으로 높았기 때문에 역기저 효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전년동월 대비 5.7%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6.8% 올랐다.
과일, 채소, 생선 등 신선식품 물가지수는 14.9% 올랐다. 채소류는 27.9% 급등했다.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르면 9월, 늦어도 10월쯤에는 물가가 하향 안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물론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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