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골 환호 뒤 '파란 봉투' 꺼냈다…외신도 극찬한 일본의 '청소 매너'
[파이낸셜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일본 축구 팬들의 남다른 '관중석 청소' 문화가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15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2-2로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일본은 네덜란드에 선제골과 추가골을 내주며 고전했으나, 나카무라 게이토의 만회골에 이어 정규시간 종료 2분을 남기고 터진 가마다 다이치의 극적인 동점골로 패배 위기에서 탈출했다.
흥분과 열광이 가득했던 경기가 끝난 직후, 일본 팬들은 어김없이 파란색 비닐봉투를 꺼내 들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좌석 아래 남겨진 음식물 쓰레기와 플라스틱 등을 주워 담으며 자신들이 머물렀던 관중석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한 뒤 가장 늦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일본 관중과 대표팀의 철저한 뒷정리는 이미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하나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승패와 관계없이 라커룸을 먼지 하나 없이 치우고 '종이학'과 감사 편지를 남겨 국제축구연맹(FIFA)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주요 외신들은 앞다투어 이들의 문화를 조명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2026 월드컵: 일본 팬들은 왜 경기장을 청소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들을 "완벽한 손님"이라고 치켜세웠고, 폭스스포츠는 "스포츠에서 최고의 전통"이라고 극찬했다. CNN 역시 "가장 깨끗한 팀에 돈을 건다면 단연 일본"이라며 심층 보도를 내놓았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청소 문화의 근간으로 '떠나는 새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立つ鳥跡を濁さず)'는 일본의 전통 속담을 꼽는다. 자신이 머물렀던 자리를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이다.
바바라 홀서스 도쿄 독일 일본학 연구소 부소장은 이 현상을 서구권과 일본의 서로 다른 사회화 과정의 차이로 설명했다.
나카노 코이치 조치대학교 정치역사학 교수와 스콧 노스 오사카대학교 사회학 교수 역시 "축구 경기가 끝난 뒤 청소를 하는 것은 학교 교실과 복도를 직접 청소하도록 가르치는 교육의 연장선"이라며, 어릴 적부터 체화된 습관이 성인이 되어서도 발현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