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희망, 미래 결정 자산"...월드비전, 국제 협력 모색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아동의 희망은 감정이 아니라, 미래를 결정하는 자산입니다."
빈곤과 분쟁, 기후위기, 교육 불평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시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식량과 교육, 보건 지원만이 아니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시 미래를 상상하고 어려움을 견디며, 삶의 가능성을 회복하는 힘도 중요한 지원의 축이 되고 있다.
한국월드비전은 최근 하버드대학교와 함께 바티칸시국에서 '2026 아동 희망 증진 국제포럼'을 열고, 아동의 희망과 웰빙을 국제사회가 함께 다뤄야 할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아동의 '희망과 사랑'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Hope & Love Measure(호프 앤 러브 메저)'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8개국 아동 심층 인터뷰와 4600여명의 추가 검증을 거친 이 연구는 아동의 희망이 가족, 친구, 교사, 지역사회와의 '사람 간 연결'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조명환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이번 포럼에 대해 "아동의 생존을 넘어 희망과 전인적 번영까지 함께 바라보는 새로운 국제적 패러다임을 제시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희망이 단순한 위로나 낙관이 아닌, 아동이 역경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미래를 만들어가게 하는 실천적 힘"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 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바티칸 국제포럼의 의미와 '아동 희망' 연구의 성과, 월드비전이 앞으로 현장 사업에서 이어갈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2026 아동 희망 증진 국제포럼'을 통해 월드비전이 국제사회에 가장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는.
▲핵심 메시지는 '아동의 희망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산이자 측정·증진이 가능한 역량이며, 이는 주변 사람들과의 진정성 있는 관계(인간적 연결성)를 통해 형성되고 강화된다'는 점이다. 그간 국제사회는 아동의 건강, 교육, 영양 등 눈에 보이는 지표에 집중해 왔습니다. 물론,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아이들이 미래를 꿈꾸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내면의 힘 역시 중요하다.
이제는 아동의 생존을 넘어 희망과 웰빙까지 함께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자 했다. 월드비전은 아동을 단순한 구호 수혜자가 아니라 고유한 내면의 힘을 가진 주체로 바라보고, '아동의 생존(Survival)을 넘어 희망과 전인적 번영(Flourishing)까지 함께 바라보는 새로운 국제적 패러다임과 연대'가 시급함을 강력히 촉구하고자 했다.
―이번 포럼은 빈곤, 분쟁, 기후위기, 교육 불평등, 사회·정서적 위기 등 아동이 직면한 복합 위기를 함께 다뤘다. 월드비전이 '아동의 희망'을 핵심 의제로 제시한 이유는?
▲오늘날 아이들은 빈곤뿐 아니라 전쟁, 기후위기, 강제이주, 교육격차, 사회적 고립 등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이는 단순한 물질적 결핍을 넘어 깊은 절망과 고립감을 안겨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희망은 단순한 긍정의 감정이 아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목표를 세우고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힘이다.
월드비전은 사업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만나며 희망을 가진 아이들이 더 높은 회복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해 왔다.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 희망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보호하고 키워야 할 아동의 핵심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희망'이 자칫 추상적인 단어로 느껴질 수 있는데, 월드비전이 말하는 아동의 희망은 어떤 실천적 의미를 갖는가.
▲저희가 말하는 아동의 희망은 단순히 '잘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나 위로의 감정이 아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는 희망이 아동의 삶 속에서 실제로 관찰되고 증진될 수 있는 역량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여러 국가의 아동들은 희망을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경험하고 있었다.
자신을 믿어주는 부모와 교사, 친구, 지역사회 구성원과의 진정성 있는 관계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어려움을 견디며, 꿈을 향해 나아갈 힘을 얻고 있었다.
월드비전은 이러한 희망이 자비, 회복탄력성, 목적의식, 기쁨, 지혜, 신앙과 같은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다시 말해 희망은 아이들이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타인을 돌보며,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미래를 만들어 가도록 하는 실천적 힘이다. 따라서 아동의 희망은 단순한 정서적 상태가 아니라,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자산이며,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안에서의 건강한 관계와 지지를 통해 충분히 키워질 수 있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 아동의 '희망과 사랑'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는 'Hope & Love Measure'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월드비전이 이 연구를 추진하게 된 배경과 기존 아동 지원 방식과의 차별점은.
▲그간 국제개발 분야에서는 교육 수준이나 건강 상태는 측정할 수 있었지만, 아이들의 희망과 정서적 웰빙을 체계적으로 측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월드비전은 오랫동안 "아이들이 실제로 얼마나 희망을 가지고 성장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왔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시작됐다. 아동의 목소리에서 출발해 희망과 사랑을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함으로써 아동의 성장과 웰빙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지원하고자 했다. 기존 방식이 영양 상태, 입학률 등 '눈에 보이는 외부적·물질적 지표'에만 집중했다면, 이 지표는 아동이 맺는 '관계의 질'과 '내면의 영적·정서적 변화'를 과학적으로 정량화해 프로그램의 실질적 질을 평가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차별성을 가진다.
―이번 연구는 8개국 아동 심층 인터뷰와 4600여 명의 추가 검증을 거쳤다. 국가와 문화를 넘어 아동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검증했다는 점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실제 아동들이 경험하고 표현한 희망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월드비전은 8개국 아동들을 직접 심층 인터뷰하며 아이들이 사랑, 관계, 미래, 그리고 희망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경청했고, 이후 4600여 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추가 검증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서로 다른 문화와 종교적 배경을 가진 아동들이 공통적으로 비슷한 경험과 인식을 이야기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언어와 환경이 달랐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믿어주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희망을 경험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이야기했다. 이는 희망이 특정 문화권에만 적용되는 개념이 아니라,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한 보편적인 자산임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연구는 아동을 단순한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설명하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주체로 바라봤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아동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신학적·학문적 검증 과정을 통해 체계화함으로써,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 기반의 아동 희망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는 데 큰 가치가 있다.
―연구 결과, 아동의 희망은 가족, 친구, 교사, 지역사회와의 '사람 간의 연결'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가 앞으로 국제구호 현장에 던지는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국제구호 현장에 주는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아동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단순히 물질적 지원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물론, 식량과 교육, 보건 지원은 매우 중요하지만, 연구 결과는 아동의 희망이 자신을 사랑하고 믿어주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국제구호와 개발사업이 단순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아동을 둘러싼 관계와 공동체를 함께 회복하고 강화해야 함을 의미한다. 가족, 친구, 교사,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아동의 성장을 지지하고 안전한 관계망을 형성할 때 아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국제구호는 위기 대응이나 물질적 지원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아동을 중심에 두고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연결되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 연구는 희망이 개인의 의지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관계 속에서 자라난다는 점을 보여줬고, 이는 국제구호의 접근 방식에도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연구는 공감과 배려, 회복탄력성, 목표의식, 기쁨, 지혜, 개인적 신념 등 '희망의 6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이 요소들은 월드비전의 교육·보호·심리정서 지원 사업에 어떻게 반영되나.
▲연구에서 도출된 희망의 여섯 가지 요소는 단순한 이론적 개념이 아니라,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월드비전은 이를 통해 교육, 아동보호, 심리정서 지원 사업이 아동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보다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예를 들어 교육 사업에서는 단순히 학교에 다니는지 여부를 넘어 아이들이 미래에 대한 목표와 꿈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아동보호 사업에서는 타인에 대한 공감과 배려, 건강한 관계 형성 능력, 어려움을 극복하는 회복탄력성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심리정서 지원 사업에서는 아이들이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회복하고 자신의 가치를 인식하며, 삶의 의미와 방향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는 아동의 웰빙을 단순히 결핍이 해소된 상태가 아니라,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역량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월드비전은 이러한 요소들을 사업 설계와 성과 측정에 반영해 아동의 전인적 성장과 회복을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포럼은 아동의 정서적 회복과 관계, 내면의 힘까지 지원 범위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어떤 전환점이 되나.
▲아동 지원의 관점을 한 단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구호사업이 아동을 살아남게 만드는 '생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아이들이 얼마나 건강하게 성장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가'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생존을 넘어 번영(Flourishing)으로, 지원을 넘어 가능성으로 시야를 넓히는 전환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이는 NGO의 책무성이 물질적 공급의 양적 측정을 넘어, 아동 내면의 질적 변화까지 책임지는 성숙한 단계로 진화했음을 뜻한다.
―코로나19 이후 교육 격차와 정서적 고립이 심화됐고, 전쟁과 재난으로 트라우마를 겪는 아동도 늘고 있다. 현장에서 아동의 '마음의 회복'을 지원하는 일이 왜 더 중요해졌는가.
▲코로나 이후 교육의 공백과 사회적 고립이 길어졌고, 동시에 전쟁과 재난으로 인해 극심한 불안과 상실을 경험하는 아동이 크게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동 지원은 단순히 학교에 복귀시키거나 생필품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해진 것은 아이들이 다시 안전하다고 느끼고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고 믿으며, 미래를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 일입니다. 연구에서도 나타났듯이 아동의 희망은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 친구, 교사, 지역사회와의 신뢰와 돌봄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즉, 마음의 회복은 단순한 심리치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둘러싼 관계와 공동체를 회복하는 과정과도 연결돼 있다.
특히 트라우마를 경험한 아동은 집중력 저하, 불안, 공격성, 무기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어려움을 드러낼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되면 학습과 사회성, 건강한 성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월드비전이 이번 연구에서 강조한 희망의 요소들, 예를 들어 회복탄력성, 기쁨, 공감, 목적의식 같은 역량은 아동이 어려움을 단순히 견디는 것을 넘어 다시 일상과 미래를 회복하도록 돕는 중요한 힘이다. 앞으로 국제구호 현장에서는 아동의 생존을 넘어 '마음의 회복'과 '관계의 회복'을 함께 지원하는 접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번 포럼에는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을 비롯해 세계은행, WHO, 교육·보건·종교·시민사회 분야의 글로벌 리더들이 참여했다. 아동의 희망과 웰빙을 위해 다양한 분야가 함께 논의해야 하는 이유는.
▲아동의 희망과 웰빙은 어느 한 분야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삶은 교육, 건강, 가정환경, 지역사회, 경제적 여건, 그리고 정서적·영적 경험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희망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가 함께 협력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포럼에 학계와 국제기구, 정책결정자, 종교계,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각 분야는 서로 다른 전문성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아동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는 근거를 제공하고, 국제기구는 글로벌 기준과 협력을 이끌며, 정부는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고, 시민사회와 종교공동체는 현장에서 아이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관계를 형성한다.
결국 아동의 희망은 특정 기관이나 한 분야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책임질 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번 포럼은 아동의 희망과 웰빙을 공동의 과제로 인식하고, 각 분야가 가진 역량을 연결해 더 큰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협력의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티칸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아동 희망을 주제로 한 국제포럼이 열렸다. 이번 장소가 포럼의 메시지와 국제적 연대의 의미에 어떤 깊이를 더했다고 보는가.
▲바티칸 시국은 평화의 상징이자,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소외된 자들을 향한 자비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그런 장소에서 아동의 희망과 웰빙을 주제로 국제포럼이 개최됐다는 것은 아동 문제가 특정 국가나 특정 기관의 과제가 아니라, 인류 공동의 책임이라는 메시지를 더욱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바티칸은 종교와 문화, 국가를 초월한 대화와 연대의 상징성을 지닌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 장소에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이 아동의 희망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중심으로 협력의 필요성을 논의했다는 점은 국제사회가 아이들을 위해 함께 행동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무엇보다 이번 포럼은 아동의 희망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공동의 가치이며, 이를 위해 국경과 분야를 넘어선 연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한다.
―공식 부대 행사로 열린 특별 콘서트에서는 음악과 예술을 통해 아동을 위한 희망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했다. 국제구호 현장에서 문화와 예술은 어떤 힘을 가지나.
▲이번 포럼 첫날 저녁에 나이지리아 출신, 미국 복음성가 사역자 시나치가 무대에 올라 콘서트 공연을 펼쳤다. 시나치는 대표곡 'Way Maker(웨이 메이커)'로 알려진 찬양 사역자이자 작곡가다. 이번 공연에서 특별 메시지와 함께 라이브 찬양을 선보이며, 고통과 상실 속에서도 하나님 안에서 소망과 회복을 찾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국제구호 현장에서 문화와 예술은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니라, 회복과 연결, 그리고 희망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힘이 될 수 있다. 특히 전쟁과 재난, 빈곤을 경험한 아동들은 자신이 겪은 감정과 경험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음악과 미술, 공연과 같은 예술 활동은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다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소중한 통로가 된다.
또한, 예술은 언어와 문화, 국경을 넘어 사람들을 연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번 포럼의 특별 콘서트 역시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아동의 희망과 존엄성에 대한 메시지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데이터와 통계가 문제의 규모를 보여준다면, 음악과 예술은 그 문제를 우리 마음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가 보여준 것처럼 아동의 희망은 관계와 연결 속에서 자라난다. 문화와 예술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공감과 연대를 만들어내는 강력한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본인은 "희망이 선언이 아니라, 함께 살아내는 실천"이라고 말했는데, 이 메시지를 월드비전의 실제 현장 사업으로 옮긴다면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나.
▲희망은 단순히 더 나은 미래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아이들이 실제 삶 속에서 경험하는 관계와 기회를 통해 자라나는 힘이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희망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월드비전의 현장 사업으로 보면 이는 단순히 식량이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자신을 믿어주는 어른과 연결되고,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과정으로 구현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동보호 사업에서는 아이들이 신뢰할 수 있는 보호체계를 구축하고, 교육 사업에서는 미래에 대한 목표와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지원하며, 심리정서 지원 사업에서는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것처럼 희망은 가족, 친구, 교사, 지역사회와의 건강한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 따라서 월드비전은 아동 개인만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를 지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도 힘쓰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아동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지속가능한 변화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월드비전은 약 6만4639명의 후원자와 함께 19개국 47개 사업장에서 자립을 지원해 왔으며, 이를 통해 약 330만명의 주민이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가 스스로 성장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동행한 결과다.
결국 희망을 실천한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괜찮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실제로 괜찮아질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하고 보호하며, 기회를 만들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자립을 이룬 47개의 자립마을과 앞으로 자립을 향해 나아갈 마을들을 통해 확인했듯이, 희망은 말이 아니라, 사람과 공동체의 삶 속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라고 생각한다.
―'행동으로의 전환'이 포럼의 주요 의제로 논의된 상황에서 실제 아동 지원 현장으로 이어지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후속 실행 계획은.
이번 포럼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동의 희망과 웰빙에 대한 논의를 선언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실제 현장의 변화로 연결하는 데 있다. 월드비전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한 '희망의 6가지 요소'와 인간적 연결성에 대한 통찰을 교육, 아동보호, 심리정서 지원 등 다양한 사업에 단계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아동의 희망을 단순한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측정하고 증진할 수 있는 역량으로 보고, 사업이 아동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보다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얼마나 안전한 관계 속에 있는지, 미래에 대한 목표와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키우고 있는지 등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포럼을 통해 구축된 학계, 국제기구, 종교계, 시민사회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아동의 희망과 웰빙에 대한 연구와 실천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정책과 프로그램 설계에 더욱 적극 반영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아동이 단순히 생존하는 것을 넘어, 희망을 품고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인적 접근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번 포럼이 끝이 아니라, 아동의 희망을 현장에서 실천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포럼을 계기로 한국월드비전이 국제 아동 의제에서 적극 기여할 수 있는 부분과 한국 사회와 후원자들이 아동의 희망을 함께 세우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이번 포럼은 아동의 희망과 웰빙이 국제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의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한국월드비전은 그간 축적해 온 현장 경험과 후원자 참여 모델을 바탕으로, 아동의 목소리를 국제 논의에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더욱 적극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와 후원자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 연구는 아이들이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해 주는 관계 속에서 희망을 키워간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후원은 단순히 물질적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아이와 지역사회가 미래를 꿈꾸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하는 연대의 표현이다.
앞으로도 한국 사회와 후원자들은 후원과 나눔은 물론, 아동의 권리와 존엄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를 내는 시민으로서 참여할 수 있다. 아동의 희망은 특정 기관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책임지고 지켜나갈 때 더욱 크게 자라날 수 있다.
―포럼을 통해 주고 싶은 메시지나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 확인한 것은 모든 아이들이 희망을 품고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은 보호의 대상만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가는 주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희망이 꺼지지 않도록 곁에서 함께해 주는 것이다.
한 아이의 가능성을 믿는 일이 결국 더 나은 사회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시작이다. 아동들의 영혼과 정서를 돌보는 일은 사치가 아니라, 복합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한 가장 근본적이고 시급한 구호 활동이다. 전 세계 모든 아동이 물질적 핍박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사랑 안에서 온전한 내면의 희망을 품고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후원자 모두가 지속 가능한 관계의 동반자가 돼 주시기를 소망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