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도 빚도 대형주로…127조 유동성에 깊어진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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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 역대급 유동성이 유입되고 있지만 자금은 코스피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코스닥 소외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1일 기준 127조371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89조5210억원) 대비 37조8508억원 늘어난 규모다. 신용융자 잔고 역시 같은 기간 27조4207억원에서 36조6564억원으로 9조2357억원 증가했다.
시장에 머무는 현금성 대기자금과 증권사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가 동시에 늘어난 것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강해졌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급등락 장세 속에서도 예탁금이 120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추가 투자 대기 수요가 여전히 풍부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예탁금과 신용융자가 동시에 늘어나는 것은 시장에 들어온 자금이 단순 관망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라며 "다만 최근에는 자금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기보다 반도체와 대형주 중심으로 집중되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융자 잔고를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는 연초 19조3868억원에서 27조8744억원으로 8조4876억원 증가했다. 반면 코스닥은 8조0367억원에서 8조7821억원으로 745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신용 증가분의 90% 이상이 코스피에 집중된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동향은 이 같은 흐름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8조2649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2조2382억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종목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지난 12일부터 순매수로 전환한 이후 반도체와 대형주 중심으로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반도체 중심의 대형주로 복귀하고 있으며 실적 가시성이 높은 IT 업종으로의 자금 집중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수출 데이터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반도체와 IT 업종 중심의 압축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최근 개인 자금 유입이 가장 강한 상품군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련 ETF였다. 개인 순매수와 수익률이 함께 상승하는 대표 ETF로는 SOL AI반도체TOP2플러스, SOL 반도체전공정,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등이 꼽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시장은 유동성이 부족한 국면이 아니라 자금이 어디로 향하느냐의 문제"라며 "2·4분기 실적 시즌이 가까워질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으로 자금 쏠림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으로의 순환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