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사이드카가 일상"...코스피 변동성, 금융위기 때보다 커졌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뉴시스 제공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어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한국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을 쥐고 있는 반도체 대형주에, 레버리지 수급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시 공포 심리는 역대 최고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종가기준 87.73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역대 최고치인 94.25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의 공포지수'라 불리는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이다. 증권가에선 지수가 50~60선에 진입하면 투자자들이 이성적 판단을 잃고 투매에 나서는 '시스템 리스크의 전조'로, 70~80선은 정부 부양책조차 통하지 않는 '통제 불능의 패닉 국면'으로 분석한다.

그런데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의 VKOSPI는 5거래일 연속 87을 넘겼다. 지난 9일 VKOSPI는 91.23을 기록하기도 했다. VKOSPI가 종가 기준 90선을 돌파한 것은 지수 공식 산출 이래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3월 5일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직후 83.58을 기록했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정점도 89.30이었다.

시장 급등락 때문에 발동되는 사이드카도 일상이 됐다. 이날 장 초반에 코스피에서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한국 증시에서 사이드카는 7거래일 연속 발동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당시 세웠던 최장 기록(3월3~10일, 6거래일)을 넘어선 수치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6월5일 매도 사이드카 △8일 매도 사이드카와 주식 매매 일시 정지(서킷브레이커) △9일 매수 사이드카 △10일 매도 사이드카 △12일 매수 사이드카 △15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6월8일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 △9일 매수 사이드카 △11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 들어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은 총 26회로 역대급 변동성을 보였던 2008년 금융위기와 동률을 이뤘고, 같은 기간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은 총 14회 이뤄졌다.

■"변동성 장세 끝나지 않았다"
최근 변동성 확대의 원인으로 극단적인 대형주 쏠림 현상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등이 꼽힌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보통주·우선주 합산)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시총 비중은 53.97%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수의 절반이 두 종목의 등락에 묶이다 보니 시장 전체가 글로벌 기술주 사이클의 작은 파동에도 요동치는 구조가 됐다.

특히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대거 상장되면서 변동성이 더욱 커졌다. 레버리지 ETF는 일간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매일 장 마감 직전 순자산가치(NAV) 산출 시점에 맞춰 리밸런싱이 이뤄진다. 운용 규모가 커지고 기초자산의 일간 변동폭이 확대될수록 리밸런싱에 따른 매매 규모도 함께 증가한다. 실제로 이달 거래대금 상위 종목 3~6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차지했다. 이들보다 거래대금이 많은 종목은 코스피 전체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KODEX레버리지와 코스피200지수를 따르는 KODEX200뿐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가 더 이어질 거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변동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은행(BOJ) 등 주요 통화 정책회의가 변동성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VKOSPI 지수가 높을수록 일간수익률 변동폭이 클 수 있어 한 번의 선택이 이전보다 더 큰 결과를 낳을 수 있다"라며 "레버리지, 곱버스 ETF로 투자할 경우에는 이의 2배에 해당하는 변동성이 일어날 수 있어 보다 더 깊은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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