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주열 한은 총재 후보자에 바란다
"중앙은행은 법적으로 독립성이 보장돼 있고 중립성, 자율성, 자주성이라는 개념으로 특징지어져 있습니다. 이것은 훼손될 수 없는 중앙은행의 가치이며 이를 지키지 못하고서는 결코 우리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권위를 세워 누구나 한국은행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권위는 외부에서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쌓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010년 4월 취임사에서 했던 말이다. 어느덧 4년이 흘러 김 총재는 이달 말 임기를 마친다. 하지만 김 총재의 취임 일성처럼 그동안 한은이 독립성을 기치로 권위를 세우며 신뢰받는 중앙은행의 역할을 했느냐는 데는 의문이 든다. 김 총재는 취임 이후 여덟 차례의 금리변동을 단행했다. 이 가운데 인상이 다섯 차례, 인하가 세 차례였다. 결국 4년간 기준금리는 연 2.00%에서 연 2.50%로 0.50%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기의 중앙은행 총재로서 고민도 많았을 것이다.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공조를 요구하고, 시장에서는 더욱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 판단을 기대했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기준금리 인상, 인하, 동결론이 한꺼번에 나오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총재가 과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결정이 모든 경제주체들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한 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준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운신의 폭을 더욱 좁히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중앙은행으로서 시장에 주는 약발이 잘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7월의 깜짝 금리인상이나 지난해 5월의 갑작스러운 금리인하와 같은 경우 모두 시장으로부터 철저한 비난을 받았다.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했다'는 비야냥마저 들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까지 9개월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통위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이 사그라들었다. 금통위 결정보다 오히려 외부 보고서 등에 시장금리가 움직이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총재 후보로서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주열 전 부총재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한은 출신 통화정책 전문가로서 시장의 신뢰와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보라는 두 가지 난제를 풀어나갈 적임자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철저한 독립성을 바탕으로 중앙은행으로서의 권위를 만들어나가는 한은 총재를 기대해본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