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원금의 두배…도자기 매매로 수익" 알고 보니 빚만 수억원 [사기꾼들]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6 07:00

수정 2026.04.26 07:00

5000만원 주면 1억원 지급하겠다고 속여
전문 딜러 통해 홍콩에 도자기 매각하는 방식
돈 가로챌 고의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재판부 "피해 회복 끝나지 않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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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경매로 도자기를 구매해서 되파는 사업을 하고 있다. 도자기를 팔아서 수익을 낼 수 있게 도와주겠다."
지난 2021년 12월 A씨는 지인 B씨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다. 도자기 구입 비용을 빌려주면 도자기 골동품 2점을 구입한 뒤 홍콩에서 이를 매각해 큰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었다.

A씨는 이미 도자기를 구매할 매수인이 지정됐다며 우선 5000만원을 빌려주면 5개월 뒤인 2022년 5월 10일까지는 원금과 수익금을 더한 금액인 1억원을 주겠다고 이야기했다.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B씨는 의심 없이 5000만원을 건넸다.

하지만 A씨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B씨로부터 돈을 받더라도 상당 금액은 도자기를 구매하는 자금으로 사용할 게 아니라 대출 채무를 변제하는 등 생활비로 지출할 생각이었다. 도자기를 구입한 정황은 파악됐지만 이를 통해 수익을 낸 것으로 볼만한 자료는 없었다. 별다른 재산은 없는 반면 채무는 수억원가량 누적돼 약속한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도, 능력도 부재했다.

그러나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돈을 편취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약속한 용도대로 돈을 사용했으나 경제적 상황이 나빠져 변제하지 못한 것일 뿐이었다는 취지였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B씨로부터 지급받은 5000만원은 유물 구입에 썼다고 주장하며 수취 계좌 거래 내역을 제출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 B씨의 진술에 일관되지 않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A씨가 B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유추해 볼 때 유물 2점 구매 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은 사실과 유물을 전문 딜러를 통해 홍콩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려 B씨에게 1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경찰 수사 결과에 의하더라도 거래 내역을 볼 때 A씨가 B씨에게 밝힌 대로 자금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3억원의 채무가 있는 상황에서 원금의 두 배에 이르는 돈을 지급할 거라 확신할 근거도 찾기 어렵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이성균 판사)은 지난 10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질책했다. 재판부는 "사건 범행 이후 상당한 시일이 경과했음에도 피해회복을 마치지 못했다"면서 "재판 도중 피해자와 작성한 합의서를 제출했으나 피해자는 피고인의 처벌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힌바 이는 이전의 처벌 불원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초범인 점, 현재까지 650만원을 지급해 일부나마 피해 회복에 나선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