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영업익 1위 등극… 차세대 HBM4도 주도권 굳힌다

파이낸셜뉴스       2026.01.28 18:43   수정 : 2026.01.28 20:24기사원문
AI發 반도체 슈퍼사이클 수혜
D램값 오르고 HBM 공급 늘어
최태원 "시총 2000조도 자신"
올 HBM4 글로벌 경쟁 본격화
이미 엔비디아 물량 60% 확보
삼성전자와 양산성 경쟁 예고

[파이낸셜뉴스] 수년 전만 하더라도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메모리 업계에서 '없어도 그만'인 사업이었다. 막대한 투자 비용에 비해 효용성이 높지 않아 애물단지로 여겨졌다. 굴지의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조차 지난 2019년 사실상 사업 철수를 결정했을 정도다.

지금은 위상이 180도 달라졌다. 냉담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일찍이 가능성을 보고 베팅한 SK하이닉스는 수년 째 'HBM 왕좌'를 유지하는 중이다. 업계 안팎에선 한때 부실기업이었던 회사가 글로벌 1위로 드라마틱하게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미래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시가총액 1000조원, 2000조원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힐 만큼 강한 성장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회사는 올해 HBM4(6세대)를 중심으로 주요 고객사 일정에 맞춘 공급을 본격화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의 수혜를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TSMC 영업이익률도 넘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7조20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썼다. 사상 최대 실적엔 AI 산업 전환으로 인한 메모리 가격의 급등이 주효했다.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군인 D램값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르며 같은 제품을 팔더라도 수익성을 월등히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범용 D램 계약가격은 한 분기만에 45~50% 폭증했다. HBM까지 포함하면 직전 분기 대비 D램 상승폭은 50~55%로 올라간다. HBM과 범용 D램 모두 비싸졌다는 얘기다.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지난해 4·4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58.4%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의 영업이익률(54.0%)을 넘어섰다.

업계는 반짝 호황이 아닌, 구조적 호황으로 분석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램과 낸드, HBM 전반에서 SK하이닉스에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요 AI 가속기 업체 전반에 SK하이닉스 HBM이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HBM4서도 왕좌 지킬 듯
SK하이닉스는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지금까지 글로벌 HBM 시장에서 수년간 왕좌를 수성해 왔다. 실제로 지난해 3·4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 57%로 삼성전자(22%)와 마이크론(21%)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올해 경쟁이 본격화되는 HBM4 시장에서 역시 SK하이닉스가 선두를 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에선 올해 글로벌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 54%, 삼성전자 28%, 마이크론 18%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올해 차세대 AI 플랫폼인 베라 루빈 등에 사용할 HBM4 물량 중 약 3분의 2를 SK하이닉스에 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점유율은 더 확대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한 이후 엔비디아에 대량의 유상 샘플을 공급해 왔고, 이날 "HBM4는 고객이 요청한 물량을 현재 양산 중"이라고 못 박았다. 조만간 최종품 양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삼성전자의 '속도'다. 최근 삼성전자가 업계 처음으로 HBM4를 엔비디아에 납품하며, HBM4 1순위 공급사(퍼스트벤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관건은 '양산성' 확보에 있다"며 "결국 올해는 HBM4를 두고 수율과 양산 효율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미국에 AI 사업을 전담하는 법인 'AI 컴패니(가칭, AI Co.)'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AI 혁신 기업들에 투자하고 이들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한편, 여기서 확보한 역량을 SK그룹 차원의 시너지로 연계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임수빈 이동혁 기자

soup@fnnews.com 임수빈 정원일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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