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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핸드백, '신상 리셀' 끝물인가…업체들, 빈티지와 경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인근의 헤르메스 매장 앞을 10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반려견과 지나가고 있다. UPI 연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인근의 헤르메스 매장 앞을 10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반려견과 지나가고 있다. UPI 연합

명품 핸드백을 백화점 오픈런으로 사서 되파는 시대는 이제 끝이 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에 명품백 사진이 홍수를 이루면서 신상품 전성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신 오래된 빈티지 백들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새 제품 판매가 둔화되면서 막대한 매장 임대료를 내야 하는 명품 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명품 핸드백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년에 걸쳐 폭발적인 성장을 했지만, 지금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상품 매출이 2023년 고점 대비 10% 가까이 급감한 것이다. 연간 80억달러(약 12조원) 매출이 사라졌다.

이는 새 디자인이 나오지 않고, 팬데믹 이후 급격한 붐에 따른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겹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명품업체들은 내놓기만 하면 핸드백이 팔린 덕에 새 제품 개발에 소홀했다. 베인에 따르면 2023~2025년 출시된 새 핸드백은 2016~2019년 당시에 비해 80% 급감했다.

그러나 신상품 매출이 꺾이면서 다급해진 업체들은 디자이너들을 영입해 뒤늦게 새 디자인을 내놓기 시작했다. 샤넬 웹사이트의 경우 핸드백 74%가 새 디자인이다.

명품 핸드백 신상품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희소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에는 과거 희귀했던 에르메스 버킨백이나 샤넬 클래식 플랩백 이미지들이 넘쳐나고 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명품 담당 애널리스트 루카 솔카는 명품은 "독점성(희귀성)이라는 약속을 판매하는 것"이라면서 "자주 눈에 띄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상품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중고 시장은 아직 탄탄하다. 더리얼리얼 사이트의 중고 명품백 판매는 2023년 이후 20% 증가했다. 다만 인기 품목이 달라졌을 뿐이다.

출시된지 얼마 안 된 명품백보다 오래 전에 나온 빈티지 백들이 귀한 몸이 됐다.

더리얼리얼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빈티지 백 검색은 전년 동월 대비 131% 폭증했다.

빈티지가 신상품을 제치고 명품백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마케팅 부교수 실비아 벨레자는 현대적이고, 대량생산되는 신상품에 질린 소비자들이 빈티지 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옛날 핸드백들의 품질이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데다, 빈티지가 알고리즘에 움직이는 패션 흐름과 달라 보인다는 점에 매료되고 있다. 아울러 빈티지 백을 사는 행위는 패션 역사에 대한 지식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것이 새로운 부의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다.

WSJ은 고급 부동산처럼 시간이 지나도 결코 가치가 희석되지 않는 부의 상징으로 남을지, 아니면 17세기 희소성에 힘입어 부의 상징이었다가 공급이 확대되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전락한 파인애플이 될지, 명품백이 기로에 섰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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